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의료원 사측, 파업현장 폭력침탈 임산부조합원 폭행

동아대의료원노조, 8일 근무조건 개선 및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 전면파업 돌입

  9일 오후 동아대의료원노조 조합원들이 파업농성장인 의료원 1층 로비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경에는 사측이 직원을 동원, 파업농성장을 침탈해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부산 동아대의료원노동조합이(분회장 석병수) 8일 낮 12시를 기해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공공연맹의료연대노동조합 소속인 동아대의료원노조는 파업돌입 이후에도 환자들의 불편을 고려해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등에는 최소 인력을 제외한 200여 명의 조합원들이 9일 현재 병원 1층 로비에서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다. 동아대의료원노조 조합원 수는 현재 879명이다.

동아대의료원노조,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

동아대의료원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이유는 의료원측이 7일 잠정합의를 앞두고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관련된 합의를 번복했기 때문. 현재 동아대의료원노조는 △교대근무자의 근무조건개선 △비정규직 정규직화, △임금인상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동아대의료원노조는 이에대해 “현재 동아대의료원에서 일하고 있는 간호사 등 교대근무자의 근무조건은 대단히 열악한 상황”이라며 “10시간이 넘는 밤 근무를 하고도 교육을 받기 위해 3~4시간 밖에 수면을 취하지 못한 상황에서 출근을 해야 한다. 그런데 병원의 필요에 의해 주최되는 교육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외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등 근로기준법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대의료원노조는 특히 의료원 내 비정규직과 관련한 문제는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대의료원노조는 “단체협약에는 ‘퇴직 등 결원 발생시 30일 이내에 충원하고 5개월 이내 정규직으로 전환’과 ‘비정규직은 비정규직으로 꼭 필요한 업무 외에는 비정규직을 쓸 수 없다’는 것이 들어있다”고 전제한 뒤 “그럼에도 병원은 정규직이 퇴사한 자리에 비정규직을 충원하고 정규직화시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한 “근무스케줄이 수시로 변경되고 이에따라 강제 연차휴가 사용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심지어 출근을 하고도 환자가 줄었다는 이유로 퇴근을 강요받아 교대근무자들이 기본적인 사생활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원측의 의도된 합의번복, 결국 지노위 직권중재


반면 동아대의료원측은 노조의 요구에 대해 합의사항조차 번복하며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아대의료원노조에 따르면 지난 6일 노조는 동아대의료원과 최종적인 의견접근에 이르렀고, 노조파업이라는 파국을 피하기 위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모아 잠정합의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에 의료원노조는 6일 파업 전야제에 모인 조합원들을 해산시키고 7일 오전 7시로 예정된 파업에 돌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의료원측은 7일 잠정합의를 앞두고 갑자기 비정규직 정규직화 관련한 상황을 번복했고, 노조는 즉각 “노조와 조합원들을 기만하는 의료원측의 부당한 행위를 묵과할 수 없다”며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

동아대의료원측은 9일 현재 노조 앞으로 보낸 공문을 통해 노조 불법파업을 즉각 중지할 것과 외부에서 원내에 들어와 있는 인력을 전원 원외로 철수하면 본원 노사가 교섭형태에 상관없이 대화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동아대의료원 사측, 노조 파업농성장 폭력침탈

“구사대, 비디오카메라 촬영 중이던 임산부 조합원까지 폭행했다”

  지난 9일 동아대의료원 사측 직원들이 파업농성장 침탈 후 원무과 접수대 위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다 [출처: 동아대의료원노조]

합의사항을 번복하고 불성실 교섭으로 응하고 있는 동아대의료원 사측이 직원을 동원해 파업 농성장을 무력으로 침탈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특히 이 과정을 비디오카메라로 촬영 중이던 임신 6주의 임산부 여성조합원이 직원에 의해 폭행을 당해 응급실로 후송돼 논란이 되고 있다.

동아대의료원, 구사대 동원 파업농성장 침탈
임신 6주 여성조합원까지 폭행당해


동아대의료원노조에 따르면 사측의 폭력은 동아대의료원노조 파업 이틀째를 맞고 있는 9일 오전 10시 출정식을 마치고 교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 구사대 10여 명이 갑자기 파업농성장을 침탈, 무대에 설치된 음향시설을 훼손하려 했고 이를 제지하려는 조합원들에게 구사대들은 “가만히 안두겠다”며 위협과 동시에 폭언을 퍼부었다고 한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구사대들이 조합원들을 밀치고 넘어뜨리는 무력을 자행했다며 “특히 이 과정을 구사대들이 병원 로비 안내센터(높이 약1.2m) 위에서 침탈과정을 촬영하던 임신 6주 여성조합원에게까지 달려들어 폭력적으로 끌어내리는 바람에 안내센터에서 떨어졌다”고 전했다.

석병수 분회장, 안면 가격당해 일부 조합원 부상

또한 이 과정에서 구사대들의 난동을 말리던 석병수 동아대의료원노조 분회장도 안경을 착용한 안면을 그대로 가격 당해 얼굴에 상처를 입었으며, 일부 조합원들도 크고 작은 타박상에 손가락뼈에 금이 가는 등 부상을 당했다.

노조는 특히 “구사대들이 바닥에 떨어진 여성조합원의 카메라를 뺏기 위해 달려들어 폭행을 자행했다”고 “어떻게 병원이라는 곳에서 이럴 수 있느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노했다. 현재 여성조합원은 긴급 후송되어 응급실에 입원한 상태며, 현재 계속적인 입원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1시간 동안 이어진 사측의 폭력침탈로 현재 다수의 여성조합원들이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사람의 상처를 치유하는 병원에서 백주 대낮에 벌어진 이같은 폭력에 의료연대노조 동아대의료원분회는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전했다. 현재 동아대의료원노조는 사측의 무력행사에 대해 어떠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가 쟁취될 때까지 투쟁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민주노총 부산본부를 비롯해 지역 단위노조들은 동아대의료원 폭력사태 소식이 전해지자 동아대노조 투쟁지원을 위해 속속 집결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아대의료원 1층 로비에 붙어있는 부산민주노총 성명

  9일 오후 부산민주노총를 비롯해 각 단위노조들이 동아대의료원노조의 파업에 연대를 표하고 있다


“동아대의료노조, 직권중재에도 불구 투쟁으로 넘겠다는 의지 불태워”

한편 류남미 의료연대노조 교육부장은 9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어제 오후 5시 10분 부로 지역노동위원회 직권중재에 회부되어 사실상 사법부가 판단하기에는 불법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직권중재가 얼마나 악법인지는 수십 년 동안 역사적으로 판명된 바 있고, 최근 발전노조 파업에서도 보여줬듯이 사측의 일방적으로 편들기다”며 “동아대의료노조가 직권중재에도 불구하고 투쟁으로 넘어서겠다는 의지로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남미 교육부장은 “동아대의료원노조의 주요 요구사항은 사측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고 단체협약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며 “사측의 이러한 불법적 행위는 묵과하면서 이를 개선시키고자 하는 노동자들의 파업만 불법으로 몰아가는 현재상항에 대해 조합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말

정연우 님은 참세상 부산경남지역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태그

파업 , 공공연대 , 동아대의료원 , 의료연대노조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정연우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