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온 편지’ 사실상 방송 불허 판정

농축수산비대위 등 기자회견 “오히려 잘됐다. 앞으로 시끄러울 것”

“촌 사람이 잘 살아야 도시 사람들도 잘 살재. 어찌되었든 어떻게든 한미FTA 만은 막아야할긴데..”

‘고향에서 온 편지’의 방송사를 경로로 한 ‘수신’이 어렵게 됐다.

한미FTA농축수산비상대책위(농축수산비대위), 스크린쿼터사수영화인대책위(영화인대책위) 등이 공동으로 제작한 한미FTA 반대 TV광고 ‘고향에서 온 편지’가 광고자율심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방송가’ 판정을 받았다.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는 지난 9일 한미FTA 반대 TV 광고 ‘고향에서 온 편지’에 대해 “부분적으로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소비자가 오인할 우려가 있는 표현”과 “국가기관에 의한 분쟁의 조정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일방적 주장이나 설명을 다루는 표현”, 즉 “관련 멘트 일체”를 수정해야 방송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농축수산비대위 및 영화인대책위는 이를 “사실상 방송 불허”라고 주장한다.


농축수산비대위 및 영화인대책위,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는 11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조건부 방송가’ 결정 규탄 기자회견 및 시사회를 갖고 ‘고향에서 온 편지’에 대한 재심의를 촉구하는 한편 방송사를 통하지 않은 상영 경로를 모색해볼 것이라는 향후 계획 및 활동들을 시사했다.

이들은 “정부는 국민적 여론을 무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정보 조작’까지 서슴지 않는다는 사실이 공영방송에서 보도까지 되었다”며 “이번 심의결과는 ‘가재는 게편,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한미FTA체결에 혈안이 된 정부의 손을 들어주고, 한미FTA 반대 입장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려는 의도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잘되었다. 앞으로 시끄럽게 떠들고 다닐 것”

한편 이번 한미FTA 반대 광고 ‘고향으로 온 편지’는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에서 제작 방영하기로 하고, 농축수산비대위가 기금 마련을 위한 ‘나락모으기’ 운동을 벌였으며, 영화인대책위에서 영상물 제작을 맡는 등 철저히 공동 제작되어 추진된 사업이다.

이번 광고는 농촌의 부모들이 도시의 자녀들에게 한미FTA로 인한 걱정을 전하는 영상 편지 형식으로 제작되었다. 이를 위해 경상남도 함안 장포마을 주민들이 직접 출연했다.

이 광고는 오는 15일부터 MBC, KBS, SBS 등 방송3사에서 1개월간 방영될 예정이었으나, ‘조건부 방송가’ 판정을 받으면서 사실상 방영될 가능성이 낮아졌다.

이번 광고에서 총 감독을 맡은 김경형 감독은 “지난 4월 ‘쌀과 영화’라는 집회에서 당시 농민들과 영화인들이 어떻게 연대해 갈까에 대해 고민하던 차에 광고 제작 제안을 받고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몹시 설레였다”고 소회를 밝히고, “심의를 걱정했으나 오히려 잘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시끄럽게 떠들고 다닐 것”이라며 방송3사를 통하지 않고라도 광고 접근 기회를 만들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 잇따라

한국광고자율심의위원회의 ‘고향에서 온 편지’ 심의결과에 대한 규탄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한미FTA저지시청각․미디어분야공동대책위원회(시청각미디어공대위)’는 시사회가 있었던 11일 성명을 내고 “심의위원회가 졸속적인 한미FTA 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속마음을 대변해준 것에 다름 아니며, 또한 한미FTA 찬성 광고는 너그러이 지원하면서 반대에 대해서는 악의적으로 차별하는 민주사회와는 반대의 길로 향하고 있는 노무현 정부의 전형적인 독단을 보여준 것”이라고 못박았다.

시청각미디어공대위는 또 “정부가 한미FTA 반대 광고에 대해서는 필사적으로 막아 나서고 있는 것은 오히려 한미FTA가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죽음의 거래라는 것을 정부 스스로가 인정한 꼴이라 할 수 있다”며 “한미FTA 협상의 본질과 실상을 알리는 광고에 대해서 가당치도 않는 근거를 들먹이며 조건부 방송가 판결을 내린 방송광고자율심의기구의 잘못된 심의 결정을 지금 당장 철회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민주노동당도 “한미FTA 반대, 국민의 입에 재갈물린 방송광고자율심의기구 결정 즉각, 철회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11일 발표했다.

민주노동당은 “정부의 한미FTA 추진을 미화하는 광고의 범람과 비교할 때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의 존재이유를 의심하게 한다”며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의 한미FTA 관련 광고의 상반된 태도는 정부의 꼭두각시임을 드러내며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사회당도 같은 날 논평을 냈다. 한국사회당은 논평에서 “정부는 애초 한미FTA를 추진하면서 찬반여론 수렴 등 국민들의 의사를 모으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그런데 반대 의견이 묵살되는 것은 물론 이제 표현의 자유까지 가로막히는 비민주적 행태들이 드러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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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종복

    가난한 백성들 입을 틀어 막고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두고 보자.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 목숨을 앗아 가고 끝없는 개발로 자연을 마구 더럽히는 한미자유무역협정은 꼭 막아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