“노조를 인정하라” 150일 천막농성 그리고 점거

한국조세연구원 사측 노조 최소한의 요구에도 모르쇠로 일관

최용선 한국조세연구원 원장, “노조가 파업해도 2년 이상은 끄떡없다”

노조인정과 단체협약 체결 등을 요구하며 150일 동안 한국조세연구원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던 공공연맹 전국공공연구·전문노동조합 한국조세연구원지부가 18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국장실을 점거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23개 국책사업연구원들의 통합 이사회로서 각 연구원들의 원장 임명권부터 시작해 평가, 예산 집행 등을 총괄하는 곳이다.

  한국조세연구원지부 조합원들과 연대단위 활동가들이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한국조세연구원지부는 2005년 7월 노조설립 이후 9개월 이상 최용선 한국조세연구원 원장과 교섭을 진행했으나 교섭을 회피하는 것은 물론이며 최용선 원장은 “파업 매뉴얼을 200페이지 이상 읽었다. 노조가 파업해도 2년 이상 끄떡없다”등의 말을 하며 오히려 노사관계를 악화시켰다. 사측은 노조가 천막농성장으로 랜선을 연결했다는 이유로 노조 쟁의대책위원장과 사무국장을 징계했으며, 게시물을 부착했다는 이유로 전 조합원에게 1~3개월 감봉하고, 전 조합원의 성과급을 삭감을 단행한 것도 모자라 지부장을 명예훼손으로 형사고발까지 했다.

일상적 감시, 성과급 삭감, 감봉, 형사고발... “노조 인정받는 것 이렇게 힘든가”

  이정미 한국조세연구원지부 지부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 측은 “노조를 인정하라”는 최소한의 요구를 가지고 18일 오전 최용선 원장과 교섭을 진행했으나 사측은 “입장 변화 없음”으로 일관해 결국 최종 결렬되었다. 이에 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불투명하고 폐쇄적 경영으로 기관의 운영을 파행으로 몰고, 구시대적인 노조탄압과 아집으로 사태를 장기화하는 무책임한 최용선 원장에 대한 해임의결권을 채택 · 의결하라”고 요구하며 점거에 들어간 것이다. 노조 측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노조인정 △계약직 노동자 일방적 계약해지 금지 △연봉제 임금교섭을 위한 직급별 지급임금총액 자료 공개 △징계 철회 등이다.

이정미 한국조세연구원지부 지부장은 “노조를 인정받는 것이 이렇게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파행적인 경영을 바로 잡고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경영상을 세워가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조세연구원은 지난 1999년 조세재정 DB사업에 50억이 배정되었으나, 데이터베이스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져 버려 논란이 된 바 있다.


한국조세연구원지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CCTV 및 카드리더기 설치를 통한 일상적 감시, 기획예산처 프로젝트 수주를 이유로 한 조합원 회유 및 탈퇴 종용, 20분 이석지침을 근거로 한 무노동 무임금 적용, 지부 간부에 대한 무차별적 성과금 패널티 적용, 조합원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 대량 감봉 조치 등 전조합원 중징계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탄압이 그 동안 한국조세연구원에서 자행되었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출연연구기관의 기관장인 최용선 원장은 파업을 코 앞에 둔 주말에 업무용 차량으로 골프나 치러다니는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떠한 의지도, 능력도 책임감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이후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국장실을 점거한 조합원들은 이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사장 실은 점거한 장소 바로 옆방이었으며 점거 시점 이사장은 그 곳에 있었다. 그러나 공문으로 공식 면담을 요청하라며 몰래 이사장 실을 빠져나가 결국 면담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국조세연구원지부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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