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의 평가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논쟁에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도 팔을 걷어부치고 뛰어들었다.
‘리틀 노무현’ 이라는 별칭답게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의 ‘유연한 진보’론의 바통을 이어 받은 뒤 “국회와 정당, 언론인과 지식인들은 거대한 ‘국민사기극’ 또는 ‘가면무도회’를 벌이고 있다”며 “그들은 가난과 질병과 장애와 소득 없는 노후라는 시련에 직면한 국민들의 절절한 사연을 거론하면서 정부의 소극적인 자세를 질타하지만, 돈 없이는 그 일을 할 수 없다는 사실에는 거의 모두가 눈을 감는다”고 비판했다. 유시민 장관이 직접 작성한 이 같은 내용의 글은 6일 국정브리핑에 게재됐다.
“대한민국은 슬픔으로 가득찬 세상”
유시민 장관은 이 글에서 “태어나면서부터 장애를 안고 나온 아기들,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아이들, 의지할 자식도 재산도 돈도 없는 노인들, 자신에게 닥친 크고 작은 시련과 삶에 대한 회의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버리려는 사람들, 일해도 일해도 가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 등을 보건복지부의 ‘정책고객’으로 언급하며 “보건복지부 장관이 보는 대한민국은 슬픔으로 가득찬 세상”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복지를 위한 재원마련 즉, 돈 문제를 거론하며 복지부 수장으로서의 고충을 토로했다. 유시민 장관은 “선천성 장애를 예방하고 버림받은 아이들이 곧게 자라나게 하려면, 가난한 노인들에게 일자리와 소득을 제공하고 장애인들에게 경제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주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며 “돈만 가지고 되는 일은 별로 없겠지만 돈 없이 할 수 있는 일 역시 별로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잘라 말했다.
“진보진영, 통계를 들여다보면서 이야기하는 사람 없다”
유시민 장관은 이어 “천박한 신자유주의 사조에 휘둘린 정부가 부와 소득의 양극화를 조장해 서민의 삶이 파탄에 빠졌다는 지식인들의 질타가 날마다 귀를 때리고, 참여정부의 복지정책이 오히려 후퇴했다는 비난도 들린다”며 “장애인 단체나 진보적 보건의료단체들이 보건복지부 장관 물러나라고 요구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최근 보건의료단체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빈곤사회연대 등 보건의료․장애인․빈곤단체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급여제도 변경을 비판하며 유시민 장관의 퇴진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유시민 장관은 “일일이 통계수치를 들어 참여정부가 이 문제를 직시하고 있으며 지난 4년간 이렇게 노력해서 저렇게 문제를 개선했노라고, 또는 문제가 악화되는 것을 막았노라고 말해 보아야 별 소용이 없다”며 “그런 통계를 들여다보면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진보진영의 비판을 받아쳤다. 진보진영의 참여정부 혹은 복지정책에 대한 비판이 구체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았다는 강변이다.
그는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도 “해마다 2천억 원 넘게 들어갈 6세 미만 아동 무료예방접종을 시행하도록 하는 법률을 발의해 통과시켰노라고 자랑하면서도, 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담배값 인상에는 전혀 협조하지 않았으며 다른 재원조달 대책을 제시하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유시민 장관은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진보를 표방하는 신문’들에 대해서도 “정책담론 공방에서 그렇지 않아도 열세에 처해 효과적인 정책수단을 확보하지 못하는 정부를 ‘신자유주의’로 몰아 공박한다”며 “정부지출의 증가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 정책의 실시를 요구하면서도 세입의 증가를 가져올 수 있는 정책수단에 침묵하거나 심지어는 반대한다”고 몰아붙였다.
“보수진영, 정부 모든 노력 ‘작은 정부론’으로 공격한다”
유시민 장관은 진보진영에 대한 비판과 함께 한나라당과 보수언론들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한나라당은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민생파탄론으로 정부를 공격하면서도 노인과 소외계층을 위한 사업비를 1천억 원이나 삭감해 도로건설 등에 투입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수신문들은 국민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정부의 모든 노력을 ‘작은 정부론’으로 공격한다”며 “1면이나 사회면에는 국민의 심금을 울리는 양극화 기획기사를 실어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면서, 오피니언 페이지는 ‘세금폭탄’과 ‘큰정부’를 비난하는 사설과 칼럼으로 채워넣는다”고 성토했다.
유시민 장관은 마지막으로 “내 주장은 보수가 좋다거나 진보가 좋다는 게 아니다”며 “보수는 보수답게, 진보는 진보답게, 책임 있는 자세로 토론하자”고 밝혔다.
유시민 장관의 이번 글은 이제 운명을 달리해가는 참여정부가 놓여있는 상황을 잘 보여주는 듯 하다. 경향적으로 ‘큰정부’를 요구하는 진보진영을 향해서는 “돈 있냐”는 식으로 비판을 하더니만, 반대로 ‘큰정부’를 비난하는 보수진영에 대해서는 그것대로 불만을 늘어놓는다. 이쯤 되면 대통령의 ‘좌파 신자유의’ 어법이 제법 그럴싸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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