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 가족들, '하중근 폭력살인' 처벌 촉구

유가협·민가협 5일부터 청와대 앞 1인 시위 나서

"우리는 오랜 세월 동안 '빨갱이 부모'로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역사가 우리는 '열사의 아버지, 어머니'임을 증명해 줬습니다. 하중근 열사가 어떻게 죽었습니까? 왜 죽었습니까? 경찰 폭력에 의해 죽었으면 응당 책임자를 처벌하고 국민과 가족 앞에 사죄해야 할 것 아닙니까? 하중근 열사를 사망케 하고도 반성하고 깨닫지 못하는 정부는 결국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지난 7월 16일 경찰 폭력에 의해 심각한 부상을 입고 투병하다 8월 1일 사망한 고 하중근 포항지역건설노조 조합원과 관련해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유가협)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회원들이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5일부터 시작된 '신속한 사인진상 규명과 폭력살인진압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앞 1인 시위'에 강경대 열사의 부친인 강민조 유가협 회장이 나섰다.

강민조 회장은 "민주정부가 들어서는 데에 힘을 써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노무현 대통령 후보 시절 노무현 선거캠프에서 조국통일위원장까지 지냈다. 그러나 "인권운동을 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민주화와 통일이 앞당겨질" 거라는 기대는 산산히 부서졌다.

"경대가 경찰에게 목숨을 빼앗겼고... 이회창은 안된다, 노무현 후보를 위해서 뭔가를 해야겠다 생각했었죠. 다른 유가족들도 노무현 대통령에게 상당히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재야 출신 대통령이 더 탄압을 하는 겁니다. 인권운동의 속성을 잘 알다보니 어떤 방법으로 짓누르면 꼼짝을 못하는지 아는 것 같습니다"

"하중근 열사 죽음에 반성 않는 권력은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

'군사독재 시절에나 있을 법하다'는 수사가 자주 붙는 최근의 노동운동 탄압에 대해 강민조 회장은 "군사독재 시절에도 이러지는 않았습니다. 우리 유가협과 국민들은 지금까지도 박정희 향수, 일제 잔재가 남아있는 권력 안에 있는 거에요. 부끄러움도 없이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권력을 만끽하는 모습으로 보입니다"라고 말한다.

강민조 회장은 "제가 (집회)현장에 나가서 보면 경찰이 정말 무자비하게 찍습니다. 하중근 열사는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았고 정당한 요구를 갖고 거리에 나왔던 것입니다. 하중근 열사가 어떻게 죽었는지 왜 죽었는지 깊이 반성하고 깨우치지 못하는 권력은 역사에 남아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유가협과 민가협 회원들은 청와대 앞 1인 시위에 나서며 낸 성명서에서 "우리는 지난 독재와 권위주의 정권 시절을 지나오며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국가 폭력에 의해 수많은 가족들을 잃었다. 가해자들은 항상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하려 했고 정권은 이를 비호해 우리 자식을 두 번 죽였다. 진실규명의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우리 유가협과 민가협은 경험을 통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식을 감옥에 보내고 목숨을 잃으면서 이룩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고 하중근 씨의 죽음이 밝혀지고 사태를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책임자가 처벌되지 않는다면, 우리 자식의 희생은 헛된 것이 될 수도 있다. 최고 책임자인 노무현 대통령의 사태 해결 결단을 촉구하며, 자식의 희생으로 마련된 민주화를 지키기 위해 청와대 앞에 선다"고 밝혔다.

유가협과 민가협의 청와대 앞 1인 시위는 오는 15일까지 계속되며, 박종철 열사의 부친(7일), 이한열 열사의 모친(8일)등이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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