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점령 종식! 즉각 철군!”

“교통을 막은 것도, 법 위반을 한 것도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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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7일 오후 3시 서울역에서 ‘이라크파병반대국민행동’ 주최로 ‘3.17 이라크 침략 4년 규탄 국제반전공동행동’이 열렸다.
1500여명이 서울역 광장에 모인 가운데, 집회를 끝낸 참가자들은 경찰의 저지 속에서도, 애초 행진 신고를 낸 경로대로 행진을 강행하며, “이라크 점령 종식! 즉각 철군!”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대오는 경찰의 저지 속에서 원래 정리 집회를 하기로 한 청계광장에서 마무리를 하지 못했지만, 광교 사거리에서 연좌를 하며 7시 경 집회를 정리했다.

미국이 침략한 국가들,
일일이 열거하기엔 너무 길어


특유의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다(Our Word is Our Weapon)'이라는 말로 집회 연설의 문을 연 정광훈 파병반대국민행동 정광훈 대표는 “전쟁은 있어서도, 해서도 안 되고, 무기도 만들어서도 사용해서도 안 된다”며 미군과 한국 파병군인은 즉각 돌아와야 하고 전쟁은 끝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광훈 대표가 최근 자신이 읽은 책 한권을 들고 나와 그 책에서 미국의 침략을 받은 국가들을 파라과이, 베트남, 쿠바에서부터 한국까지 줄줄이 읽다 너무 길어 숨차 하자, 집회에 참가한 대중들을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정부는 아직 철군계획도 없어” 비난
“노무현 대통령도 정권교체대상”


9월 아르빌 현지에 다녀온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도 단상에 올랐다. 이영순 의원은 지금 여기 서울역 광장 뿐만 아니라 대구, 부산에서도 이라크 전쟁 중단과 철군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며, “노무현 정부가 집회를 막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며 집회 불허 방침을 결정한 정부의 결정의 정당성을 반문했다.

이영순 의원은 “국민의 의사에 반해 미국을 위해 세금이 쓰이고 있다”며, “작년 말 국회에서 6월까지 철군계획을 세울 거라더니, 최근 확인된 바로는 아직 계획 없다고 국방부에서 답했다”고 이영순 의원은 정부를 비난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20년 전에 외쳤던 미국의 꼭두각시는 물러가라는 구호를 지금 외치고 싶은 기분”이라며, 미국의 침략전쟁에 동조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미국의 침략 전쟁에 동조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난과 분노는 김광일 다함께 운영위원의 발언에서도 이어졌다. 미국이 “정권교체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정권 교체가 되어야 할 것은 침략전쟁을 하고 있는 미국의 부시, 토니 블레어, 그리고 함께 동조하고 있는 노무현대통령”이라며,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전쟁기지가 넓어지면 투쟁도 계속될 것”
미군 철수 없이 이라크 비극 끝나지 않아


2003년 파병반대 병역 거부자로 주목을 받았던 강철민씨도 연단에 올랐다. 강철민씨는 집회연단에서 집회대오 방향이 아니라 서울역을 오가는 시민들에게로 방향을 틀어 연설을 하며, “서울 시민 여러분이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셔서 경찰이 막아도 침략전쟁, 파병을 끝장내자”라고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평택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진재연 사회진보연대 활동가는 “미군이 철수하지 않는 한 이라크의 극단적인 상황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군 철수만이 이라크의 극단적 상황을 끝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재연 활동가는 “미국이 전쟁기지를 넓히고, 관타나모 테러 수용소를 확대하고 있다”며 “파병을 할수록, 기지가 넓어질수록 투쟁을 계속될 것”이라고 투쟁의 의지를 높였다.

“Stop! 경찰폭력”
인권단체들, 경찰 폭력 감시에 나서




이번 집회에서는 “Stop! 경찰 폭력”이라고 쓴 노란색 플랑을 들고 손에 카메라를 든 인권단체들이 ‘경찰폭력 인권침해 감시단’을 만들어 경찰 폭력 감시에 나섰다. 최근 들어 집회 불허 등 정부의 강경대응방침이 나오면서, 집회에서 경찰의 폭력과 인권침해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한 경고이다.

인권침해 감시단은 집회 끝에 직접 집회에서 인권을 지키기 위한 가이드를 직접 설명하며 일일이 대처 방법을 설명해주기도 했다. 인권침해 감시단이 노란색 종이에 적인 가이드에 대한 설명을 마치자 사회자는 집회에서 경찰폭력으로 발생하는 “인권침해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신고’인지 ‘허가’인지 헷갈리는 경찰
월권행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셈


집회가 끝난 5시 경 참가자들은 신속히 서울역에서 예정된 행진코스대로 이동하기 위해 서울역 광장을 빠져나가려고 했다.

“남대문 서장의 위임을 받아 경고합니다”로 시작된 경고방송과 함께 경찰은 시위대의 진출을 막았다. 경찰은 “집단적으로 진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시민불편과 도로교통 방해를 이유로 행진을 불허하고 개별적으로 청계광장으로 갈 것을 종용했다.



현행 법으로 집회는 신고사항이지 허가사항이 아닌데도 경찰은 “서울역에서만 집회가 ‘허가’되었다, 진출을 ‘허용’되지 않는다”는 등의 표현을 쓰면서, 스스로도 신고사항인 집회와 행진을 허가사항으로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이에 집회 참가자들은 “평화행진 보장하라, 행진자유 보장하라”는 구호로 집회의 자유를 요구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국민행동이 집회 및 행진에 대한 신고를 내자 "도심 주요도로이기 때문에 교통에 방해된다"며 금지를 통보했었다. 이에 국민행동은 "지난 4년간 반전행동은 같은 시기에 똑같은 코스로 행진했다"고 반박하며 지난 13일 재차 같은 내용의 집회 신고서를 냈다. 그러자 경찰은 "행진시 인도를 이용하고 광화문이 아닌 청계광장으로 행진하라"며 '조건부 통고'를 했다.

서울 경찰청은 지난 달 파병반대 국민행동이 집회 및 행진 신고를 내자 불허 통보를 했으나 13일 낸 집회 신고에 대해 “행진 시 인도를 이용하고 광화문이 아닌 청계광장으로 행진”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행진은 ‘허가’사항이 아니라 ‘신고’사항이 아니라며 애초 신고한 대로 서울-명동-광화문으로 행진을 시도했다. 경찰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남대문-명동을 거쳐 1차선을 통해 광교사거리까지 진출한 행진대오는 광화문으로 가는 길목을 막은 경찰과 6시경 대치를 시작했다.




“경찰언니 바보, ‘집시법’도 몰라요?”
'집회 불허, 조건부 제한' 정당성 없다


평택 지킴이 활동가들은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함께 평택의 평화를 바라는 노래를 부르며, 평화를 원하는 시위대의 마음을 전했다. 경찰 방송 차량에서 계속해서 시위대에게 해산을 종용하는 경고메시지를 내보내자 “경찰언니 바보, ‘집시법’도 몰라요?”라는 메시지를 적어, 철벽같이 싸여 있는 전경너머 방송차가 볼 수 있도록 까치발을 들어 보여주며, 항의하기도 했다.



정영섭 사회진보연대 활동가는 “300명이 인도를 통해 행진하라는 통보가 어제 나왔다. 종로로 나가지 말라는 이야기다.”라며 정부가 사실상은 ‘조건부 허가’를 한 것에 다름 없어, 불법 행위를 정부에서 오히려 한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애초 파병반대 국민행동은 약 2000여명 규모를 집회 신고를 했으나, 정부에서 마음대로 300명이라는 인원을 결정해서 인도로 행진하라고 통보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이해가지 않는 대목이다.

원래 행진신고대로 행진을 하겠다는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 측의 대치는 약 1시간가량 지속되었다.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파병반대국민행동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우리는 4년간 전 세계의 시민과 함께 평화적 집회를 같은 경로를 통해 해 왔다. 오늘 서울역에 50대의 차량으로 버스차선을 포함해 2개 차선을 막은 것은 경찰이다. 인도로 행진을 하라는 것은 경찰의 월권행위이다. 경찰은 행진을 하는 동안 30분 동안 바리케이트로 우리를 막았다.”며 “법을 위반한 것도, 교통을 막은 것도 경찰”이라며, 오늘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경찰 측에 있음을 못 박았다.

파병반대 국민행동은 이날 집회 결의문에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점령 종식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파병 한국군 철수 △부시정부의 이란 공격 계획 중단 △노무현 정부의 레바논 파병 즉각 철회 △집회, 시위의 자유를 비롯한 민주적 권리 억압 중단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