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세계화 맞설 진보적 지식인 역할 커진다"

손호철, 교수단체간 협업 속에 민교협의 사회민주화 역할 강조

기자회견에 이어 민교협 창립 20주년 기념 심포지엄, '한국사회의 발전방향과 민교협 운동'이 26일 오후 1시부터 개최됐다.

손호철 서강대 교수는 '교수민주화운동의 과제와 전망' 기조발제를 통해 민주화 이후 민교협의 사회민주화를 위한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진보적 지식인의 재생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진단과 함께 신자유주의적 금융세계화에 의한 공격에 맞설 진보적 교수민주화운동의 발전을 위한 헌신적인 노력을 호소했다.

  손호철 서강대 교수
손호철 교수는 기조발제에서 교수민주화운동을 3기로 구분, 유신에 반대했던 시기를 제1 시기로, 87년 6월항쟁을 계기로 민교협을 만들고 정치적 민주화를 주된 활동으로 했던 시기를 제2 시기로, 김대중 정부 이후 교수노조가 출범한 최근까지 시기를 제3 시기로 구분해 지난 20여 년을 회고했다.

손호철 교수는 우리 사회를 "냉전적 보수세력(옛 수구세력, 파시스트세력)과 자유주의적 보수세력, 진보세력이라는 이념적 삼분구조가 어느 정도 완결되었다"고 보고 교수민주화운동도 "민교협 중심의 진보적 교수민주화운동 이외에도 자유주의적 교수민주화운동으로 분화되어 치열한 헤게모니 경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짚었다. "민교협의 '교수민주화 독점시대'는 끝이 났고, 교수민주화운동을 둘러싼 다양한 이념적인 정파간의 치열한 정치투쟁, 계급투쟁이 기다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손호철 교수는 지난 20년 동안 사회 민주화와 시민운동, 민중운동이 발달했지만 이것이 사회민주화투쟁으로서의 민교협 활동의 필요성을 경감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손호철 교수는 오히려 우리 민주화의 수준을 정치적 민주주의, 사회경제적 민주주의, 생산자 민주주의, 일상성의 민주주의, 대의적 민주주의 등 다섯 가지 측면에서 아직 열악하다고 진단했다.

시민운동에 대해서는 "개별적 단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유주의적이고 개혁주의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민중운동의 경우도 "최근 들어 우경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한국 민중운동의 역사성과 관련, "민족주의적 경향을 가진 세력이 주류를 형성하면서 기본 노선이 지나치게 민족주의적으로 흐르는 경향"이라며, "따라서 이를 잡아주고 균형추를 하는 역할로서의 민교협의 민주화운동이 아직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수노조나 학술단체협의회와는 효과적인 협업체제 구축을 과제로 들었다. 민교협과 교수노조가 모두 교육민주화와 사회민주화 운동을 추진해 나가되, 민교협은 사회민주화 쪽에, 교수노조는 교육민주화 운동에 우선 순위를 두고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한다는 구도이다. 교수노조는 특히 합법화 과제가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학단협과 여러 진보적 정책연구소와의 협력체계를 갖추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를 통해 정책토론회 등 민교협의 정책적 기능, 학술적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교협 활동을 업그래이드 해야 한다는 대목에서 손호철 교수는 "약화되고 있는 회원들의 관심과 활동을 다시 살려내는 방안"으로 회원들의 의식 수준을 고려한 "최적의 수준에서 최적의 연합"을 만들어갈 것을 제안했다. '최소주의적 최대연합'으로 갈 경우 민교협이 민주화를 위해 할 일이 거의 없어지게 되고, '최대주의적 최소연합'으로 갈 경우 '소수정예화전략'에 따라 민교협의 영향력이 떨어질 것이란 점을 고려, 이른바 '최적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민교협이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로는 역시 재생산 기반을 만드는 것을 들었다. 사회 전반적인 보수화와 이에 따른 대학 사회의 보수화 경향으로 "대학에서 학생운동이 사라지고 사실상 '취업학원화' 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지만 사실"이라며, 신임연구자들의 경우도 "민교협 출범 당시 합류했던 1세대와 90년대에 합류한 2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밖에 민주화라는 사회적 여건의 변화,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 경쟁적 민주화 단체들의 존재와 조직 인프라의 약화 등을 들었다. 이에 따라 "신임회원 충원을 위한 특별위원회나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이에 대한 지속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진보적 지식인의 재생산 문제에 대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정성진 경상대 교수가 '한국경제,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발표하고 있다.

계속해서 다섯 개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최형익 한신대 교수는 '한국사회의 정치적 지형변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정성진 경상대 교수는 '한국경제,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양해림 충남대 교수는 '노동자의 비정규직화와 사회양극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개방과 한미FTA,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배성인 한신대 교수는 '남북한 관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가'를, 강내희 중앙대 교수는 '신자유주의 반대운동,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각각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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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

    잘읽었슴다

  • habia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더 구체적으로 인종주의 국가 즉 이스라엘, 일본, 남한, 미국등의 인종차별 정책에서 찾아 보심은 어떻할지요. 미국의 상업엘리트는 대다수 유태인임을 유의하시면 어떨까요? 언론정경유착, 정치인귀족화를 막기는 힘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