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민주노총] |
노동절 포스터 ‘남성중심성’, 또 논란...
민주노총의 노동절 포스터를 두고 민주노총의 ‘남성중심성’에 대해 또 한 번 조용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에서 제작한 ‘116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 포스터는 ‘노동자’라는 큰 글씨와 ‘당신의 힘을 보여 주십시오’라는 노란색의 글씨, 그리고 이를 상징하는 듯한 ‘남성노동자’의 얼굴이 가득 차 있다.
논란은 진보넷 블로거 ‘붉은사랑’(http://blog.jinbo.net/wingederos)의 그간 민주노총의 포스터를 상징으로 했던 ‘남성중심성’에 대한 회의가 가득 담겼지만 반드시 문제제기 해야 한다는 의지가 담긴 제기로 시작되었다. ‘붉은사랑’은 “노동자=남성의 상징을 문제 삼지 못한다면, 아니 그것이 노동인줄 안다면... 해마다 반복되는 민주노총 포스터에 대한 문제제기가 기껏 투쟁하러가는 (당연히 남성인) 노동자 뒤에 애 엎은 (여성 아닌)어머니, 아내를 삭제하면 되는 걸로 알았다면... 그냥 따로 가자. 입 아프다”라며 문제 제기를 시작했다.
99년 ‘노동절 포스터 만행’, 민주노총 재발 방지 약속 그러나....
‘붉은사랑’이 지적했듯이 민주노총의 포스터에서 나타나는 ‘남성중심성’에 대한 제기는 하루 이틀 되었던 것이 아니다. 이 제기는 1999년으로 올라간다. 1999년 민주노총의 노동절 포스터는 여성주의자들로부터 ‘노동절 포스터 만행’이라고 불릴 정도로 충격적이었던 것이다. 많은 여성단체와 여성주의자들의 강력한 비판으로 결국 민주노총은 “여성문제를 둘러싼 제작 실무진의 불철저한 인식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여성노동자를 차별한 데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사과문을 내기에 이른 바 있다.
재발 방지 약속에도 불구하고 이후 민주노총의 핵심사업인 5월 노동절과 11월 노동자대회의 포스터는 끊임없이 ‘남성중심성’이 재발되었다. 기자가 01년 이후 노동절과 노동자대회의 포스터를 모두 살펴본 결과 여성노동자를 형상화 한 이미지는 단 한 곳도 없었다. 포스터 전체가 그림으로 만들어진 것을 제외하고 투쟁하는 노동자를 형상화하는 모든 이미지는 ‘남성’이었다. ‘붉은사랑’이 지적한 것 처럼 “기껏 투쟁하러 가는 (당연히 남성인) 노동자 뒤에 애 앞은 (여성 아닌)어머니, 아내를 삭제하면 되는 것”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비정규직 70% 이상이 여성... 그러나 남성만 등장하는 포스터
▲ 여성은 없다. |
올 해 민주노총 포스터도 같은 맥락에 있다. 전체 노동자의 50%이상이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채워지고, 그 비정규직의 70% 이상이 여성으로 채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항상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들’만의 민주노총이 “당신의 힘을 보여주세요”라고 세계노동자의 날로 모일 것으로 촉구하는 포스터에는 남성 노동자들만(!)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붉은사랑’은 “나는 단박에 화, 아니... 무기력함을 느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덧글을 남긴 많은 진보넷 블로거들도 “입 아프다”라는 반응에서 시작했지만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김지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담당자들이 고민이 부족한 것 같다. 이번 기회에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손에 힘을 불끈 쥔 남성 노동자의 모습이 사람들의 눈에는 아직도 익숙한 것이 사실인 것 같다”라고 말하며 공감을 표했다.
‘붉은사랑’은 마지막을 이렇게 정리했다.
이런 생각이 머리속을 순간 스쳐갈때,
'이 포스터가 문제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꼬?'
'문제제기를 이해할 수 있을꼬?'
'문제제기하는 사람이 꼬질꼬질 까칠한 사람으로 생각하는게 일반적이지 않을까?'
뭐 등등, 그래서 입아프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스치는 생각은 남겨야하는 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