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200일, “우리는 다시 일할 것이다”

[인터뷰] 유재진 공공연맹 건설엔지니어링노조 만영지부 조합원

또 하나의 장기투쟁사업장

또 하나의 장기투쟁사업장이 생겼다. 200일 쯤 되지 않으면 장기투쟁사업장 취급도 못 받는 안타까운 상황에 또 하나의 노조가 장기투쟁사업장으로 이름을 등록한 것이다. 이 노조는 공공연맹 전국건설엔지니어링노조 만영(아름드리)지부이다.

  200일, 이제 결사항전이다.


24일, 안양 범계역 에메랄드 빌딩 앞에서는 만영지부의 파업 200일을 맞아 총력투쟁결의대회가 열렸다. 에메랄드 11, 12층에는 만영지부 노동자들이 돌아가고 싶은 작업장이 있다.

만영지부는 지난 5월 9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그들이 요구한 것은 고용 안정이었다.

"이렇게 긴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

200일의 파업을 함께 하고 있는 유재진 조합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유재진 만영지부 조합원은 만영(아름드리)엔지니어링에서 3년이 넘게 일해 왔다. 그는 “내가 열심히 하면 회사가 잘 되는 것이고, 회사가 잘 되면 나도 잘 될 줄 알았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매일 반복되는 철야와 야근으로 힘들었지만 그는 자신의 노동에 대한 자부심과 회사에 대한 자부심으로 최선을 다 해 일한 노동자다.

  유재진 조합원

유재진 조합원은 200일 동안의 투쟁에 대해 “이렇게 긴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라며 한숨으로 답했다.

“도로설계를 담당했었다. 3년 동안 열심히 일했는데 전 사업주가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회사를 일방적으로 매각하려고 했다. 전 사업주는 회사를 매각하면서 우리보고 알아서 정리하라고 말했다.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노조를 만들었다”

이렇게 투쟁은 시작되었다.

"함께 일하고 싶어서 노조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좋아서 시작했다. 함께 일하고 싶어서 시작했다. 불안한 일자리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조를 만들고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3월 일방적인 회사매각으로 인해 생긴 고용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그들은 노조를 만들고 합법적 절차를 거쳐 파업에 돌입했지만 사측으로부터 돌아온 것은 교섭은커녕 불법 대체인력 투입, 용역깡패의 폭력, 여성조합원에 대한 성희롱, 계약직에 대한 집단 해고, 고소 고발과 손배 가압류였다. 수없이 면담요청을 했지만 사측은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불법을 행하고 있는 사측에 분노를 표출했다.


“내가 일하지 않으면 회사가 멈출 줄 알았다. 그러나 사측은 불법으로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발주처에게 돈 줘서 시간을 끌고 사업을 중지시키고 그렇게 회사를 운영하더라”

그네들이 말하는 법에 따라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파업에 돌입했지만 노동자들의 편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사측의 불법적 대체근로투입에 대해 수원지방법원은 사측의 손을 들어줬으며, 지방노동위원회도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그렇게 200일이라는 긴 시간이 지난 것이다.


200일 집중집회가 열린 24일, 만영지부 조합원들과 이들의 투쟁을 함께 하기 위해 모인 연대단위들은 안양지방노동청을 항의 방문했다. 그리고 면담을 진행했다. 안양지방노동청이 해결해야 할 노사분규는 만영지부 건이 유일하지만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집중집회에서 양경규 공공연맹 위원장은 “200일, 이 날은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 분노를 가슴에 새기고 지금의 투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새로운 투쟁을 시작하는 날”이라고 말했다.

  경인지방노동청 안양지청은 사건을 해결하긴커녕 전경으로 노동자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

함께 싸우기에 이길 수 있는 우리

유재진 조합원은 200일이 지나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에 “동지들이 배신했던 것”을 꼽았다.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남아서 투쟁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유재진 조합원은 희망만을 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유재진 조합원은 “노조를 처음 시작하면서 내 문제만 해결되면 되지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단순히 나만의 문제라는 것은 없더라. 함께 투쟁하고, 서로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고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누가 불법인가"라고 물었다.

“지금 남아 있는 사람들은 승리할 자격이 있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갈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친구가 아니라 동지다. 어느 순간에서도 함께 있어 줄 수 있는 소중한 동지다”

유재진 조합원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보다 더 어렵게 투쟁하고 있는 장기투쟁사업장 동지들을 걱정했다. 그들은 함께 어깨 걸고 다시 일하기 위해 투쟁 중이다.

  현장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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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노동자

    같은 건설노동자로서 만영엔지니어링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합니다.동지들의 투쟁은 반드시 승리하리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