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법 처리 두고, '新여야' 구도 형성되나?

한나라-민노-시민단체 연합, 정부-구여권 압박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다뤄질 국민연금법 개정안과 기초노령연금법 제정안을 두고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을 상대로 격돌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두 법안과 관련해 본회의에서 수정대안을 제출하는 데 합의했기 때문.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의 합의안 도출은 지난 30일 민주노총, 한국노총,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참여연대 등은 지난 30일, 65세 이상 전체 노령인구의 80%에게 평균소득 5%에서 시작해 오는 2018년까지 10%로 상향하는 기초연금제도 도입을 정치권에 제안한 바 있다. 또 이들은 기초연금제도의 도입을 전제로 현행 소득비례연금의 소득 대체율을 2008년 50%에서 2018년까지 40%로 낮추고, 보험료는 현행 9% 유지하는 안을 정치권에 제안했다.

민노․한나라․시민단체, ‘수정안’ 수용 촉구하며 열린우리당 압박

이 같은 참여연대 등의 제안에 대해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은 시민단체들과 함께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시민단체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오늘 오후 본회의에서 수정대안을 제출키로 합의했다”며 “국회 법사위를 통과해 오늘 본 회의에 상정되는 두 안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함께 참석한 시민단체들도 “법사위를 통과한 개악안이 국회 내에서 광범위한 반대에 직면해 있고, 새로운 수정대안이 발의되는 이 시점까지도 정부여당(열린우리당)이 독선적 태도를 굽히지 않는다면, 이는 역사에 죄를 짓는 행위”라며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수정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현애자 의원과 시민단체들이 이 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개최하자, 바로 뒤이어 같은 장소에서 유시민 장관도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을 거세게 비판했다.

유시민,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정략의 산물”

유시민 장관은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제안한 수정안은 국가미래에 대한 아무런 고민 없이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정략의 산물”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그리고 시민단체들은 재원마련에 대한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은 채 정부에게 재원대책 마련하라고 한다”며 “이는 매우 책임성 없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유시민 장관은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내놓은) 기초연금제도가 시행될 경우 2008년 4.4조원. 2009년 5.9조원 2010년 7.1조원, 2018년 24.2조원에서 2050년에는 251.2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제도는 우리나라 전체 재정구조를 개편하지 않는 한 시행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통합신당모임, 정부 지원사격 나서

열린우리당 지도부도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의 수정안 제출 움직임을 비난하며, 유시민 장관을 거들고 나섰다.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선거가 바쁘다고 해서 재원은 없는데 선심 쓰듯 법안을 불쑥불쑥 내놓고, 되건 말건 무책임한 법안들을 남발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당으로서 옳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김한길 의원 등이 포진되어 있는 통합신당모임도 유시민 장관의 손을 들어줬다. 양형일 통합신당모임 대변인은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은 재원마련에 대한 대안 없이 선심성 정책으로 연금정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비판하며 현재 본회의에 올라온 두 법안에 대한 당 차원의 지지의사를 밝혔다.

과거 집권여당이었던 이른바 구여권의 가장 큰 두 세력이 정부의 안을 지지하고 있어 이번 논란은 ‘정부여당 대 야당’ 모양새를 띄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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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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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국본짱

    국민연금법,,,그게정말 국민들에게 필요한 거라면 통과 되었어야지,,단 한표의 차로 부결되다니,,,,참 세상에 어이없지,,,ㅡㅡ;; 국민들을 위한 거라면 좀더 신중하게,,왜 기권을 하는지 이해가 안감,,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