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국립대법인화법 입법 예고, 대학주체들 반발 예상

교수노조,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결정판"

교육인적자원부는 9일 '국립대학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국립대법인화법)'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국립대 당국과 교수 등 교육주체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입법예고 취지와 관련해 "국립대법인화는 현재의 정부조직형태의 경직적, 타율적, 현상유지형 운영체제를 유연하고 자율성을 갖춘 변화지향적인 운영체제로 전환함으로써 국립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학이 자기책임 하에 스스로 발전전략을 수립, 추진하고 특성화된 교육 연구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입법예고한 '국립대법인화법'의 주 골자와 관련해 "국립대학을 국가로부터 독립된 법인형 조직으로 전환함으로써 인사, 재정, 조직에 있어서 자율성을 확보하도록 하고, 현재 학내 구성원 위주의 폐쇄적인 운영체제로부터 다수의 외부인사의 참여가 보장되는 개방형 운영체제로 전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밝히고 "국립대법인화를 통해 국립대학이 기존의 정부조직형태로 운영되는 시스템과는 달리 조직의 설폐, 교직원의 인사, 예결산 결정권 등에 있어서 광범위한 자율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립대의 자율성을 증대한다는 취지에 따라 정부로부터 국립대학법인으로 이관되는 주요 권한은 △예산 편성, 결산에 대한 의결권 △교직원의 채용과 승진, 보수 등 인사운영의 결정권 △필요한 조직의 설,폐결정권 등이다.

국립대법인화법은 4월 국회에 제출된다.

민교협, 국립대법인화 대학운영의 기업화 및 서열화 촉진 할 것

이미 지난해 말 교육부가 주최한 국립대법인화 추진을 위해 두 차례 진행된 공청회에서 전국교수노동조합(교수노조),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민교협) 등 교수단체들의 반대를 확인한바 있다.

이후 즉각 민교협은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의 공공적 책임 방기 △대학등록금 인상 △대학운영의 기업화 △대학 간 격차와 서열화 촉진 △대학민주화 후퇴 △고용불안정 등 '국립대법인화'에 대한 6가지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기도 했다.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결정판"

국립대법인화법이 입법예고되면서 교육주체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김철홍 교수노조 국공립대위원장은 참세상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고등교육 진학률이 80%가 넘는다는 것은 대학교육이 일반교육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교육의 사회적공공성을 확보해야 하는 국가에서 오히려 이러한 책무를 방기하는 행위"라고 분명한 반대의 입장을 피력했다.

김철홍 위원장은 "한국 고등교육 예산에서 국가예산이 차지하는 부분이 15%로 OECD 평균의 1/6 정도에 불과, 국가가 지원하는 부분이 늘어나야 하는데, 지금의 15%를 늘리지는 못할 망정 줄이면서 국민들에게 부담을 지우겠다는 것"이라며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결정판"이라고 지적했다.

김철홍 위원장은 "수요자들의 부담이 증가한다는 것은 돈이 있는 사람들만 교육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국립대법인화는 계급의 재생산 기제가 되고 교육의 사회양극화가 심화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수노조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록금후불제와 지역형공립대 형태를 주장하고 있다. "지역형공립대는 중앙정부가 교육재정의 일정부분을 부담하고 지방정부가 규모에 따라 함께 부담하는 형태"라고 김철홍 위원장은 밝혔다.

한편 정부는 신설되는 울산과학기술대학교를 법인화할 생각으로 마련한 '울산과학기술대학교 설립운영 법률'이 6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립대법인화법의 입법 지연으로 2009년 울산과기대 개교가 어려울 수도 있어 울산과기대법을 의원입법으로 먼저 처리했으며, 공립대에서 국립대로 전환하는 인천 시립대와 신설되는 울산과기대를 2009년 3월까지 법인화하고 오는 2010년까지 서울대를 포함한 5개 국립대를 법인으로 전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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