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투자의 붐.. 외국계 운용사가 잠식한다

대투운용 매각, 증권노조 '헐값 매입, UBS 지배주주 자격' 문제제기

한미FTA 타결과 자본시장통합법의 6월 임시국회 처리의 분위기를 타고 본격적인 운용사들의 판짜기가 시작됐다.

최근 국내 ‘Big 3' 대형운용사인 대한투자신탁운용(대투운용)이 스위스계 UBS에 매각 됐다. 그러나 국내 굴지의 자산운용사가 또 다시 외국 자본에 넘어갔다는 것에 대한 우려감을 비롯해 헐값 매각 시비와 UBS 대주주 자격 시비가 일고 있다. 이에 전국증권산업노동조합(증권노조)은 17일 공식 성명을 통해 "국제연대를 통해 UBS 지배주주 승인 불허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외국계 운용사들의 진출

한국 정부가 한미FTA 협상 과정에서 ‘자본시장통합법을 입법 하겠다’는 확약서까지 건넸다는 내용이 보도된 바 있다. 한국 정부의 의지가 통했는지 최근 세계적인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대거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미 도이치투신운용을 비롯해 슈로더 피델리티 프랭클린 템플턴 등의 외국계 운용사들이 진출했고, 최근 골드먼삭스 자산운용(GSAM)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운용사인 맥쿼리-IMM 자산운용을 인수키로 했다.

JP모건그룹의 계열사인 홍콩의 자산운용사 JF펀드가 자본금 100억 원을 출자해 설립한 ‘제이피모간자산운용코리아㈜'가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자산운용업 인가를 받았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운용사인 랜드마크투신운용도 ING그룹에 팔릴 예정이다. 현상 그대로 외국계 운용사들의 러시가 한참이다.

대투운용은 18조9000억 원(07.03 기준)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국내 `빅3` 대형운용사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지난 11일 하나금융지주회사는 손자회사인 대투운용을 UBS에 1,500억 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하나금융지주가 대한투자운용을 인수한지 2년만, 협상시작한지 10개월 여 만에 성사된 매각이다. 이제 금융감독당국의 대주주변경승인과 지분양도 절차 등 이 남은 상황이다. 모든 절차가 완결되는 대로 ‘하나UBS 자산운용’이 출범하게 된다.

증권노조는 17일 성명을 통해 “하나금융지주는 대한투자증권과 대투운용을 헐값에 매입하고, 막대한 이익을 누리고 되팔게 된 것”임을 강조하며, 해외에서 각종 스캔들에 연루됐던 UBS의 지배주주 자격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증권노조, UBS문제 국제연대로 풀겠다

하나금융지주의 헐값 매입 시비는 하나금융지주가 예금보험공사로부터 대한투자증권을 인수한 지 2년 만에 손자회사인 대투운용을 매각한 차액 계산에서 나온다.

UBS측은 대투운용 지분 51%의 매입을 위해 1500억 원과 성과 연동 300억 원을 합쳐 총 1800억 원을 즉시 지불하게 된다. 다만 추후 3년에서 5년에 걸쳐 성과에 따라 최대 300억 원 까지 상환 받게(earn-out claw back) 된다.

그러나 대우채 사태로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됐던 대투증권과 대투운용은 지난 2005년 5월 총 4750억 원에 하나금융그룹에 매각됐다. 당시 예금보험공사(예보)는 5,627~7,243억 원으로 내재가치를 평가받고 있던 이 회사를 4,750억 원의 가격으로 매각했다. 하나금융지주의 헐값 인수 논란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2005년 5월 예보가 대투운용에 산정한 180억 원의 가치가 UBS에 매각되는 현재, 단 2년 만에 3,600억 원으로 껑충 뛰어 올랐기 때문이다. 예금보험공사가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을 헐값에 하나금융지주에 팔아넘겼고, 하나금융지주는 이를 이용해 단 2년 만에 20배의 차익을 남기게 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한 UBS의 해외 스캔들이 알려지면서 ‘지배주주 자격’ 시비가 일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지배주주 변경은 금융감독당국의 승인사항으로,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상, 최근 3년 이내에 금융관련 법률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경우 지배주주 자격을 승인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UBS는 스위스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 경고 이상의 조치를 받은 바 있고, 2006년에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미국 국채 가격의 시세를 조작한 혐의로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헤지펀드 주식 트레이더들에게 부적절한 방법으로 종목 투자 의견 변경 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SEC와 뉴욕주 연방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작년 7월 말 하나금융지주가 대투운용을 UBS에 매각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지만 UBS의 지배주주 자격문제로 본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던 전례도 있다.

증권노조는 “시세조작혐의와 부적절한 정보를 제공한 UBS는 대투운용의 지배주주가 될 자격이 없다”고 강조하며, “UBS 본사가 있는 스위스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 국제사무직노조연합인 UNI(Union network International)와 대투운용 지배주주 승인 불허를 위한 국제연대 투쟁을 전개키로 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금융감독당국이 UBS의 지배주주 자격을 승인한다면 금융감독당국과 하나금융지주는 국제적인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임을 경고했다.
덧붙이는 말

국제사무직노조연합인 UNI(Union network International)는 140개국, 1,500개 노조, 1,200만명이 가입된 국제사무직노조연합으로 한국에는 한국협의회인 UNI-KLC가 별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무금융연맹, 공공연맹, 언론노조, 금융노조, 보건의료노조 등 양대노총 산하 9개 노조의 33만 명이 가입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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