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의원 16명이 “한국의 노동권 상황은 독재정권 하에서 보다 현저히 악화되었다”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미 하원의원 16명은 한국정부와 미 무역대표부에 한국정부의 노동권 탄압에 깊은 우려를 담은 항의서한을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또한 수잔 슈왑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도 발송했다.
“한국의 노동법과 관행 걸림돌”
이런 미 하원의원들의 한국정부에 대한 비판은 한미FTA 최종 타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달 된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미 하원의원들은 “노동권 문제는 양 자 간 통상 관계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하다”라며 “통상 혜택의 공평한 재분배를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노동자가 자신들의 노동기본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 하원의원들은 “한국의 노동법과 한국정부의 현 관행들이 노동기본권의 전면적인 행사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양국 간의 경제 관계로부터 파생될 수 있는 경제적 기회를 전적으로 향유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미 하원의원들의 지적은 한국정부의 주장대로 한미FTA가 설사 노동자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하더라도 한국정부가 노동기본권을 제대로 지키지 않기 때문에 “경제적 기회를 전적으로 향유하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한미FTA는 초국적 기업의 이익만을 보장할 뿐 한국 노동자, 민중들에게는 전혀 이로울 게 없다”라며 “나아가 한국정부가 애초에 공언했던 양국 간 최소한의 ‘균형이익’조차 확보하는데 실패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 건설노동자 탄압에 국제기준에 맞지 않는 법 개정까지
미 하원의원들은 구체적으로 한국정부의 대표적 노동권 침해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탄압 △건설노동자 구속 △비정규직 노동자 확산 △국제노동기구 기준 무시 등을 지적했다.
이들은 한국정부의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 사무실 폐쇄 조치를 비판하며, “노동조합에 대한 침탈이 국제노동기구 아시아태평양지역 총회가 한국에서 열린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벌여졌다는 것이 믿기 어려울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건설노동자들의 대규모 구속사태에 대해 “수십 명의 노조원들이 파업 조직화나 시위 등을 포함해 합법적인 노조 권리 행사 때문에 수감되어 있는 현실”에 유감을 표했다.
또한 작년 12월에 통과된 비정규 법안에 대해 “사용자로 하여금 노동자를 최대 2년까지는 비정규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준 작년 말의 노동법 개정은 불행하게도 거의 2년 근무가 되 되는 노동자들을 정규직화가 아닌 대량 해고로 내몰리게 하고 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작년 한국노총과 경총, 노동부가 복수노조 3년 유예와 전임자임금 금지를 맞바꿔 노사관계로드맵을 합의하고 국회에서 처리한 것에 대해 “한국정부는 ILO가 지적한 노동법 상 문제점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는 더욱 악화되었다"라며 ‘용납할 수 없다’, ‘납득할 수 없다’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한국정부의 노동권 탄압을 규탄했다. 노사관계로드맵의 문제로는 △복수노조 금지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교섭 금지 △직권중재와 필수공익서비스 범주 확대 △부당해고 노동자 원상회복 조항 삭제와 금전 보상 허용 △정리해고 예고기간 축소 등을 지적하며 노사관계로드맵 관련 법안 개정이 국제적 노동권 기준에 맞지 않음을 확인했다.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들어라”
민주노총은 “미 민주당 하원의원의 시각에서조차 한국의 노동법 및 노사관계는 국제기준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노동자 구속과 공무원·건설노동자 탄압 등 노무현 정부의 억압적인 노동정책에 국제사회가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준다”라며 “한국 정부가 미 하원의원들을 포함해 국제사회의 노동탄압 중단과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노동법·노사관계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진지하게 경청할 것”을 촉구했다.
공무원노조도 입장을 내고, “국제사회의 일반적 시각 속에 한국은 여전히 독재 정권 하의 노사관계 틀을 벗어나지 못한 노동권 후진국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공무원노조 탄압과 노동권 억압은 국제사회의 공분과 외면을 부를 뿐”이라고 지적하고, “국제사회의 공무원노동자 기본권 보장 권고를 거부하고 대화를 외면하는 한국정부의 구시대적 작태는 결국 상응하는 단죄를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했다.
[전문] 미 하원의원 16명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낸 항의서한
미국 의회
워싱턴 DC 20515
2007년 3월 23일
수신: 대한민국 노무현 대통령
제목: 한국의 노동 상황
노무현 대통령께:
1996년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할 당시, 한국 정부가 독재정권 하에서 노동기본권을 침해하는 수많은 법과 관행을 신속하게 개혁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노동권 상황은 현저히 악화되었습니다. 작년 말 정부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사무실들을 폐쇄하였습니다. 조합원들을 사무실에서 끌어내기 위해 폭압적인 무력을 사용하였으며, 그런 다음 노조 사무실 문을 용접 폐쇄하였습니다. 노동조합에 대한 이러한 침탈이 국제노동기구(ILO) 아시아태평양지역 총회가 한국에서 열린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벌어졌다는 것이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또한 우리는 수십 명의 노조원들이 파업 조직화나 시위 등을 포함하여 합법적인 노동조합 권리 행사 때문에 수감되어 있는 현실에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들 중 몇몇은 수 년 동안 수감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시에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에 대하여 사용자들은 “업무 방해”(즉 파업, 시위 등)를 이유로 수만 혹은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파산으로 내몰리고 일부는 모든 부동산과 자산을 잃고 자살하기도 했습니다.
정규직 풀타임 노동자 대신 비정규직 노동자를 사용하는 현실 또한 우려스럽습니다. 현재까지 비정규직은 전체 노동력의 55%에 달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평균적으로 정규직 노동자보다 50% 미만의 임금을 받고 있으며, 기본적인 보건 및 복지 혜택을 누리는 것도 훨씬 힘들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는 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노동기본권을 효과적으로 행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화물차 기사 등 “독립적 계약자들” 역시 한 사용자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노동자로 분류함으로 인해 노동조합 권리를 심각히 제한받고 있습니다. 사용자로 하여금 노동자를 최대 2년까지는 비정규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준 작년 말의 노동법 개정은 불행하게도 거의 2년 근무가 다되는 노동자들을 정규직화가 아닌 대량 해고로 내몰리게 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정부는 ILO가 지적한 노동법 상의 수많은 문제점들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는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정부는 최근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첫째, 2010년까지 복수노조에 대한 위법적인 금지를 지속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용납하기 힘들게도, 2010년 이후에는 노동자와 사용자들이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에 대해 교섭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납득할 수 없게도, 두 가지 종류의 직권중재 형태 중 하나를 온존시켜놓고, 필수공익서비스 범주를 확대했다는 점입니다. 네 번째는 부당해고된 노동자에 대한 의무적 원상회복 조항을 없앤 것으로서 사용자로 하여금 원상회복과 금전적 보상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다섯 번째는 정리해고의 경우에 예고 기간은 60일에서 50일로 줄인 것입니다.
아시겠지만, 노동권 문제는 양자간 통상 관계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합니다. 우리는 통상 혜택의 공평한 재분배를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노동자가 자신들의 노동기본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한국의 노동법과 한국정부의 현 관행들이 노동기본권의 전면적인 행사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결과적으로 양국 간 경제 관계로부터 파생될 수 있는 경제적 기회를 전적으로 향유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귀하께, 적법한 노동조합 활동으로 인해 수감된 모든 노조원들을 석방하고 ILO 권고를 전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가급적 빨리 취하실 것을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원의원 마이클 H. 미처드
하원의원 스티븐 린치
하원의원 쟌 샤코스키
하원의원 필 헤어
하원의원 브루스 브랠리
하원의원 라울 그리잘바
하원의원 마시 캡터
하원의원 찰리 윌슨
하원의원 베티 서튼
하원의원 데니스 쿠치니치
하원의원 린다 T. 산체스
하원의원 스티븐 로쓰만
하원의원 피터 드파죠
하원의원 제임스 오버스타
하원의원 태미 볼드윈
하원의원 힐다 솔리스
동보수신: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수잔 슈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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