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저항권으로 한미FTA 저지를 통한 제도적 민주주의 실현해야
지난 23일 오후 2시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와 임종인 의원실 주최로 열린 토론회 ‘한미FTA와 한국사회 민주주의의 현주소’에서 발제를 맡은 오동석 아주대 법학과 교수는 “신자유주의가 헌법규범을 초토화하고 있는 지경에서 한미FTA는 한국경제 전반의 신자유주의적 개편을 완결시키는 계기”라며 “더 이상 한미FTA는 집회시위 자유 또는 더 나아간 시민불복종 차원이 아니라 저항권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헌법이 원초적으로 보장하는 민주주의의 수단”, 국민의 저항권으로 한미FTA 저지를 통한 제도적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미FTA가 민주주의와 인권의 핵심사항을 본질적으로 침해했다는 주장은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인권단체 등을 통해 다각도로 제기되었다. 37개 인권단체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는 결국 한미FTA가 타결된 국면에서 한미FTA의 비민주성을 폭로하며 4,5월 두 달 동안 불복종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419를 맞아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첫 불복종 행동으로 미신고 집회를 진행한 바 있으며, 두 번째 불복종 행동으로는 집시법의 독소적 내용을 폭로를 주제로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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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권으로의 변질이 한미FTA의 핵심!
오동석 교수는 한미FTA의 문제점을 민주주의적, 의회민주주의적 관점과 협상과정에서의 민주주의적 통제의 실종 등에서 찾았다. 오동석 교수는 “국민주권의 대내적 최고성과 관련하여 한미FTA는 ‘국민’의 핵심으로서 다수이면서 사회적 약자인 민중을 소외시킴으로써 국민주권을 침해하고 그것을 자본의 득세를 보장하는 ‘자본주권’으로 변질시킨다”며 “한미FTA 협상과정과 타결내용에서 정부는 국민적 차원에서의 국익과 경제적 효율성의 논리를 제대로 검증하지도 않은 채 일방적으로 한미FTA를 추진함으로써 헌법상 국민주권원리, 기본권보장원리, 권력분립원리, 법치주의원리를 무력화한 채 오히려 위험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연이어 또 다른 발제자인 레이 인권단체연석회의 경찰폭력대응팀 활동가도 “헌법이 원초적으로 보장하는 민주주의 수단밖에 남아 있지 않다”며 “유일하게 남아있는 거리에서의 저항 수단이 억압당하고 강제적으로 폭력에 길들여질 수밖에 없는 탄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오동석 교수의 주장에 동의를 표하고 모든 집회에 대한 금지, 반려통보, 100여개 경찰병력 배치, 강제연행, 차량침탈, 발언 저지, 집회장 난입 등의 지난 1년간의 경찰폭력 사례들을 소개했다.
한미FTA 타결 이후 민주주의 향방과 관련 다양한 해법 제시
그러나 한미FTA 과정의 민주주의 침해에 대한 부분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한미FTA 타결 이후 민주주의 향방과 관련하여 토론자에 따라 결을 달리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와 이계수 건국대 법학과 교수, 공계진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조성대 교수는 “미국의 경우, 비준의 1차적 권한이 의회에 있는데 반해 한국은 수정, 보완이 아닌 가부만 결정할 수 있는 등 의회의 권한이 거의 전무하다”며 “지방정부에게 통상조약에 관한 어떤 형태의 동의권을 부여하고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내용이 통상절차법에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개정을 주문하는 내용.
한편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자본에 대한 개입에서는 국가권력의 개입이 최소화되는데 반해 민주적 결정과정에서의 배제를 위해 경찰물리력을 강화하는 개념으로 신자유주의 경찰국가라는 개념을 사용해왔다.
이계수 교수 역시 신자유주의와 경찰국가를 연결해 설명한다. 이계수 교수는 “신자유주의라고 하는 것이 국가권력은 후퇴 하지만 경찰물리력은 강화되는데, 지금의 상황이라는 것이 전형적으로 최정점에 와있다고 본다”며 “인민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는 국가는 국민의 저항에 의해서 일정정도 후퇴했던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지금의 집회 시위를 단순히 집시법의 문제, 합법 적법의 문제를 넘어, 실물적인 투쟁의 관점에서 집회시위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동석 교수가 설명한 저항권과 연결되는 것.
그러나 이계수 교수는 이와 함께 헌법투쟁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계수 교수는 “자본의 힘에 의해 언론이 독점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공동체가 존재해야 하는 이상, 집회시위를 통해 인민들 민중들의 의사표현을 위해서는 사회권 투쟁이라는 것과 함께 생각해야 한다”며 “경찰폭력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자유주의가 폭력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큰 의미의 저항을 이야기하는데, 헌법투쟁에도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계수 교수의 주장은 한미FTA 타결국면에서 제헌적 수준의 헌법투쟁이 필요하다는 역설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공계진 부의장은 “한미FTA 시행될 경우, 의회민주주의 심대히 훼손될 것이므로 이후에는 국회가 이를 심각하게 인식하도록 각성을 촉구하고 압박해야 한다”며 “앞으로 체결, 국회 비준 등의 과정이 있는데, 국민들에게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지속적으로 주장하면서 대중투쟁을 촉발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회 한계 있지만, 구체적인 투쟁 전술을 고민의 계기 마련
이날 플로어 토론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보다 구체적인 대응전술이 나와야 한다고 토로한다. 한미FTA 타결 이후 대선국면, 정치국면으로 담론이 넘어가면서 ‘국민투표’ 등과 같은 정치적 요구에 대한 각 단위의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면적인 정치투쟁의 필요성은 나왔지만, 구체적인 전술은 제시되지 못했다.
강성준 인권단체연석회의 활동가는 참세상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국면을 대응투쟁의 전열을 가다듬는 소강상태로 보면서 “협상당시에는 협상내용의 득실의 문제로 보면서 한국이 손해 보는 협상이라는 것을 의도적으로 폭로했다면 타결 국면에서 다른 투쟁이 가야하는 것 아닌가하는 취지로 토론회 개최했다”며 “FTA협상의 문제에서 협상내용만 보면 정부쪽 협상단의 공과문제로 환원되는 반면에, 신자유주의 세계화 흐름 속에서 선진국들의 협상전략이 바뀌는 상황이 있는데, 한미FTA가 이런 신자유주의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전면적인 정치투쟁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고 그 필요성에 토론회 패널 모두 공감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강성준 활동가는 “투쟁 구호를 무엇으로 삼느냐가 문제인데, 범국본에서 정권퇴진 구호를 걸고 있지만 가능할 지는 미지수”라며 “이번 토론회가 한계는 있었지만 전면적인 저항이 필요성이 존재하고 구체적인 투쟁 전술을 고민해야 할 시점에서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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