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자유' = '언론사 취재의 자유'라고?

25일 경찰청 앞 '독립미디어 활동 탄압 규탄 기자회견'

지난 7월 12일 비정규/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의 동아일보 일민미술관 옥상점거 이후 이른바 ‘줄넘기’발언과 함께 화두가 된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이날 투쟁 상황을 촬영하던 한국독립영화협회 산하 한미FTA저지독립영화실천단 소속 문성준 감독의 연행이었다. 이것이 화두가 된 것은 독립미디어에 대해 공공연히 자행되던 공권력의 탄압 사례들이 여기저기서 폭로되는 기폭제가 되었기 때문.

[%=영상1%]
  미디어단체 '독립미디어 활동 탄압 규탄' 기자회견 중

이와 관련하여 한국독립영화협회, 한미FTA시청각미디어공동대책위원회, 미디어문화행동,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등 미디어단체들은 25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몇몇 독립미디어 활동 탄압사례를 묶어 국가인권위원회 제소하는 한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함께 민사소송을 준비하는 등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을 피력했다.

특히 25일 기자회견에는 한국독립영화협회 등 미디어단체에서 나온 미디어활동가들이 캠코더 및 카메라를 들고 나와 취재와 동시에 “나도 잡아가라”며 이채로운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또한 기자회견 이후 항의서한 전달을 위해 경찰청 민원실로 향하던 이들을 50여명의 경찰병력이 저지하면서 미디어활동가들로부터 또다시 ‘취재 방해’라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항의서한 전달을 위해 민원실로 향하던 미디어활동가들이 경찰에 의해 저지당하는 장면

한편 25일 한국독립영화협회 등 4개 미디어단체는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중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헌법상 언론의 자유를 ‘언론사의 취재의 자유’ 정도로 사고하는 것이 참여정부 경찰의 기본권에 대한 천박한 인식수준이라는 사실을 이번 사태를 거치면서 다시 확인하였다”며 “민중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사회적으로 알리려는 독립영화,미디어활동가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최근 벌어지고 있는 많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작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찰청장 사과 △불법연행 책임자 처벌 △독립미디어활동 보장을 위한 방책 수립과 함께 △한미FTA 협상 즉각 중단 및 △비정규직 철폐와 장기투쟁사업장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각종 취재허가가 독립적 미디어활동에 대한 불편등 행위임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는 것은 물론 공공기관 출입 및 취재할 권리 쟁취를 위한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규찬 한미FTA저지시청각미디어공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선전몰두 및 진실을 외면하는 MBC와 KBS가 언론이 아니”라며 “국가권력의 공보를 자임하는 한국의 주류매체는 더 이상 언론이 아니며 진정한 저널리스트는 이에 대항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활동하는 인터넷기자 및 독립미디어 활동가들”이라고 주장했다.

김경형 스크린쿼터사수영화인대책위 영화감독은 “카메라를 들 아주 상식적인 권리를 짓밟는 경찰이 한심스럽다”며 “카메라가 그렇게 무섭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문성준 감독은 “취재 중임을 밝혔음에도 촬영 당시 현장을 지휘하던 한 경찰 관계자가 기자가 아니라며 강제로 연행할 것을 지시했다”며 “이후 서부경찰서에서 약10시간 구금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2일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의 동아일보사 옥상점거와 관련하여 촬영하던 문성준 감독 모습 [출처: 한미FTA저지독립영화실천단]

  촬영하던 문성준 감독이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있다. [출처: 한미FTA저지독립영화실천단]

문성준 감독은 “기자 아니니까 카메라만 잡아가라 이야기하면서 연행하는 것에 대해 어처구니 없었고, 경찰서 있는 하루 동안 답답했다”고 심정을 털어놓으며 “경찰 불법연행에 대해 엄중 항의하고 싶고, 경찰청장 사과받고 싶다”고 밝혔다.

그 밖에도 지난 1998년 기아자동자노동조합 임문순 취재부장 구속 및 대우자동차노동조합 영상패 이춘상 해고노동자에 대한 경찰의 폭력사례, 최근 5월 4일 국방부의 평택행정대집행 과정에서 취재 중이던 홍석만 RTV 피플파워 앵커 48시간 구금, 평택 대추리 인터넷방송인 ‘들소리’ 미디어활동가 폭행 및 연행 등이 함께 폭로되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조수빈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요즘

    경찰들 의도적으로 카메라만 노리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