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노동자, 그들이 단식을 하는 이유

부산지역 해고노동자 신기식, 이대경 수석을 만나다

  18일 부산지방노동청 앞에서 일반노조 중앙케이블 현장위원회 신기식 수석이 10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부산지역 해고노동자 2명이 현재 ‘고용승계’와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노동청 앞 천막에서 만난 신기식(37) 일반노조 중앙케이블 현장위원회 수석은 현재 10일째 단식농성 중인 해고노동자다. 그가 왜 부산지방노동청 앞에서 단식을 선택한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부당해고에 대한 조사와 사업주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다. 중앙케이블방송측은 지난 3월경 조합원 7명 중 5명이 하청업체로 갈 것을 거부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해고 처리했다. 중앙케이블티브이방송은 자본금 5억으로 시작해서 현재 부산에서 20만여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자산 1천억 원대의 우량기업에 속한다.

신기식 수석, 중앙케이블방송 비정규직화 반대하다 해고
특별근로감독 요구하며 부산노동청 앞에서 10일째 단식농성


  중앙케이블방송에서 해고당한 신기식 수석.

신기식 수석에 따르면 “지난 해 9월 방송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범진과 중앙케이블이 통합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왔고 이 과정에서 노조는 ‘고용보장확약서’를 요구하며 회사 앞에서 농성을 들어갔다”고 전했다.

하청업체에 가기를 거부한 이유에 대해 신기식 수석은 “하청업체에 가게 되면 중앙케이블의 외주가 되는데 이렇게 되면 우리는 언제 해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된다. 즉 고용불안과 위험한 전신주 작업 등 일상적인 산재위험에 노출되며 근로기준법의 적용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태로 내몰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앙케이블은 작년 7월 회사에 다니는 친인척 위주로 어용노조를 만들었다. 사측은 “가입을 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며 온갖 압력을 행사했다고 한다.

이에 중앙케이블 현장위원회 조합원들은 외주화와 노조무력화에 맞서 작년 9월부터 서면 중앙케이블 회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했다. 하지만 최근 중앙케이블 해고자들은 회사 앞 농성은 물론 집회의 기회마저도 박탈당했다. 사측이 낸 집회 금지 및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측은 노동자들의 대한 처우개선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결국 지난 3월 27일 비조합원은 배제하고 조합원 7명 5명만을 해고했다. 그리고 지금도 남은 2명의 조합원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이 해고가 된 이유에 대해 사측은 명목상 ‘경영상 필요로 인한 해고’라고 말하지만 “실제 이유는 바로 노동조합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신기식 수석은 말했다.

신기식 수석은 지난 9일 사업주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며 부산지방노동청 앞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신기식 수석은 “노동청이 직접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우리가 수차례 사측의 부당행위 부분에 대해 고소, 고발을 했지만 지금까지 무혐의 처리했다”고 전했다.

신기식 수석은 이틀에 한번 한국노동보건연구소로부터 건강상태를 체크받는다. 현재 그는 6~7kg이 빠진 상태지만, 혈당과 혈압은 정상이라고 한다. 그는 10일째 단식한 본인보다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3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대경 부산지하철매표소 비정규 해고노동자를 더 걱정하고 있다.

옆에서 신기식 수석의 단식을 지켜보고 있던 동료 해고노동자인 조영욱(35)씨는 “우리가 그렇게 말려도 단식을 하겠다고 했다. 지켜보는 우리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털어났다.

이대경 수석, 지하철 무인화로 매표소 비정규직에서 해고
고용승계 요구 허남식 부산시장후보 선거사무실 앞에서 3일째 단식


  부산지하철매표소 비정규 해고노동자 이대경 수석

18일 오후 1시. 서면 아이온시티 앞에서는 현재 이대경 부산지하철매표소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수석이 지난 15일부터 오늘까지 3일째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부산지하철 비정규직 매표소 해고노동자들은 지난해 9월 지하철 무인화로 인해 부산교통공사에 의해 집단해고 되어 현재 23명이 남았다. 서면 아이온시티 앞 노숙농성도 오늘로써 51일째 이어오고 있으나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측은 이들 해고노동자들에 대해 고용알선만을 제시하고 있는 상태다.

이대경 수석은 “투쟁하면서 동료 해고노동자들이 부상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대경 수석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지난 3월 17일 부산시가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부산지하철매표소 해고노동자의 시청 화장실 이용을 막아 그 과정에서 이대경 수석은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그의 핸드폰으로는 여러 차례 발신자를 알 수 없는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다.

  18일 서면 아이온시티 앞에서 부산지하철해고노동자들이 노숙농성과 함께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대경 수석은 “누차 얘기하지만 그런 협박과 시달림에 굴복했다면 노조를 결성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단식도 마지막 수단으로 내가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대경 수석은 “얼마전 우리가 노숙투쟁을 할 때 허남식 시장후보가 우리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나가며 주위의 유권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것을 봤다”며 “어떻게 사람이 저럴 수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현재 이대경 수석 옆에는 ‘부산지하철 비정규노동자 고용승계대책위’에서도 대표자 1인과 동료 해고노동자 1인이 돌아가면서 릴레이 동조 단식농성을 지원하고 있다. 오늘은 최용국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이 그의 옆을 지키고 있었다.

부산지하철매표소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은 오늘로 고용승계 투쟁 312일째, 천막농성 168일째, 노숙농성 51일째, 단식농성 3일째를 맞이하고 있다.
덧붙이는 말

정연우 님은 참세상 부산경남지역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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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노동자 , 부산지하철매표소 , 중앙케이블 , 신기식 , 이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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