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정문 제 5.2조 혁신에의 접근 조항을 보면,
나. 적절한 규제당국이 안전하고 유효한 것으로 승인한 의약품 또는 의료기기에 대한 급여액을 그 당사국이 결정하는 경우, 그러한 결정이 경쟁적 시장도출 가격에 기초하도록 보장한다. 또는 그 당사국의 결정이 경쟁적 시장도출 가격에 기초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당사국은
1) 특허 의약품 및 의료기기의 가치를 자국이 제공하는 급여액에 있어 적절히 인정한다.
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형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정책국장은 “경쟁적 시장도출 가격이라 함은 선진국(A7)평균가격 또는 미국 가격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며 “선택 사안이라고 하나 협정문에 표기됨으로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둔, 사실상 선진국 평균약가가 도입되게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정부는 선진국평균약가, A7가격을 수용하지 않았다고 선전해 왔지만, 협정문에 표기된 ‘경쟁적 시장 도출 가격’이라는 말은 ‘단어’만 바뀌었지 같은 의미라는 지적이다.
또한 급여액을 인정하는 대상으로 ‘특허 의약품’을 지목했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의약품이 A7 평균가 또는 미국 가격에 준하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조항을 만들어 준 격이다.
예를 들어 미-호주FTA의 ‘혁신적 의약품에 대한 적절한 접근권을 촉진’한다는 문구의 경우 ‘환자에게 임상적으로 중요한 개선점이 있을 때’로 호주 당국은 해석하고 있다. 반면 한미FTA의 경우는 ‘특허 의약품’으로 명시해 이 보다 훨씬 확실하고 강화된 형태로 ‘혁신성=특허의약품’의 동일선 인정해야 할 상황이 됐다.
사실상 이 조항 하나만으로도 의약품가격에 대한 논란이 제기 될 수 있고, 약값 인상이 불가피해 진다. 문제는 의약품/의료기기 조항에 숨어있는 각종 위원회와 기구가 어떤 기능을 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제 5.3조 투명성
2. 가능한 한도에서, 각 당사국은
나. 이해관계인과 다른 쪽 당사국에게 그러한 제안된 조치에 대하여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회를 제공한다.
5.
마. 권고 또는 결정에 의하여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신청자의 요청에 따라 발동될 수 있 독립적인 검토 절차가 이용 가능하도록 한다.
조항 상 ‘합리적인 기회’가 사실상 의무규정이지만, 포괄적이기 때문에 해석의 여지가 많다. 신형근 국장은 “현재 약제 급여 평가위원회에는 제약회사가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 조항의 경우 모든 의사 결정 기구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는 기준인 ‘참여의 뜻’으로 돼 있기 때문에 제약회사에게 유리한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당연히 제약회사는 참여의사를 밝히고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고, 보험자의 협상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 진 셈이다.
제 5.7조 의약품 및 의료기기위원회
2. 위원회는 다음을 그 기능으로 한다.
가. 의약품 및 의료기기와 관련된 이 장 의무의 이행의 점검 및 지지
나. 이 장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논의 및 상호 이해 촉진 그리고
다. 이 장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 공동 노력을 위하여 가능한 기회에 대한 논의
6. ... 작업반을 양 당사국이 합의하는 대로 설치하고 그 범위와 임무를 결정할 수 있다.
부속합의서 제 5.3조 제 5항 마호를 이행함에 있어, 대한민국은
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신청장의 요청에 따라 의약품 또는 의료기기의 가격 산정과 급여에 관한 권고 또는 결정을 검토하는 검토기구를 설치하고 유지한다.
나. 검토기구는 의약품, 의료기기 또는 급여를 위한 적응증의 등재나 의약품 또는 의료기기의 급여액 설정을 위한 절차를 운영하거나 유지하는 자국 중앙정부의 보건의료 당국으로부터 독립되도록 보장한다.
그러한 독립적 검토기구의 구성원은
가. 관련 전문성과 경험을 가진 전문라고 구성된다.
나. 의약품, 의료기기 또는 급여를 위한 적응증의 등재나 의약품 또는 의료기기의 급여액 설정을위한 절차를 운영하거나 유지하는 중앙정부의 보건의료 당국의 피고용원이나 구성원이 되어서는 아니된다.
라. ...중앙정부의보건의료 당국에 의하여 면직 될 수 없다.
현재의 의료기기 과잉의 상황에서도, 의료 남용을 초래할 수 있는 위원회를 두는 것, 보건복지부의 관리 감독에서 벗어난 독립적 이의 기구를 두는 것은 각종 구체적인 사안마다 미국, 다국적제약회사의 영향력을 행사하며 개입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준 셈이다.
신형근 국장은 “정부는 독립적 재심 절차는 민원인의 불만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재검토 해 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이미 경제성평가 및 공단과의 가격협상 과정에서 이의 신청과정이 있고 행정심판 등 법적 구제절차가 존재한다”고 강조하며, “그럼에도 독립적 이의 신청기구를 별도로 두는 것은 다국적 제약회사를 위한 기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의약품/의료기기 협상 결과대로 체결된다면, 독립적 이의 신청기구와 의약품 및 의료기기위원회등 기구들이 설치 돼 이들의 개입으로 인해 의약품 급여 가격이 결정되고, 보건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독자적인 정책 행위가 불가능해 질 것”이라며 “결국 이는 미국과 다국적 제약회사의 동의 없이는 어떠한 제도나 정책 변경도 어렵게 됐다는 것을 뜻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미국과 다국적 제약회사가 환자의 건강과 복지, 사회적 책무보다 당연히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 한다는 것은 글리벡 싸움의 예를 들지 않아도, 많은 사례들이 보여주고 있다. 사실상 한미FTA 를 통해 이들의 정책 개입 창구가 무한대로 확대됐다면 과연 누구를 위한 영향력이 행사되고, 정책이 결정될지는 너무 분명해 보인다.
정부, 한미FTA 의약품 협상 피해 추산 .. 의도적 축소?
정부가 계산한 한미FTA 피해 정도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정리한 피해 추계액이 약 10배 가량 차이가 난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가 축소 추계한 결과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하는데, 시민사회단체들은 현재 정부가 특허 연장 효과로 인한 피해 기간을 축소해 과소 추계했다는 것,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무력화로 인한 기대이익에 대한 피해추계를 전혀 계산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그 외 국내제약회사 구조조정으로 인한 다국적 제약회사의 시장점유율 향상으로 인한 효과 등의 제약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발생 비용 및 기타 부실특허, 에버그리닝, 전문의약품 대중광고 부분허용 등의 효과를 계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고의적으로 축소 계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은 향후 5년간 5조원 이상의 피해가 날 것으로, 즉 연간 1조원 이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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