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에너지 협력으로 '반미 전선' 강화

러시아-벨라루스-이란 3개국 방문, 경제협력 구체화 성과

베네수엘라에서 엑손 모빌과 코노코필립스 등 미국계 초국적 석유기업이 코너로 몰리고 있는 가운데, 차베스 대통령은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를 앞세워 전 세계에서 ‘반미’전선을 강화하고 있다.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6월 28일 러시아 방문을 시작으로 29일 벨라루스, 7월 1일과 2일에는 이란을 방문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방문국 정상들과 경제 및 군사 협력, 그리고 전략적 정치 동맹을 맺을 것을 호소했다.

남미를 넘어서는 차베스의 '반미 동맹'이 수식어를 넘어, 세계적 수준에서 구체적 경제 협력 사업으로 심화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차베스, 푸틴 미국가기 직전 만나
"러시아는 새로운 권력의 중심"치켜세워


차베스의 러시아 방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부시 미 대통령과의 비공식 만남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 직전에 이루어졌다.

28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기에 앞서 차베스 대통령은 러시아가 미국의 권력에 대항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러시아를 치켜세웠다. 차베스 대통령은 “소련이 붕괴되었지만, 러시아는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하고, “러시아가 새로운 권력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러시아, 중국이 더욱 더 강해지는 것이 전 세계 민중들에게 필요하다”고 ‘반미전선’에서 러시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을 일컬어 “북미 제국주의”라고 표현하면서, 차베스 대통령은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위협이며, 러시아가 베네수엘라의 경제 및 군사협력 뿐만 아니라 미국의 영향력을 감소시키고 ‘다국적 세계’를 건설하는 데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초국적 석유기업 압박하는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미국은 노심초사


푸틴 대통령의 모스크바 외곽 노보 오가리오보 별장에서 만난 두 정상은 경제 및 군사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핵심적 의제는 정유 및 천연가스 수송관을 비롯한 에너지 협력 문제였다.

최근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양국은 초국적 에너지 기업에 대한 매각 압력을 높이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로열 더시셀, BP, 엑손 모빌 등의 기업들이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에 지분을 매각했거나, 매각 압력을 받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도 코노코필립스, 엑손 모빌 등의 유전 지분을 국영석유회사인 PDVSA에 넘기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라크에서 ‘석유 가스법’이 통과되도록 목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베네수엘라와 러시아의 이런 행보가 다른 산유국에도 영향을 줄까 애가 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에너지 문제에 대한 베네수엘라와 러시아의 공동행보는 미국에게는 위협적이다.

엑손 모빌과 코노코필립스 등 미국계 석유 기업들이 생산을 중단한 오리노코 강 유역에서는 이미 러시아 기업들이 생산을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노코 강 유역은 단일 지역으로는 세계 최대의 매장량을 가지고 있다.

차베스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OPEC과 유사한 가스 카르텔이 만들어지면 러시아가 그 수장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가스 카르텔은 올해 초 이란에서 제안되었으며, 미국은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새로운 경제 동맹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데도 합의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 기금은 원료 가공, 정유 시설 건설, 석유화학, 식품산업, 운송, 어업, 건설 등 구체적 프로젝트의 타당성을 연구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러시아 잠수함 구입을 위한 협상도 진행했다. “아직 구상 중”이라고 밝혔지만, 차베스는 2002년 쿠데타 당시 미국의 전함이 베네수엘라의 해안에 들어왔으며, 미국의 헬리콥터가 카라카스 국제공항에 내린 사실을 다시금 지적하고, 방어를 위해 잠수함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벨라루스와 협력, 석유산업 기술 독립성 확보할 것

벨라루스 방문에서도 에너지는 핵심적 의제였다. 29일 양국 정상들은 벨라루스가 베네수엘라에서 더 많은 석유 추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벨라루스도 오리노코 강 유역 개발에 더욱 적극 동참할 예정이다. 베네수엘라는 벨라루스와의 협력을 통해 석유 산업 기술의 독립성을 더욱 확보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국 정상은 미국 중심의 일극적 외교체제를 벗어나 다극적 외교 정책을 추구한다는 공통의 합의에 따라 ‘공동 선언문’에도 서명했다. 이 선언문은 “자기 결정권” 또는 “내정 간섭”에 대한 어떤 “무력의 사용”도 거부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아흐마디 네자드는 ‘이데올로기적 형제”
이란 핵 개발 지지 다시 확인


이번 방문의 마지막 방문지인 이란에서 차베스는 ‘반미 동맹’으로서의 연대를 마음껏 과시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미국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에게 “이데올로기적 형제”라고 불렀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란, 베네수엘라와 같은 독립 국가들의 협력은 제국주의 정책을 패배시키고 국가를 구하는 데 있어서 유력한 역할을 한다”며 반미 전선에서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함께 가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1일과 2일 진행된 이란 방문을 통해 차베스 대통령은 이란 핵개발에 대한 지지를 또 다시 표명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란은 핵 무기를 구입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러나 국제 협정과 법을 준수해야 할 것”이라며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작년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1월 남미 정상들을 만나 미국의 외교 정책을 비판하는 견해를 나누었고, 이에 화답해 베네수엘라를 필두로한 남미 국가들이 이란의 핵 에너지 권리 지지선언을 한 바 있다.

미주볼리바르대안(ALBA)에 이란을 참관국으로 참가하겠다고 이란 정부가 발표하는 등 경제 협력의 상도 구체화되고 있다. 군사적, 정치적 연대와 동맹이 경제적 협력을 동해 더욱 강건해지고 있는 것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2일 베네수엘라-이란 합작 석유화학 공장 건설 착공식에 직접 참가하면서 경제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과시했다. 베네수엘라에도 유사한 합작 공장이 세워질 예정이며, 서로 남미와 이란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들이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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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 이란 , 석유 , 푸틴 , 송유관 , 천연가스 , 차베스 , 벨라루스 , 가스 카르텔 , 국영석유회사 , 반미동맹 , 가스회사 , PDV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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