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의사 집단휴진으로 의료법 본질 놓쳤다

[언론의재구성](103)-가려진 의료법 개정안 본질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요즘 부쩍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그가 언론에 얼굴을 자주 내미는 것은 2007년 대선 국면이라는 점에서 일면 이해가 되지만, 언론 속의 유시민 장관의 표정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지난 5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의료계는 크게 반발했다. 다음날인 6일 서울 인천 의사회는 집단 휴진에 들어갔다. 언론은 즉각 반응했다. 보건의료단체들의 비판은 그럭저럭 넘어갔는데, 언론에서 당사자로 부각된 의사들의 반발에는 복지부도 타격을 입었다.

언론들은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의 집단휴진은 예상보다 파장이 컸다.

의료계에서 이번 의료법 개정안과 관련하여 반대하는 부분은 ‘의사의 의료권한 영역’과 관련된 것으로 의사의 의료행위 영역과 간호사, 약사의 업무 영역 등 다섯 가지다.

그렇다면 개혁언론 한겨레신문은 이번 의료법 개정안 이슈를 어떻게 보도했을까??

의사들의 집단휴진에 집중해 보도

한겨레신문의 보도, 궁금했으나 무엇보다 기사량이 적었다.

한겨레신문은 정부의 의료법 개정안 발표가 있던 5일부터 의사들이 집단휴진으로 대응한 6일에 집중 보도했다.

5일 <서울 인천 의사회 오늘 집단 휴진>, <의료법 개정안 ‘3각 줄다리기’>, 6일 <서울 인천 의사회 집단휴진, 환자는 되돌아가고>, <‘집단휴진’ 진료공백 없었지만...> 그리고 사설 <의사들이 진정성을 인정받을 전제 조건> 등을 실었다.


한겨레는 5일 기사 <의료법 개정안 ‘3각 줄다리기’>에서 “보건복지부가 5일 발표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선 의사들과 보건의료 시민단체들이 각기 다른 방향에서 모두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의사단체와 복지부 사이의 최대 쟁점은 의사들의 진료권한 범위에 대한 부분”이라며 의사들이 집단휴진에 나선 이유를 자세하게 다루었다.

또한 “약사, 간호사는 물론 국가의 간섭으로부터 의사의 권한을 최대한 지켜내겠다는 속내가 담겨 있다”는 평가를 덧붙이기도 했다.

다른 기사들도 마찬가지. 한겨레신문은 의료법 개정안을 둘러싼 이견들이 존재한다고 소개했으나 의료법과 관련된 몇 안 되는 기사들 전부 의사들의 집단휴진과 관련된 기사들이었다. 그렇게 소개한 ‘이견’들은 이들 기사 끝머리에 보건의료단체연합, 의료연대회의 등 보건의료 관련 시민단체들의 성명을 간략히 소개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의료법 개정안의 본질적 문제 가려져

의료법 개정안을 바라보는 한겨레신문의 시각을 반영하는 것은 역시 사설이다.

한겨레신문은 6일 사설 <의사들이 진정성을 인정받을 전제 조건>에서 “아무리 좋게 보더라도 의사들을 믿고 지지하기 어려운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의료법 개정안 가운데 시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다른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의사들이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사람의 목숨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킬 상업화의 위험을 널리 알리고 이를 막는 것도 누구보다 의사들이 나서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건건이 옳은 주장이지만, 의료상업화를 핵심으로 하는 이번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라는 공공행위에 있어서 국민을 소비자로 인식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한겨레신문의 주장은 의료 상업화 추진의 맥락에서 개정된 의료법과 둘러싼 갈등관계를 국가 대 의료계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다른 기사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한겨레신문도 지적했지만, 이번 의료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여러 방향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의사들의 집단휴진이 있은 이후 보건의료노조와 의료연대회의 등 보건의료단체도 14일 의료법 개정안 저지를 내세우며 집회를 개최했다.

같은 이슈지만, 내용은 다르다.

이들 단체는 의료법 개정안의 ‘의료 상업화’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의료법 개정안에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의원급 의료기관 개설허용 △의료법인의 인수합병 허용 △비전속 의사 진료허용 △비급여비용에 대한 가격계약허용 △비급여비용에 대한 할인면제에 대한 유인알선 허용 △의료광고 허용 및 범위 확대 △부대사업 범위 확대 등 의료 상업화 추진 7개 조항을 근거로 들며 의료법 저지 및 정부의 의료산업화 정책 전반을 비판했다.

한겨레신문이 의사들의 집단반발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제기된 의료법의 본질은 가려졌으며, 의료 상업화의 위협을 경고했지만 이번 논란을 소비자로 인식되고 있는 국민의 의료권으로까지 확대하지 못했다.

한겨레신문은 이러한 보도로 사실상 의료법 개정안의 본질적 문제로 지적되는 ‘의료 상업화’ 부분을 간과했다.

한편 의료계의 집단 후진 사건 이후 한겨레신문의 보도는 연합뉴스로 대체되었고, 대체된 연합뉴스의 기사도 집단휴진을 비판하는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이나 의사협회의 요구만 반영된 기사로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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