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은 곧 연대와 협력”

ALBA정상회담, 통합의 새로운 모델을 마련

지난 29일 5차 ALBA(미주대륙 볼리바르대안) 정상회담이 베네수엘라 바르뀌시메또에서 막을 내렸다.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비롯해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까를로스 라게 쿠바 부통령 등 8개국의 정상들이 참가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ALBA의 전략 및 조직적 구조, 공동의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 논의와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

특히, 참가국들이 사회운동위원회 건설에 합의함으로써 향후 의사결정과정에 사회운동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구조가 열렸다는 점이 주목된다.

[출처: venezuelanalysis.com]


미국 주도의 자유무역과는 다른 길
미주볼리바르대안(ALBA)


ALBA는 2001년 미국이 주도하는 전미자유무역지대(FTAA)의 대안으로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의해 제안되었다. 초기 ALBA협정은 2004년 12월 베네수엘라, 쿠바, 볼리비아간의 협정으로 출발했으나 니카라과가 이후에 참가했다. 아이티와 에콰도르는 협정에 참가할 의사를 밝혔으나 아직 공식적으로 가입하지 않은 상태이다.

ALBA는 원칙적으로 미국 주도의 자유무역협정의 원칙을 거부하고 있다. 대신 빈곤을 퇴치하고 사회적 배제를 없애기 위한 지역 내 협력과 공동의 발전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ALBA는 엘리트들의 협정이 아니다. ALBA는 아래에서, 민중들의 풀뿌리에서 만들어졌다”며 “민중 없이 어떤 단결도 불가능하며 이것이 우리가 항상 다른 통합 노력에 대해 비판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니엘 오르테가 나카라과 대통령도 ALBA의 목표가 “높은 경제 통계 수치 또는 투자를 유인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오히려 민중들이 보건의료, 교육, 일자리 등을 확보함으로써 빈곤에서 벗어나는 등 민중을 이롭게 하는 데 있다”며 미국 주도의 자유무역과는 다른 길을 가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쿠바 부통령 까를로스 라게도 “통합은 곧 연대와 협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까를로스 라게 부통령은 “시장이 아닌 인간을 생각한다는 것은 정치를 기업, 은행, 다국적기업에 종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경제를 정치에 종속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5차 정상회담은 그 동안 통합을 위해 제안되었던 공동의 프로젝트 및 전략을 구체화함으로써 ALBA를 한 단계 더 전진시키는 것이었다.

사회운동도 ALBA 틀 안에

이번 정상회담의 첫 행사는 온두라스, 페루, 엘살바도르, 칠레, 쿠바 등에서 온 사회운동 활동가들과의 만남이었다. 각국 정상 및 대표들은 사회운동 활동가들을 만나 ALBA의 조직적 틀로 ALBA사회운동 위원회를 건설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렇게 되면 ALBA 정상회담, ALBA각료회의와 함께 ALBA사회운동위원회가 공식적 기구가 된다. 사회운동위원회가 설치되면 ALBA의 의사결정과정에 사회운동이 참가할 수 있는 경로가 마련된다는 의미가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차기 ALBA 정상회담에서는 각국의 대표 간, 그리고 각국 정부와 사회운동 간에도 합의 및 서명을 하자고 제안했다. ALBA의 틀 안에서 사회운동이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열릴 것인지 주목되는 지점이다.

에너지를 비롯한 공동의 프로젝트에 합의

양일에 걸친 정상회담 기간 동안 다양한 영역에서의 공동 프로젝트가 합의되었다. ALBA교육, ALBA보건, ALBA교육, ALBA식량, ALBA통신 등의 이름을 가진 프로젝트를 통해, 그 동안 베네수엘라에서 실험되었던 무상의료, 무상교육 프로그램 등이 ALBA전체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참가국 정상들은 농업에 대한 사회적 프로젝트에 지원할 목적으로 ALBA 기금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ALBA에너지 프로젝트도 이야기 되었다. 차베스 대통령은 ALBA 참가국에게 베네수엘라의 원유를 공급할 것을 제안했다. 베네수엘라가 미국 내에 소유하고 있는 정유시설을 매각하고 니카라과, 에콰도르, 볼리비아, 도미니카, 쿠바 등에 새로운 정유시설을 건설해 네트워크를 건설할 것도 제안했다. 가솔린 대신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등 에너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되었다.

이 밖에 많은 공동 프로젝트들이 논의되었다. 연간 5억 톤 규모의 스테인리스 스틸공장과 니켈 공장 건설에 대해 쿠바와 베네수엘라 간에 논의가 있었고, 이 외에도 니카라과의 알루미늄 공장 건설에 대한 협력, 볼리비아의 철광차원 추출 및 철강, 시멘트 공장 건설 등에 대한 토론도 진행되었다.

각국 정상, ICSID, 세계은행 탈퇴 선언에 서명

ALBA정상회담에서는 미국과 국제기구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

볼리비아는 국가투자분쟁해결기구(ICSID), 세계은행 등에서 ALBA국가가 탈퇴할 것을 제안했다. 이들 국제기구는 2005년 다국적 기업들이 볼리비아 정부에게 배상의 책임을 물도록 강요했던 2005년 볼리비아 가스 분쟁 당시 개입을 하면서 비난을 받았다. 모든 ALBA 회원국들은 이들 국제기구에서 탈퇴하는 선언문에 합의하고 서명했다.

5차 정상회담의 최종 선언문에서는 포사다 까릴레스를 석방한 미국을 비난하는 내용도 담겨있었다. 포사다 까릴레스는 전 미 CIA 공작원이자 베네수엘라, 쿠바 양국이 테러범으로 소환을 요구하고 있는 인물로 4월 보석으로 석방되었다. ALBA회원국은 상업채널인 RCTV의 방송허가권을 갱신해 주지 않은 베네수엘라 정부를 지지하는 선언에도 서명했다. 차베스는 미주기구(OAS) 인권위원회가 RCTV 사건을 인권위원회에서 다루기로 한 데 대해 비난하며, 만약 미주기구가 이번 사건에서 베네수엘라 정부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미주기구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강경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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