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자의 편 정부, 존립 정당성 없어”

정부 공권력 투입으로 이랜드 사태 더욱 악화될 듯

노사자율 교섭 막은 공권력 투입

결국 사태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이랜드일반노조의 홈에버 상암점 점거농성 21일째, 뉴코아노조의 뉴코아 강남점 점거농성 13일째.

어제(19일) 교섭이 중단된 다음 날인 오늘 정부는 농성장에 경찰을 투입해 농성을 강제해산시켰다. 총 연행자는 168명에 이르며, 서울지역 11개 경찰서에 분산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의 공권력 투입은 결국 이랜드 사태를 파국으로 몰아갔다./이정원 기자

오늘 공권력 투입에 대해 서울경찰청은 “노사분규가 자율교섭을 통해 타결될 것으로 기대해 공권력 투입을 자제해 왔지만 교섭 결렬로 대화에 의한 합의를 기대하기 어렵고 불법행위로 법질서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노사의 자율교섭”을 기대했다고 했지만 정부는 노사가 교섭을 하고 있을 당시부터 “교섭이 결렬되면 공권력을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끊임없이 밝히며 오히려 노사의 자율교섭을 방해하는 역할을 해왔다. 노조는 “정부가 노사의 교섭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라고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이랜드 그룹은 오늘 사태에 대해 “새로운 지도부가 생기면 다시 대화할 수 있다”라고 했지만 정부의 무리한 농성 진압으로 인해 교섭이 쉽게 재개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단된 교섭에서도 쟁점이 첨예했는데, 여기다 정부가 공권력까지 투입해 지도부를 전원 연행한 상황에서 노조가 새로운 교섭위원을 선정하는데도 시간이 걸릴 것이며 감정적 갈등이 더욱 심각해져 제대로 된 노사의 대화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결국 정부의 공권력 투입은 이랜드 사태의 장기화를 초래할 전망이다.

  사측 관계자가 농성장에 붙어있던 종이를 떼어내고 있다./이정원 기자

  경찰이 조합원들을 호송차에 실어 나가자 시민들이 강력 항의하고 있다./이정원 기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반발 더욱 확산될 듯

정부의 무리한 공권력 투입은 이후 이랜드 노사의 교섭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이랜드 그룹을 향한 노동계의 투쟁은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경찰의 강제진압 직후 민주노총은 긴급 성명을 내고 “정부는 비정규법의 미미한 보호조차도 무력화시키고 악용하고 있는 이랜드 자본을 비호하면서 비정규법 악용을 합리화시켜주고 있다”라며 “이처럼 공권력 투입과 구속으로 일관한다면 노무현 정권은 역사에 비정규탄압의 가장 악질 정권으로 이름을 새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경미 월드컵분회장이 연행되면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이정원 기자

민주노총은 원래 내일(21일) 진행하려고 했던 전국 60개 이랜드 매장 타격투쟁 계획을 긴급히 수정하고, 오늘부터 전국 40여 개 매장을 타격하는 투쟁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오후 1시 30분 현재, 뉴코아 평촌점과 홈에버 시흥점에서 집중 규탄집회가 열리고 있으며, 천안, 창원, 대구, 울산의 이랜드 점포 4개를 점거한 상황이다.

  매장안을 걸어다니는 경찰들/이정원 기자

이랜드 투쟁, 지지여론 더욱 확산

경찰의 강제진압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으며, 이랜드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목소리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교수-학술 연구자들이 홈에버 상암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이정원 기자

교수-학술 연구자들은 강제진압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정부는 더 이상 공화국으로서의 기능조차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번 사태의 궁극적인 책임 당사자는 정부다”라고 지적하고, “국가권력이 가진 자들의 편에서 그들의 이익만을 대변할 때 더 이상 그 정부는 존립해야 할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라고 정부를 강력히 규탄했다.

조희연 학술단체협의회 대표는 오늘의 강제진압을 “가혹한 탄압”이라고 규정하고, “비정규법은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법이 아니라는 것을 오늘 사태가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라며 비정규법의 즉각 폐기와 비정규직 보호를 위한 법의 새로운 제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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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권력 , 기자회견 , 이랜드 , 강제해산 ,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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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부대

    민노당 민주노총 성공했군요
    앞에서는 도와주는 척 또 불상한 비정규직을 투쟁의 전위대로 이용해 먹었군요. 이제 뭐하죠. 지원투쟁 하나요
    며칠 하겠죠

    그리고

    그리고

    버리겠죠

  • 쇼타임

    완전 쇼군 쇼야
    주연 빼곤 등장인물이 똑같아
    그야 각본 쓰는 놈이 한놈이 그럴 수 밖에

  • 내가장관하게

    위에둘은 머로 짜증나게 안그래도 성질나는데
    올 축구한다구 국민 해외여러나라 한테 쪽팔리니간...
    정리하는구만 ...노동부 장관이 공권력 투입한다구 말을 하지않나
    세상엿같네 노동부 장관이 경찰청장도 아이고 장관이 기업편만들고
    내려와라 국민 혈세 날아간다 ..장관한놈한테 1년 예산이 몇억은 데는줄아는
    데 그자리 없애버리지용 우리한테는 무용지물인데 게쉐이들 짜증난다

  • 이런미친

    지들도 쪽팔린거 아는거지. 축구구경하러 왔다가 깜짝놀랄껄?
    "세상에, 세계 경제규모 10위 안에 드는 나라의 대기업 윤리의식, 경영수준이 이정도야?"하고 말이다. 십일조 130억 바치고 노동자는 비정규직으로 고용해서 60~80만원주고 알뜰하게 부려먹고 해고해버리고, 그 노동자들이 파업한다는데 기업도 아니고 정부에서 공권력 동원해서 하는짓보면 아마 기겁을 할거다. 뭔 70,80년대도 아니고..

  • 조합은

    조합은 교섭중에도 계속해서 뉴코아,홈에버 매장을 돌면서 시위를 하지 않았나요??? 그건 왜 안쓰시는지.. 편파적으로 보도하지 말구...

  • 이젠

    버림받는 일만 남았군요
    언제나 노동자를 자신들의 정권욕의 희생양으로 생각하는 민노총, 민주노동당..

  • 노동자

    이석행 위원장은 예전의 손학규가 써먹었던 현장대장정을 당장 중지하고,뉴코아-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적극 연대투쟁을 조직하라.
    KTX여승무원들의 정규직화투쟁,타워크레인노동자들의 투쟁 등등 전국의 노동자들이 업종과 지역을 가리리 않고 투쟁에 나설때 ,총연맹은 무엇을 하는가?
    더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투쟁을 조직하고,확산시키는 민주노총이 되길 빈다.


  • 노동자

    아니나다를까, 찌질이들, 알바들 개떼같이 몰려와서 지저분한 답글들이 달리는 구만... 얼토당토않게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욕하고 유언비어나 돌리고..
    군화발로 힘없는 여성노동자들 짓밞고 나니까 사람들 눈이 두렵긴 하나보지?

  • 강아지 세상

    민중언론 참 세상? 민중 호도 개세상이라고 해야 정확할 듯...
    오직 자신들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고 다른 관점 인정하지 않는..이런말 하고 싶지 않지만 또하나의 공산주의라는 섬뜩한 생각.. 그리고 나는 알바 아니다

  • 멍멍

    "오직 자신들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고 다른 관점 인정하지 않는..이런말 하고 싶지 않지만 또하나의 공산주의라는 섬뜩한 생각"

    -> 네가 지금 그러고 있잖아 바보야. 누굴 욕해

  • 이용립

    내용을 입력하세요.

  • 이용립

    사측의 대변인격인 노동부장관과 총리의 퇴진운동도 함께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