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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9시가 넘은 좀 늦은 시간. 정문이 닫힌 방송회관 로비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정말 초상집 분위기다. 바닥에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무리를 지어 얘기를 하고 있다. 간간히 웃음 소리도 들린다. 미처 챙겨 먹고 오지 못한 저녁도 간단한 주전부리로 때운다.
때 마침 KBS스페셜 ‘멕시코의 명과 암’으로 한미FTA 반대 진영에 돌풍을 일으켰던 이강택 KBS PD가 도착했다. 비판적 시각을 다룬 광우병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그는 결국 다른 프로그램으로 좌천(?)됐다.
이강택 PD가 영정 앞에 선다. 그리고 절을 하고. 상주인 전규찬 집행위원장과 마주선다.
“어떻게? 곡이라도 해야 합니까?”(웃음)
“그래도 오셨으니 ...”
서로 웃으면서 악수를 건넨다. 한미FTA협상 저지 싸움의 본판은 이제부터라는 다짐도 다진다.
초상집이지만 해야 할 순서는 다 챙긴다. 이날 문상(?)을 왔던 사람들은 장례식장을 지키며 이해영 한신대 교수와 이강택 PD의 짧은 강연도 듣는다. 상장 한 사람들, 그리고 ‘근조 방송’의 검은 리본을 가슴에 단 사람들은 아직 추운 겨울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방송위원회 대리석 로비에서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긴 밤을 지세웠다.
시청각미디어 공대위는 이날 하루 방송위원회 장례 행사를 갖고, 9일 2시 방송회관에서 규탄 집회도 진행했다.
장례식장에서 상장을 한 양문석 언론연대 사무처장을 만났다. 검은 상복까지 챙겨 입은 그 모습에 비장함도 느껴진다. 양문석 언론연대 사무처장은 한미FTA 협상을 무력화 시킬 시간이 1~2달 밖에 남지 않았음을 강조한다.
이하는 양문석 사무처장과의 짧은 인터뷰 전문이다.
한미FTA 협정 제 7차 워싱턴 협상에서 미국이 요구한 내용은
1. 지상파편성쿼터 현행 80%에서 50%로 하향 조정
2. SO(종합유선방송사업)와 PP(프로그램공급업) 소유지분 현행 외국인 소유지분 49%에서 51%로 상향 조정
3. 외국위성방송의 한국어 더빙 및 한국광고 유치 허용
4. 온라인 VOD 시장 전면 개방
5. 미래유보를 현행유보로 하향 조정
그러나 재경부가 온라인 VOD 시장 개방에만 반대하고 나머지 모든 요구에 대해 미국 협상단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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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문석 사무처장 |
한 예만 들자. 영화인들과 농민들이 한미FTA로 인해 피폐한 삶을 살게 될 것인가에 대한 지상파 방송 광고를 만들었다. 방송광고 심의위원회에서 사실상 광고하지 못하게 차단시켰다. 라디오 광고 테입도 6개 만들었다. 그중 2개만 허용 되고 4개는 역시 광고하지 못하게 됐다. 방송위원회가 장악하고 있는 심의위원회에서 한미FTA에 반대하는 광고는 모두 잘라낸 상황이다.
아마 우리 국민들 중에서 한미FTA 체결하자는 광고를 못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들은 한미FTA를 체결하면 선진국가가 된다는 내용을 국민의 의무적이고 강제적인 세금을 들여 백억 가까이 풀어가면서 내용을 광고하고 있다. 또한 그들이 장악하고 있는 지상파를 통해 내용이 아닌 이미지로 일방적인 찬성 논리를 선전하고 있다.
우리는 한미FTA 협상으로 인해 한국의 문화정체성, 삶이 얼마나 피폐화 되는가를 알리려고 했다. 그것도 쌀가마니 모은 돈으로, 자원 받아서 광고 제작한 거다. 그것 자체도 못하게 제도적으로, 공권력으로 막았다.
현 정부는 반대 의견을 가진, 이견이 있는 집단에 대해서는 제도적으로 입과 손을 막고 있다. 이는 20년 전 전두환, 박정희 군사 정권과 뭐가 다를까. 동일한 현상이다. 민주주의의 탈을 쓴 정권이 바로 이 노무현 정권이고, 이 매국정권이 국민의 기본권을 팔아먹는 길에 들어섰다. 그런데도 한국의 주류 언론들은 이들을 매국노라 지적하지 않고 있다.
한미FTA가 되고 발효되기 시작하면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정규직은 비정규직으로 계약직은 더 불안정한 자리로 내 쫓기게 될 것이다. 일자리와 고용형태의 문제에서 왜곡이 생길 것은 분명하다. 가장 큰 피해 분야로 꼽히는 농업은 최소 2조 5천억의 생산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국내 부품 소재 산업도 버틸 수 있을까. 일을 하고 싶어도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
방송의 예만 들어도 분명하다. 현재 우리는 케이블TV를 월 5천원, 지상파 방송을 2천 5백원에 보고 있다. 한미FTA 협상으로 인해 지상파가 무너지게 되면 우리는 유료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그것도 5천원과 2만원 사이에서 결정되던 케이블 요금이 ‘지상파’라는 경쟁 상대가 없는 독과점 상태에서 가격인상은 불을 보듯 뻔하다. 단순히 시청각 영역 뿐만이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결국 가계의 적자는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에 등장할 빅브라더는 바로 그들의 이해에 충실한 집단들이 한국의 모든 권력을 잡게 된다는 것이다. 한 예로 금융 거래를 하는 사람들은 정보가 돈이다. 그렇다면 YTN, MBN같은 방송 보다는 한미FTA 협상의 결과로 더빙돼서 24시간 전세계 방송이 방영되는 CNN 방송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미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의 주식시장은 심한 몸살을 앓는 정도다. 당연히 CNN을 통해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동향이 직접적으로 한국 사회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생기게 되면 서울, 부산, 대구 사람들의 얘기 보다는 한국에 살면서 한국의 얘기를 들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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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상객(?)들이 로비를 채우고 있다. |
또한 이런 방송 미디어의 영향력은 선거시기에 여론 조작을 위해 동원 될 것이고 결국 사법, 정부, 행정부 까지 철저히 친미 인사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이해해 철저히 복무하는 집단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이다. 1948년 소설속의 빅브라더는 한미FTA를 통해 한국 사회에 등장하는 셈이다. 여론, 언론의 다양성 자체도 붕괴될 것이다.
국회 비준을 못하게 해야 한다. 정부가 시키려 해도 국회에서 비준을 거부하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가진 시간이 불과 1-2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한미FTA가 통과된다면 우리나라는 없는자들의 지옥이 되는 셈이다. 그런 세상을 살아갈 순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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