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체육관에서 편하게 행사하는 게 오늘의 현실”

1일 부산 민주노총 ‘노동절기념 노동자대회’ 현장

  1일 오후 2시 부산시청 앞에서 노동절기념 부산노동자대회 시작에 앞서 참석자들이 열사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5월 1일 ‘제116주년 세계노동절(메이데이)’을 기념해 부산시청 앞에서 ‘노동절기념 부산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오후 2시 부산지역 현장몸짓패의 공연으로 시작된 이날 노동자대회에는 민주노총 산하 부산경남지역 6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열사정신계승! 비정규 권리보장입법쟁취! 노사관계로드맵분쇄! 한미FTA저지! 무상의료무상교육쟁취!’등 4대 요구안을 한마음으로 외쳤다.

노동절 맞아 함께 자리한 이주노동자들과 노동자들

이날 대회에서는 부산지역 이주노동자들을 대표해 각 나라별 참석자들도 노동절을 맞아 자신들의 상황을 연대사로 전했으며 노동자들 또한 이들을 격려하며 연대의 뜻을 표했다.

또한 5·31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노동당 김석준 부산시장 후보를 비롯한 지역별 민주노동당 후보들도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참석자들과 함께 지방선거 승리를 다짐했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참석자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대회를 지켜봤다. 또한 오는 6일 박창수 열사 15주기를 맞아 열사들의 영정이 마련된 자리에서는 묵념과 헌화도 이어졌다.

특히 한켠에서는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 사수투쟁이 한창이던 1991년 5월 의문사를 당한 박창수 열사(전 한진중공업노조 위원장)의 부모님이 참석해 참석자들의 따뜻한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날 대회는 시종일관 노동현안에 대한 고민과 반성에서 출발했다. 사회를 맡은 현정길 민주노총 부산본부 사무처장은 대회에 앞서 “아직도 수많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지 못하고 죽거나 다치고 있다”며 지적하며 “허나 일부 노동단체는 노동절을 기념하기 위해 체육관에서 기념품을 주는 등 편안하게 행사를 하는게 오늘날의 현실”이라며 한탄하기도 했다.

고민과 반성, 한탄에서 출발한 노동자대회
“노동절, 체육관에서 편안하게 행사를 하는게 오늘날의 현실”


  부산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대회사 나선 최용국 민주노총 부산본부장도 “오늘 116주년 노동절을 맞아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모여 가는 길을 되돌아보고 결의하고 투쟁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하다”며 “하지만 여기에 모인 동지들이 있는 한 계속해서 투쟁해야 한다”며 민주노총의 대회사를 대독하기도 했다.

이날 연대사에는 김석준 민주노동당 부산시장 후보와 이주노동자들이 각각 자신의 상황과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김석준 후보는 “우리는 지금도 자유주의 변형인 신자유주의에 맞서 싸우고 있다. 노동자들은 이미 이 싸움에서 이겨나가고 있다”며 그 예로 “남미에서도 노동자정부가 들어서고 며칠 전 프랑스에서도 학생들과 노동자들이 최초고용계약제에 맞서 들고 일어났다”고 전했다.

이어 김석준 후보는 “오늘 노동절이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이 새로운 결의를 맺고 투쟁의 출발점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주노동자이기에 노동절에도 잔업해야 하는 상황”

  이주노동자들이 무대에서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현실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이어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주노동자 샤블씨는 연대사를 통해 “한국에는 이미 여러나라의 노동자들이 많지만 이주노동자이기 때문에 노동절에도 쉬지 못하고 잔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현실 속에서 지난 17일에는 인도네시아인 이주노동자 누르푸아드 씨가 출입국관리소의 기습단속을 피해 건물에서 뛰어내리다 사망했다. 이제 정말 이주노동자들의 강제추방정책은 중단돼야 할 때”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노동자대회는 결의문 낭독을 끝으로 오후 3시경부터는 부산지하철매표소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이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는 서면 아이온시티까지 가두행진을 벌였으며 이후 한차례 집회를 갖기도 했다.

덧붙이는 말

정연우 님은 참세상 부산경남지역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