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FTA비상시국회의, 외부세력 포괄하는 국민회의 구성키로
정치권 내 反FTA 모임인 한미FTA협상졸속타결에반대하는국회의원비상시국회의(비상시국회의)가 외부 시민단체와 각계 원로들이 참여하는 反FTA국민회의(가칭)를 구성키로 하는 등 본격적인 세 불리기 작업에 돌입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을 비롯해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민생정치준비모임 천정배 의원 등 비상시국회의 소속 의원들은 9일 국회에서 워크샵을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정치권 내의 反FTA 전선이 어느 수준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상시국회의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워크샵을 개최하고 한미FTA 협상 결과에 대한 평가와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이날 정부에 협정문 및 부속서 공개를 요구하기로 했다. 또 상임위별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추진하기 위한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이날 비상시국회의는 “뜻을 같이하는 국회의원과 사회 각계 원로들, 그리고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들이 모두 함께 참여하는 가칭 한미FTA에반대하는국민회의(국민회의)를 구성함으로써 한미FTA에 대한 범국민적 반대운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反FTA 투쟁, 대중투쟁 중심에서 의회로 이동
이들의 이 같은 행보에는 수적 열세라는 한계를 외부 동력을 발판으로 돌파하고자 하는 계산이 깔려있다.
현재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의원들은 55명에 머물고 있다. 이 숫자로는 국회 비준 저지는 물론 국정조사 발동조건을 채우기도 힘들다. 따라서 비상시국회의 소속 의원들이 외부의 지원사격 없이 원내에서 제목소리를 내기란 불가능한 상황이다.
국민회의 추진 작업 시 그 일차적 대상으로는 전국 300여 개 단체로 구성된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가 당장 손에 들어온다. 범국본은 10일 회의를 열어 국민회의 참여 여부를 비롯해 구성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비상시국회의와 외곽의 범국본이 국민회의의 틀에서 만나게 되면, 그간 대중투쟁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온 한미FTA저지 투쟁의 전선은 정치권으로 급격히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범국본 참여단체들의 성향과 한미FTA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미묘한 차이가 있어 향후 구체적인 ‘투쟁 전술’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이미 범국본 내부에서는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주장되고 있는 국민투표 방안과 관련해 단체들 간의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정치권 反FTA, 농촌 출신과 열린우리당 내 왼쪽 그룹들이 키워드
비상시국회의는 국민회의 틀 안에서 밖으로는 범국본 등과 연대를 강화하고, 원내에서는 반대의원들을 규합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정치권 외곽의 동력이 여론을 형성할 수는 있으나, 구체적으로 국회비준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반대의원들을 결집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장 비상시국회의가 계획하고 있는 국정조사를 하기 위해서도 전체 의원의 4분의1선인 의원 75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비상시국회의 참여 의원들의 수를 최소 20명 이상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55명의 의원들을 정당별로 보면, 열린우리당이 23명, 민주노동당 9명, 민생정치준비모임 8명, 민주당 6명, 한나라당 3명, 국민중심당 3명, 통합신당모임 2명, 무소속 1명이다. 비상시국회의에는 민주노동당과 단식 중인 천정배 의원이 속해있는 민생정치준비모임 소속 의원 전원이 들어가 있다.
결국 세를 불리기 위해서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을 더 끌어들여야 한다. 비상시국회의의 ‘세 불리기’ 성공 여부는 각 당의 농촌 출신 의원들과 열린우리당 내 개혁성향 그룹들을 견인할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농촌 출신 의원들은 지역구를 의식해 표면적으로라도 反FTA에 다리를 걸칠 수밖에 없다. 또 이미 이들이 비상시국회의에 결합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 달 30일 비상시국회의가 첫 회의를 개최했던 당시에 비해 현재 8명 의원들이 추가로 늘어났고, 이들 대부분이 농촌 출신 의원들이다. 이미 농업 분야 한미FTA 협상과 관련해서는 노무현 대통령까지도 대표적인 피해분야로 꼽고 있어 향후 농촌 출신 의원들의 反FTA ‘다리 걸치기’는 가속화 될 가능성이 높다.
구여권 정계개편 구도에 反FTA 전선 종속되나?
문제는 열린우리당이다. 현재로서는 열린우리당 내 개혁성향 의원들을 견인해내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봉합되어 있는 열리우리당 소속 의원들의 탈당 움직임에 물꼬가 터질 경우 이들이 反FTA 전선으로 합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배경에서 천정배 의원은 “한미FTA 국회비준을 막기 위해 힘을 모으고 조직화해야 한다”며 “김근태 전 의장이 하루빨리 결단을 내리고 탈당해야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당내 30여 명의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민주평화연대(민평련)을 이끌고 있다. 그만큼 김근태 전 의장의 탈당은 민평련 소속 의원들의 추가탈당과 함께 비상시국회의의 몸집 불리기에 주요한 변수다. 열린우리당 내 김근태계 의원들이 비상시국회의에 모일 경우 물밑에서 진행 중인 '反FTA 교섭단체' 논의도 덩달아 급물살을 타게 될 수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현재까지 김근태 전 의장은 외부의 탈당 요구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열린우리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김 전 의장 입장에서는 단순히 反FTA만을 놓고 탈당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구여권의 정계개편 구도에 따라 정치적 손익계산서를 따져봐야 하는 입장이다. 아직까지 구여권의 통합작업에서 이렇다할 주도세력이 떠오르지 않았고, 열린우리당이 구심력을 완전히 소진하지 않은 상황에서 쉽게 결정할 일도 아니다.
결국 비상시국회의가 노리는 反FTA 전선의 확장은 구여권의 정계개편 구도에 종속되어 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지지부진한 구여권 통합작업이 계속 헛돌고, 열린우리당이 구심력을 잃을 경우에야 反FTA 전선확장의 기회를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구여권의 통합작업에 속도가 붙을 경우, 비상시국회의의 反FTA ‘세 불리기’ 구상은 난망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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