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제외한 노사정, '산재보험 제도개선' 합의

"고의적 배제와 비공개 절차, 내용에도 하자있다" 민주노총 반발

노사정위원회가 13일 오전 7시 30분에 개최된 제15차 산재보험발전위원회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 제도개선에 합의했다. 노사정위원회 산하 산재보험발전위원회는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재정·징수, 요양·재활, 급여체계, 보험적용, 관리 운영체계 등 5개 분야, 42개 과제, 80개 항목에 이르는 산재보험제도 개선에 관한 포괄적 합의를 이루고, 보도자료를 통해 "산재보험 도입 40여 년만에 전반적인 제도개선을 이뤘다"고 발표했다.

이날 채택된 합의문의 주요 내용은 △업종별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 제고 및 보험재정의 중장기적 안정성 확보 △재해근로자의 직장·사회복귀를 촉진하되 요양기준과 절차를 합리화 △보험급여 관련 저소득 근로자 및 직업재활 근로자의 보장성을 강화하고 상호간 급여의 형평성·공정성 제고 △보험관리·운영에 노사참여를 확대하고 심사·재심사 제도의 공정성 전문성 강화 등이다.

산재보험제도는 지난 1964년에 도입된 이래 요양관리, 재활서비스, 급여체계 등에서 전반적인 미흡함이 드러나 제도개혁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었다. 노사정과 공익이 참여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발전위원회'는 2006년 5월에 노사정위원회에 설치되어 개선방안을 논의해 온 끝에 합의를 이루게 됐다.

노사정위원회는 이번 합의의 의의에 대해 "제도 도입 이후 40년만에 최초로 사회적 대화를 통해 포괄적인 산재보험제도의 개선에 합의한 점"이라고 밝히며 "금번 산재보험제도의 개선 합의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법제도 개선사항과 정책협의부문에서의 노사정 협력정신을 제고하여 장기적 협력적 노사관계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올해 7월에 열린 산재법 개악저지 투쟁선포식/참세상 자료사진

"산재노동자를 위한 합의가 아니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그동안 산재보험제도의 개혁을 요구하며 노사정위원회 앞 노숙 농성, 공개토론회 제안, 규탄 결의대회 등을 배치해 꾸준히 투쟁해온 민주노총이 배제된 채 이뤄진 것이라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노총은 "노사정위 산재법 개정 관련 합의는 절차상 문제가 있으며 산재노동자를 위한 법률의 입법취지에 부족하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이번 합의에 대해 "휴업급여 지급기간 제한 등의 개악을 추진했던 노동부의 의도가 관철되지 않은 것과 재활급여 신설, 종합전문요양기관 당연지정제 도입 등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전체적으로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를 구제하기 위한 입법취지에서는 상당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민주노총이 그간 개정안 제출과 공개토론회 등을 통해 주장해 왔던 산재노동자 원직복귀의 법제화, 근로복지공단 심사기능의 분리 등은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노력'이나 '노사참여 강화' 등의 합의문상 표현은 구체성이 결여된 것으로,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합의문의 세부사항에 대해서도 △'요양승인 전 건강보험 우선처리'가 산재노동자의 접근을 방해 △'부분휴업급여 지급기준'은 결국 강제 요양종결이나 강제근로로 나타날 것 △'재요양시 휴업급여'는 최소한의 생계수단 보장 없는 급여의 삭감 △'출퇴근재해'는 중장기적이 아닌 즉시 도입되야 함 △최소한의 수급권 보호인 '지연이자제도'마저 채택되지 않음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및 노조전임자에게 산재보험 즉시 적용 필요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서를 통해 노사정위원회 합의문에 종합적인 우려를 표명하면서 "향후 입법과정에서 산재노동자 원직장복귀 법제화 등의 개혁을 추진할 것이며, 합의문의 잘못된 개정방향을 바로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쟁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