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민이 실질적으로 초대받는 장으로

[인터뷰] (가)사회운동포럼 준비하는 배경내 사랑방 활동가

지난 9일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에서 (가)사회운동포럼 준비회의가 진행됐다. 사무국 구성 및 공동의제 기획단 등 8월 말 개최 예정인 (가)사회운동포럼의 밑그림을 채웠다.

사회운동 공동의제(열쇠말) 기획단으로는 지역연대운동전략, 노동자사회운동, 새로운 사회운동활동양식, 사회공공성 확대전략 기획단 등을 두기로 하고, 의제별로 비정규노동자운동, 반전평화운동, 여성운동전략, 반빈곤사회운동 기획단 등의 핵심 주체들을 세웠다. 물론 환경, 생태운동 등 추가 가능한 다양한 기획단 구성의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가)사회운동포럼의 간담회 공동제안단위는 문화연대, 사회진보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등을 포함한 5개 단위이다. 이들은 “진보와 개혁으로 치장한 20년 기만의 역사를 청산하고, 20년 동안 공고화된 신자유주의 지배체제를 민중의 힘으로 변혁해야 할 역사적 기로에 서 있다”고 현재를 진단하며, (가)사회운동포럼을 통해 ‘신뢰’와 ‘연대성’을 회복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달 27일 진행된 (가)사회운동포럼 조직위원회 구성을 위한 간담회 모습

사회운동단위들이 부딪힌 현실의 고민, 시민사회단체들이 주도해 온 ‘한국사회포럼’과의 차별성과 다른 고민들을 제시한다. 현재 준비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20여개의 개인, 참가단위들의 고민은 절실하다. 대선, 87년 대투쟁과 97년의 IMF 구제 금융을 받은지 각각 20년, 10년을 맞는 2007년의 정세적 이유뿐만 아니라, 사회운동의 미래에 대한 자기고민의 절박함이 바탕에 깔려 있다.

2차 간담회 이후 공동제안 단위인 인권운동사랑방의 배경내 활동가를 만났다. (가)사회운동포럼을 정파단위 조직과정으로 해석하는 시각에 대해 오히려 그런 ‘틀’이 사회운동의 위기를 몰아 왔음을 지적한다. 또한 올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사회운동 단체들과 개인들 간의 활발한 소통과 지역단위에서도 포럼이 활발해지길 바란다는 바램도 밝힌다.

이하는 인터뷰 내용 전문이다.

(가)사회운동포럼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올해 (가)사회운동포럼을 개최하자는 내용으로, 3월 중순에 공개 제안이 됐다. 3월 27일 1차 간담회를 갖고, 2차 간담회가 1달여의 시차를 두고 진행됐다. 포럼에서 어떤 것들을 기대하고, 어떤 내용으로 참여할 것인가에 대해 내부 토론을 충실히 진행한 단위도 있고, 추가 토론이나 논의 없이 참여한 단위도 있다. 논의 과정에서 (가)사회운동포럼을 열고자 하는 비중의 차이나 위상, 성격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에 대해 지금까지는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포럼을 포럼답게 만들기 위해서, 지향하는 바를 잘 녹여내기 위해서는 공동의제를 뽑아내는 과정이나, 의제별 기획단이 튼실히 꾸려지는게 관건이다. 이는 좀더 지켜 봐야 한다. 비교적 기대했던 것 보다 다양한 단위가 결합하고 있고, 다들 문제의식과 갈증이 상당했음을 회의를 거듭할수록 느끼게 된다.

지금의 운동이 계속 패배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고,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누구는 변혁적 전망이라 하고, 누구는 대안적 사회운동이라고 하는데 기존의 사회운동에 대한 성찰과 반성 속에서 (가)사회운동포럼은 새로운 사회운동의 길을 모색하는 공동의 전망을 내놓는 장이라는 성격이 있다. 또한 지금 운동이 스스로에게 희망이 되지 못하고, 분업화된 구조, 고착화된 구조를 뛰어넘는 소통과 교류의 장이 돼야 한다는 것 또한 핵심 과제이다.

(가)사회운동포럼의 취지에는 십분 동의한다. 그러나 한 번 회의로, 강제력을 낮은 네트워크 운동의 한계 또한 쉽게 간과할 수 없다. (가)사회운동포럼이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전략단위, 정책생산단위 등 이후 활동에 대한 고민도 있나

아직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합의가 없다. 어떤 사람들은 상설적인 네트워크로, 일상적인 소통과 교류가 담보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지향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더 강제적인 조직의 상을 가질 수도 있고, 자기 운동이 추구하는 방식과 다르다고 판단되면 빠질 사람들도 있다.

상설적인 조직, 공동의 결정과 실천이 담보될 수 있는 조직 건설까지를 내다보거나, 지향하거나, 현재 그런 합의를 이끌어 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포럼을 통해서 상설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해도 올해 사회운동포럼의 중요한 성과가 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네트워크로 남을 것인지 다른 성격의 조직으로 전환할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미리 결정하고 간다면 조직성격 논의에 갇혀서 실제적인 내용을 마련하는 에너지를 빼앗겨 버릴 수 있다. 물론 각자의 기대가 다를 거고, 전면에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배경내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참가단위들을 보면 그간 사회의 공통의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실천한 단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단위들이 있다. 주체들의 목마름과 답답함은 실재한다. 사회운동단위들의 실천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있는가

지금의 한국사회, 지금의 사회운동에 대한 진단은 포럼을 준비하고, 논의하면서 합의를 만들어 가야 하는 부분이다. 초기 공동제안단위가 배포한 제안서가 지적하고 있는 것이 이념의 혼란, 대중성의 상실, 사회운동의 변혁성 소실, 연대성 파괴의 문제 등 전반적인 지금 운동에 관한 평가가 하나 있었다.

두 번째로 87년 이후의 민주주의에 있어서 우리는 사실 미완의 민주주의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논의 자체가 정지돼, 빼앗겨 버렸다는, 잃어 버렸다는 문제의식이 있다. 신자유주의 파고가 높아지고 전체적으로 법제화 되고 있는 시기까지 와 있는 상황에서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것 또한 초기 제안의 문제의식이다.

한편으로 잃어버린 민주주의 20년과 신자유주의 10년 그리고 운동의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제안서에 들어가 있고, 포럼 간담회에 참가하기로 한 단위들은 그 문제의식에 대한 공유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다만, 구체적인 극복과제라고 했을 때 사회운동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과제는 사회적 과제도 있고, 우리 운동의 재구성에 관한 과제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에 대한 합의는 이후 과제다.

한 예로, 사회운동 진영이 국제주의적인 전망과 시야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핵심 열쇠말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국제주의적 전망’이 (가)사회운동포럼에서 전체 공동의 전망과 행동 과제로 제출됐을 때는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이 포럼에서 합의를 만들어 가야 하고, 그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 포럼에서 열매로서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포럼의 방향은 여전히 모호하다. 현재는 모호할 수밖에 없지 않나. 진단, 평가에 더 관심이 있는 단위도 있고, 한국사회 진보의 과제, 전략적인 행동과제를 도출해 내는 것에 관심이 있는 단위도 있다. 그게 없어서 안됐냐, 신뢰, 연대성의 회복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단위도 있다. 연대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정세만으로 진정한 연대가 갖춰지는 것이냐. 한미FTA 저지로 다 모였지만, 각기 다른 구상을 하면서 모여 있는 것 아닌가. 이런 것들을 소통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지금까지 패배해 왔던 운동의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굉장히 중요한 전략 과제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각각 기준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애매하게 결합돼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모호하다’고 평가할 것이 아니라 여전히 우리에게 합의해 나갈 것이 많이 있구나, 어느 하나 덜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 잘 엮을 것인가가 중요하다. 그렇기에 구체적인 기획과정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포럼 준비과정을 정파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올해 출범한 한국진보연대(준)외의 좌단위의 사회운동단체들이 (가)사회운동포럼으로 새로운 판짜기에 나서는 거 아니냐는

어떤 것도 정파적으로 해석하고, 뻔하다고 先판단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위기의 징후라고 생각한다. 정파로 사전에 판단하고 대화 자체를 단절하는 좌, 우 등 무슨 무슨 주의라는 식으로 낙인찍는 경향들이 연대성을 훼손하는 중요한 원인들 가운데 하나이다. 내용을 보지 않고 껍질을 보는 거다. 딱지 붙이기식의 관행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대안이 있는가. 그런 오해는 정면돌파를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그러나 오히려 특정 정파의 결집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다른 정파에 속했다고 평가받는 단위나 이들을 의도적으로 결합시키는, 정파적 배분을 하는 것은 기존의 극복해야 할 ‘틀’속에 우리 스스로를 끼워 넣는 거다. 오히려 내용적으로 인권이나 페미니즘이나 생태나 다양한 개인들이 결합할 수 있는 구조나 내용을 갖춤으로써 정파적인 오해가 아닌 내용으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또한 특정 정파로 규정 짓기 어려운 단위들도 있고, 가치들의 소통도 중요하고, 이들을 적극적으로 결합시키는 것이 그렇기에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선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후보전술을 내거나, 대선에 참가할 자기 동력이 없는 단위들이 (가)사회운동포럼을 통해 의제 선점식으로 접근하는 거 아니냐는

사랑방 차원에서는 (가)사회운동포럼을 경유하는 형태로 일정을 잡아갈 계획이다. 대선과 관련해서 구체적 계획은 잡지 않지만, (가)사회운동포럼에서 나오는 공동행동과제가 있다면 추가적으로 모색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올해 사회운동포럼을 열다보면 대선에 관한 그런 규정성은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사회운동포럼 같이 하자고 했을 때 그런 고민들이 없지 않았다. 대선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결합할 것인가가 구체적인 초점은 아니었지만, 대선을 염두해 두고 이합집산이 이뤄지고 있는데 올해 그런 식으로 보내고 나면 이후 다른 이야기를 하기 어렵지 않을까. 새롭게 출범한 진보전략회의도 사실 힘없이 굴러가고 있는 상황에서 거기에서는 구체적인 대선 개입을 논의하고 있는 분위기도 있어서 사랑방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사실 사회운동이 1,2년 할 것도 아니고, 문제가 대선을 전후로 해서 있는 문제도 아니다. 특히 많은 단위들과 활동가들이 다들 목까지 차올라 있는 상황에서 이런 고민들을 모으는 장을 가져보자는 생각을 가졌다. 특히 작년에 평택운동을 평가하면서 평택 운동을 패배한 투쟁이냐라고 한다면 여전히 평가할 부분이 남아 있지만 그 자산을 잃지 않고 흩어지지 않게 모아나가는 계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랑방에서는 그 중 하나가 (가)사회운동포럼이라는 내부 고민이 있었다.

올해의 포럼은 ‘과정’과 ‘시작’에 방점이 찍힌 듯 보인다. 참가자들이 활동가들인지, 일반대중인지에 대한 상에 따라 내용도 많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올해의 상과 참가자들에 대한 구상은

올해 대중적인 참여가 열려진 상으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학술 심포지움과 강좌사업을 제안하는 단위들도 있다. 우선은 지금 참여하고 있는 단위들이 만나고 있는 대중들이 실질적 논의에 결합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을 만드는 것이 최대치이지 않을까.

예를 들어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의 경우도 (가)사회운동포럼에 결합하기로 했다. 전장연도 대중단위가 결합된 연대체인데, 소속단위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안들이 많이 고민된다고 했다. 과연 그런 고민들을 과정에서 녹여낼 수 있을까. 활동가 중심 조직들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회원이나 자원 활동 등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중들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들의 문제의식을 함께 하면서 한 배를 탈 수 있다면 이후에 좀 더 넓어진 대중성과 힘과 자신감을 가지고 좀 더 대중성을 가진 포럼을 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서울 경기지역에서 먼저 시작하고, 각 지역의 포럼을 만들어 질 수 있도록 전망하고, 지향하고, 지원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이다.

  배경내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포럼’이라는 형태가 그렇듯, (가)사회운동포럼도 강의와 같은 토론 일변으로, 기존의 틀을 벗어나야 할 과제가 있다

(가)사회운동포럼은 개인 참여가 보장돼 있다. 큰 규모의 조직일수록 그 조직의 집행부라고 얘기되는 사람들의 문제의식과 그 조직에 속해 있는 나의 문제의식이 다를 수 있다. 지역의 성격이 다른 단체들과 활동가들과 회원들의 경우에도 당장의 조직 문제의식으로 반영, 충족 시키기 어렵다 하더라도 그런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기획단은 그런 사람들에게 열려 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고민들을 소통했으면 한다.

두 번째로 말빨 좋은 사람들의 성찰의 장으로 포럼을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지 않게 기획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갖고 있다. 말 잘하고 그런 사람들, 규모 있는 단체의 활동가들의 말을 가만히 듣고 오는 것이 아니라 나의 고민이 실질적으로 초대받는 장으로 최대한 기획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사회운동포럼의 행사를 통해, 한국사회의 위기 진단뿐만 아니라 진보성 복원을 위한 전략 과제, 운동 과제 등을 제안하는것이 과제라 할 때, ‘너네부터 진보해라’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다. 포럼을 전후로 토론 준비과정에서 부터 과제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관심있는 개인,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란다.

(가)사회운동포럼에 대해

한국사회포럼과 (가)사회운동포럼의 차별성은?

한국사회포럼은 각 부문의 의제와 입장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일회적인 행사 였지만 이를 넘어 실질적인 사회운동들간의 공동전망 모색하자는 것이 (가)사회운동포럼의 핵심 문제의식이다. 신자유주의에 맞서 아래로부터의 사회운동의 공동전망을 모색, 토론, 교육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대선과 같은 정치일정과 (가)사회운동포럼의 연관성은?

구체적인 대선 전술을 공동의제로 삼지 않아야 한다는 것에 이해가 있다. (가)사회운동포럼은 대선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선거대응프로그램이 아니다. 다만 반신자유주의 운동 10년을 평가하고, 이후 전망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공동행동 전략 과제 수립사업과 전략 토론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2007년 대선의 의미나 정책적 내용들에 관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다. 대선투쟁과 관련한 토론 프로그램을 포함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으나, 구체적인 방식은 보다 신중하게 선택되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말

(가)사회운동포럼 조직위원회 구성을 위한 참가단위 전원회의(대표자회의)가 16일 진행될 예정이다. 관련한 문의는 2007forum@jinbo.net 으로 보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