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을 하며 승객들에게 평소 모아뒀던 신문기사나 범국본 선전물을 보여주며 한미FTA 반대 투쟁에 동참할 것을 설득했고,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접한 29일에는 교대시간을 쪼개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허세욱 씨는 민주노동당 창당 시기인 2000년부터 당원으로 가입해, 소속인 관악구위원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 왔다는 것이 주변인들의 전언이다.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의 한미FTA 반대 단식이 시작된 이후부터 휴일마다 농성장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달 9일 한미FTA 반대 1인시위에 참가한 허세욱 씨의 모습. [출처: 민주노동당 관악구위원회] |
이봉화 위원장은 “허세욱 씨는 지난달 9일 관악구위원회에서 1인 시위를 했을 때도 아침 일찍부터 시위 장소에 나오는 등 성실했고, 평소 공부를 열심히 했다”며 “유서 내용에도 나와 있지만 한미FTA와 관련해 투자자-국가 제소제 등 협상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았고 주변 동료들에게 한미FTA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봉화 위원장은 “허세욱 씨가 ‘굴욕적 협상을 하는 노무현정권에 대해 참을 수 없고, 미국이 이렇게 우리나라를 괴롭히는 것을 가만두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항상 하셨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긴급 성명을 내고 “민주노동당은 허세욱 당원의 분신에 황망함과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며 “자신의 목숨을 던져서까지 한미FTA 협상을 저지하려는 국민의 저항에 정부와 협상단을 눈을 감지 말아야 하며, 더 이상 한미FTA 협상 강행은 그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도 성명을 통해 “이익의 균형도 불문한 채 타결을 위한 타결로 치닫고 있는 한미FTA 협상이 평소 조용하고 온화하던 허세욱 씨와 같은 분을 극단적인 저항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라며 “위헌적이고 반민주적인, 그리고 사회양극화를 극단적으로 심화시킬 한미FTA를 향한 맹목적 질주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30일 소식지를 통해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진행했던 허세욱 씨를 인터뷰 기사로 소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