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응재 택시노동자, 임금삭감 분노하며 분신

23일 오후 10시 경 회사차고지에서 분신, 임금협약 두고 갈등

23일, 전응재 인천 우창기업분회 조합원 분신사망

민주택시연맹 인천 우창기업분회 소속인 전응재 조합원이 23일 저녁 10시경 회사차고지에서 분신을 해 사망했다. 故 전응재 조합원은 노조에 97년에 가입했으며 2004년 12월부터 2005년 9월까지 부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 인천 성민병원 영안실에 안치되어 있는 상황이다.

민주택시연맹에 따르면 현재까지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택시연맹,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와 우창기업분회가 대책위를 구성해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임금삭감 된 임금협약 두고 갈등 이어져 와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故 전응재 조합원의 측근들은 그의 죽음의 원인은 분명하다라는 입장이다. 문제는 2002년 임금협약 체결 이후 4년 4개월 만에 2006년 새롭게 임금협약을 갱신하면서 시작되었다. 2006년 우창기업분회 김익환 現 위원장이 사측과 진행해 나온 최종합의안이 임금인상은커녕 평균 15만원의 임금삭감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임금협약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졌던 故 전응재 조합원을 포함한 우창기업분회 조합원들이 규약에 의거해 조합원 총회를 개최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가 거부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총회가 거부된 상황에서 임금협약은 그대로 추진되었으며, 작년 12월 1일 임금협약이 체결되기에 이른다. 이에 분노한 조합원들은 민주택시연맹 인천본부를 점거하고 교섭무호와 교섭위원 교체를 요구했다. 이에 구수영 민주택시연맹 위원장은 “교섭위원 교체 및 재교섭이 가능하다”라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약속은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협약을 두고 조합원들의 갈등이 이어지자 사측은 임금삭감에 반대한 조합원 3명을 부당하게 해고한 상태이다. 결국 故 전응재 조합원은 제대로 된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로 임금삭감이 포함된 임금협약안에 대한 분노와 부당하게 해고된 조합원들에 대한 미안함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임금삭감 없는 월급제 쟁취 위해 죽음으로 항거“

이에 대해 택시월급제사수를위한비상모임(택시비상모임)은 “전응재 동지는 해고된 동지들을 지키고 임금삭감 없는 월급제를 쟁취하기 위해 죽음으로 항거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민주택시연맹이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까지 유서가 발견되지 않아 전응재 조합원이 분신한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택시비상모임의 한 관계자는 “왜 전응재 조합원이 분신을 했는지 택시연맹은 다 알고 있다”라며 “얼마 전에도 택시연맹을 찾아가서 수석부위원장과 사무처장을 만나 면담을 진행했으며, 규약을 위반하고 있는 지도부를 징계해야 하는데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라고 항의했다.

구수영 택시연맹 위원장은 임금협약의 문제를 인정하고 교섭위원 교체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분신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은 사용자들의 자세와 한 치도 다르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택시비상모임에 따르면 故 전응재 조합원은 분신하기 불과 4시간 전에도 해고자에게 김밥도 사주고 오뎅도 사주면서 “해고를 막아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임금삭감은 절대 안된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故 전응재 조합원은 1년 후면 개인택시 면허발급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유가족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택시비상모임은 유가족들과 함께 △해고조합원 복직 △규약 위반 임금체결 백지화 △사측의 사과 및 보상 등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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