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체결대책특별위원회가 한미FTA 3차 협상을 맞아 변화를 시도했다. 특위 위원을 기존 20명에서 10명을 증원, 총 30명으로 확대 구성한다는 것이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7일 오전 회의를 갖고 10시 30분부터 한미FTA체결대책특별위원회 ‘위원수 변경의 건’을 처리, 간단한 회의를 거쳐 이 같이 결정했다.
그동안 국회 한미FTA특위에 대해 구성원의 한미FTA에 대한 입장에 따른 분포의 측면이나, 전문성 및 추진의지 등을 놓고 안팎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때문에 이러한 결정은 외부의 우려에 대한 반성의 결과 이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그 간 몇 차례의 회의를 거치는 동안 내부적으로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에 증원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이 맞는다면, 현재 3차 본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국회에서 국민을 대신해 끝까지 면밀히 검토하고 검증하겠다는 특위의 의지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기에는 석연찮은 대목이 있다. 국회 한미FTA체결대책특위 위원으로 활동 중인 심상정 의원은 이와 관련, 전혀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국회 운영위원회가 진행되는 동안, 심상정 의원은 국회에서 단독 브리핑을 갖고, 운영위의 이번 결정이 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심상정 의원은 운영위의 이번 결정이 "문제를 능동적으로 수렴하는 자세가 아닌 면피성 행위"라며 "기만적인 증원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다"고 단호하게 밝힌 것이다.
심상정 의원에 따르면, 애초에 민주노동당이 국회 한미FTA특위 구성과 운영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던 것은 현재 한미FTA가 17개 분과 2개 작업반으로 구성되어 광범위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내용으로 협상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국회가 국민의 입을 대변해 협상 내용을 검증하려면 그에 따른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수차례의 지적과 요청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제기됐던 사항들이 한 가지도 반영되지 않은 채, 단지 위원수를 10명 증원하겠다는 이번 결정은, "특위 운영의 문제 지적을 면피하겠다는 태도"이며 "반대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기만적인 특위임을 입증하는 것"이 심상정 의원의 입장이다.
심상정 의원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문제점들과 근거로 3가지 사항을 제시했다.
우선, 국회 특위가 제대로 된 검증기관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정부 측 협상단의 17개 분과를 보다 전문적으로 검증 할 수 있는 인적 구성과 운영 체계를 갖춰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심상정 의원은, "이를 위해 약 50-60명으로 특위 인원을 증원하고 17개 분과로 나누고", 그게 어렵다면 최소한 "5-7개 분과로 나눠 전문 검증"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나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또한, "국회의원이 한미 FTA 협상에 대한 전문가 그룹은 아니기 때문에, 전문가와 이해집단의 의견수렴과 자문은 필수 전제 조건"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서도 심상정 의원은 "민주노동당이 전문가와 이해당사자로 구성된 자문위원회 구성을 강력히 요청했다. 그러나 야4당 원내대표들이 합의했음에도, 이러한 취지는 외면한 채 단지 특위 인원 10명 증원에 대해서만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심상정 의원은 "국회 특위 구성과 운영에 대해 민주노동당의 강력한 문제제기와 제안이 있었음에도, 이번 특위 인원 증원 등 국회 운영위원회 논의 사항에 대해 단 한마디도 민주노동당과 협의가 없었다“며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심상정 의원은 이런 사실을 종합할 때, "(운영위의 결정은) 진정으로 한미 FTA 국회 특위를 국민의 뜻을 받드는 특위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 아니라 반대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기만적인 특위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심상정 의원은 "지금이라도 5당 원내대표가 (특위)구성방안 논의를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특히 "자문위원회 구성은 야4당 대표에서 합의된 사항“이니 만큼, 한나라당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는 위원장인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를 비롯, 여야 의원 17명이 참석했으며 약 20여 분의 회의를 거쳐 국회 특위 위원 10명 증원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