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입장 표명

주교회의 정의평화위, 제주교구와 연대 공식 결의

천주교 김수환 추기경은 최근 천주교제주교구 강주일 주교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제주해군기지건설 반대운동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강주일 주교는 27일 저녁 제주중앙성당에서 열린 ‘평화의 섬 제주를 염원하는 미사’에서 김수환 추기경이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제주교구와 사제단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함께 기도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추기경은 “제주교구의 해군기지 철회운동은 무력증강이 평화의 보증이 될 수 없음을 역설하는 것으로 이는 교회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진정한 평화의 섬으로 가꾸어 나가려는 천주교인들의 참된 평화의지”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평화의 섬’ 위해 제주교구와 연대 결의

같은 날 오후 2시 천주교주교회의의 공식기구인 정의평화위원회는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주교회의 차원의 공식논의를 시작하였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하여, 27일 각 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과 제주교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총회를 갖고 있다. [출처: 천주교주교회의]

참석자들은 제주교구 정의평화위원장인 고병수 신부로부터 그간의 경과를 듣고, 또한 해군군종교구 서하기 신부를 참석시켜 해군의 입장의 청취하였다.

양측의 입장을 듣고 토론을 벌인 위원들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 보전 지역’의 일부인 제주도 강정마을의 아름다운 자연유산과 생태계가 파괴될 뿐 아니라, 주민의 의사를 무시한 채 비민주적으로 추진되는 해군기지건설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확인하였다.

또한 해군기지건설 문제로 야기된 제주도민의 분열에 안타까워하며, 과거 4.3의 상처를 극복하고 ‘평화의 섬’으로 거듭나고 있는 제주도에 참된 평화가 실현될 수 있도록 제주교구장을 중심으로 노력하고 있는 제주교구의 해군기지건설 반대운동에 연대하기로 결의하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논의된 사항은 7월 2일 천주교주교회의 상임위원회에 보고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 설립에 근거하여 정의평화구현과 인권, 환경활동을 위해 1969년 한국천주교상설전국위원회로 설립되었다. 위원회는 사제단과 평신도로 구성되며, 현재 최기산 주교가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12개 교구에 설치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