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 확보의 어려움 때문에“
▲ 이호동 전 발전노조 위원장은 돌아가는 조합원들에게 악수를 권하고 있다. |
파업철회 이후 조합원들이 개운산 체육공원을 빠져나가고 있을 즈음, 한 켠에서 조합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권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이호동 전 발전노조 초대위원장이었다. 그에게 이번 발전노조 파업의 의미와 이후 과제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호동 전 위원장은 이번 파업 철회의 직접적인 원인이 “조직력 확보의 어려움”이라고 지적했다. 이호동 전 위원장은 “필수공익사업장인 발전소의 노동자들이 파업을 결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현장 조직력이 100% 올라와 있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한 파업이라 파업을 정리하는 포인트를 놓쳤을 때는 현장의 조직력을 복원하는데 더 어려움이 존재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호동 전 위원장은 “이번 파업 조직화를 위해 한 달 동안 현장을 모두 방문했는데 중앙과 현장의 분위기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라며 “이는 현장에서의 투쟁이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은 언제나 혁명이라는 괴물을 안고 있다“
조직력의 약화로 많은 성과를 내지 못한 이번 파업의 교훈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호동 전 위원장은 “필수공익사업장 노동자들의 파업은 결단도 어렵고, 이를 행동에 옮기는 것은 더욱 어렵다”라며 “이번 파업을 통해 법, 제도를 뛰어넘는 투쟁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으며, 노동자로서의 주체적 의식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파업은 언제나 혁명이라는 괴물을 안고 있다라는 얘기처럼, 아쉬움이 남는 투쟁이었지만 발전 노동자들이 이번 투쟁을 통해 스스로를 변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전했다.
이호동 전 위원장은 발전노조의 이후 중장기적 과제에 대해 “발전소 매각이 잠정 중단되어 있지만 매각을 위한 상시적 구조조정은 현장 깊이 파고들고 있다”라며 “발전노조는 이번 같은 투쟁을 통해 발전사유화 반대라는 구호를 사회적으로 천명하고, 이를 실천으로 만들어가는 싸움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호동 전 위원장은 “우리가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면 패배란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절반의 실패, 절반의 성공을 넘어 새로운 투쟁을 다시 만들어가야 할 시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