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종결 뒤 복직 거부...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동자 자살

담당 의사 소견서에도 사측 복직 거부

현대중공업 냉천공장에 있는 하청업체 한성ENG 노동자 손창현(만37세)씨가 10월 29일 밤 10시경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손창현씨는 목과 손목을 자해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98년 한성ENG의 전신인 보현기업에 입사해 8년간 소지공으로 일해온 손창현씨는 올해 7월 허리 질환으로 한달간 공상치료를 받았다.

7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21세기좋은병원에서 공상치료를 마친 손창현씨는 8월 13일 회사로 출근해 8월말까지 공상치료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사측에 요구했다.

유족에 따르면 이때 사측은 "임금은 줄 수 없고 치료비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에 손창현씨는 8월 23일 산재신청을 냈고, 10월 13일 근로복지공단에서 요추부염좌로 산재 승인을 받았다.

유족들은 산재신청을 낸 상태에서도 손창현씨가 9월 1일 회사로 출근해 복직을 호소했으나 사측에서 "이런 몸으로 일할 수 있겠느냐?" "복직하려면 깨끗하게 나았다는 담당 의사의 소견서와 각서를 받아와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손창현씨는 이후에도 회사로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로 계속 복직을 요구했고 심지어 부인까지 찾아가 복직을 호소했지만 사측의 태도는 완강했다고 한다.

산재 치료를 마친 손창현씨는 복직을 위해 10월 26일 회사 요구대로 예스정형외과에서 담당 의사 소견서를 받아 다음날 회사에 제출했다.

"상기 환자는 상병명(염좌요추부)으로 본원 통원치료중인 바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것이 소견서의 내용이었다.

그러나 사측은 담당 의사의 소견서에도 손창현씨의 복직을 거부했다.


27일 부인이 두 딸과 함께 친정이 있는 부산으로 갔다가 29일 밤 돌아왔을 때 손창현씨는 이미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였다.

한편 한성ENG는 손창현씨가 산재치료중이던 10월 1일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무재해 130만시간 달성' 표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 손창현씨의 시신은 21세기좋은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

현대중공업 전진하는노동자회, 청년노동자회, 노동재해추방모임,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금속노조울산지부, 산재추방운동연합, 북구비정규직지원센터 등 활동가들은 30일 오후 7시부터 병원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유족과 함께 대책을 논의 중이다.

31일 오전 11시에는 유족들의 요청에 의해 부검이 진행될 예정이다.

고 손창현씨에게는 부인과 초등학교 1학년, 돌도 채 안된 어린 딸이 있어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이종호 기자)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울산노동뉴스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