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집회도 어김없이 ‘헌법 제21조 제1항’에 명시된 ‘집회시위의 자유’는 하위법인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의해 보장받지 못했다. 경찰은 ‘거침없이’ 방패의 날을 세웠다. 기자회견은 경찰벽에 포위된 채 진행됐으며, 농축산비대위 대표자들의 항의서한은 경찰의 ‘날선 방패’에 받는 이 없는 공허한 메아리로 남겨졌다.
이 시각 협상장의 양측 협상단은 농업,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타결안을 마련했고, 자동차, 쇠고기 등 남은 쟁점과 관련해서는 합의를 이루기로 합의했다.
신자유주의와 경찰폭력은 한선상, ‘신자유주의 경찰국가’
소위 신자유주의 세계화 개방바람 속에 필연적으로 민주주의는 훼손될 수밖에 없었다고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주장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만난 인권단체연석회의 경찰대응팀의 박진 활동가는 이를 두고 ‘신자유주의 경찰국가’라고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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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 인권단체연석회의 경찰대응팀 활동가, 그는 다산인권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다. |
인권단체들은 집회 비신고 원칙, 경찰폭력 모니터링으로 응수했다. 박진 활동가는 평택, 부안 등 그간의 운동 모두 볼복종 운동의 하나였지만, 신자유주의 경제세계화의 완결판으로 불리는 한미FTA가 경찰폭력과 함께 임박해가는 상황에서 ‘경찰 폭력’에 대한 불복종 활동은 필연적이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강조한다.
우리 운동 속의 불복종
지난 3.10 광화문에서 열린 ‘한미FTA범국민대회’는 이례적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관심은 그리 오래가진 않았지만, 대회에서 취재하던 기자에 대한 경찰 폭력이 도화선이 되었다. 당시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성명을 통해 ‘노무현 즉각 퇴진’을 주장했다. 이 내용을 보도한 언론은 ‘참세상’뿐이었다.
박진 활동가는 “경찰폭력에 대한 진상조사활동들을 벌여왔고, 발전노조, 부안, 평택 등에서 감시활동을 해왔다. 이러한 감시내용을 가지고 시정을 요청하고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지만 실제로 된 것은 없었다. 그러다 3.10범국민총궐기 대회에서의 경찰폭력 사태까지 온 것이다. 사실상 기자폭행으로 가시화되었지만, 경찰폭력은 상시적이었고 일상적이었다. 집시법 개악안이 나오면서 결국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복장단속과 무인카메라비행기 도입 등 집회시위에 대한 탄압이 더욱 심해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시적으로라도 경찰폭력에 대한 불복종 활동을 벌여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진 활동가는 ‘불복종’이란 어휘도 조심스럽게 사용한다. 노사관계로드맵, 비정규직법 등 노동자들의 투쟁과 미군기지 이전을 반대하는 평택 대추리도두리 주민들의 투쟁, 새만금 방조제에 따른 부안 지역 환경 운동 등 노무현 정권 집권 내내 벌어졌던 각 지역의 활동들이 현재의 체제와 정세의 기류를 거스르는 활동들이었다는 점을 상기해볼 때, 특정활동을 ‘불복종’이라고 칭하는 순간 그 외의 나머지 운동들이 역규정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박진 활동가는 그런 의미에서 덧붙인다. “불복종의 권리라는 것은 한국사회에 한두차례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간의 저항운동이 모두 불복종운동이라고 본다.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확장 반대 운동도 그렇고, 부안, 노사관계로드맵 등 노동자들의 투쟁도 그렇다. 이번의 불복종도 지금까지 진행되어왔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총력을 다하겠다
기존의 불복종이 신자유주의 체제 그 자체에 대한 것이었다면, 인권단체연석회의에서 한시적으로 진행하게 될 불복종 운동은 “신자유주의 체제 완성을 위해 불수불가결하게 요구되는 경찰폭력”을 과녁으로 삼았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다. 보다 대중적일 수 있겠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라는 구호가 그 당위와 관계없이 대중과의 괴리를 수반했다면 경찰폭력에 대한 불복종 운동은 보다 가시적이고 현상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최종 과녁은 노무현 정권으로 표상되는 신자유주의 체제 그 자체라는 점을 이미 앞서 밝힌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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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협상장인 하얏트호텔에서는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농축수산비대위 대표자들이 기자회견을 마친 후 항의서한을 전달하려하자 경찰은 이를 저지했고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인권단체연석회의 활동가들은 경찰폭력에 저항하는 활동들을 함께 진행했다./자료화면 |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집회를 허가제로 운영하던 경찰의 대응과 관계없이 비신고제를 원칙으로 삼았다. 불가피하게 신고하더라도 경찰의 허가여부와 무관하게 집회시위를 진행하겠다는 것이 인권단체연석회의의 불복종 방침이다. 또한 경찰폭력에 대한 감시활동도 진행한다.
박진 활동가는 “지금의 불복종 활동은 경찰폭력에 대해서 문제 지점을 모두 지적하겠다. 차벽의 폴리스라인도 잘못되었다. 증거확보를 위해 사찰 활동하는 행위도 잘못이다. 모든 잘못 행위에 대해서 가르쳐주겠다. 또한 불복종 운동기간에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집시법 개정안을 낼 예정이다. 또 이렇게 나온 안을 가지고 논쟁하고 토론해보자고 제안도 할 것”이라고 경찰폭력 감시 활동에 대한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인권단체연석회의를 비롯한 한미FTA저지를 위해 나선 각 공동대책위도 막판 총력전으로 임할 태세다. 그중에서도 인권단체연석회의는 불복종 운동 외에도 대중과 만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보셨을지 모르겠다. 떳다 그들. 그저 우두커니 서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온몸으로 촛불문화제 선전에 나선 봉투행동단에도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나섰다. ‘유쾌한 저항’ 발칙한 그들의 활동은 기실 총력전으로 다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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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촛불문화제 선전을 위해 나선 봉투행동단, 이들이 출근길 지하철 곳곳에 출몰(?)했다. 인권단체연석회의 활동가들은 이 활동에도 참여했다./자료사진 |
박진 활동가는 “경찰폭력에 행동에 대한 미신고 집회 강행할 것이다. 집회시위자유의 경각심을 주는 것도 해야 할 일이다. 한미FTA 저지 하기 위한 투쟁을 물러서지 않고 하겠다”고 각오를 밝힌다.
한편 중동3개국 방문에 나선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시각 29일 마지막 방문지인 카타르 도하에서 “한미FTA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시각으로 협상 시한 3일을 남겨둔 지금 서울, 평택, 부안 등 각 지역의 한미FTA 저지를 위한 운동은 또다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안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의 불복종 운동이 대중 속으로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갖고 파고들지 주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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