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생계비 46만원.. 휴대전화는 필수품 아니다?

내년 최저생계비 46만3천47원으로 결정.. 현실성 논란 일듯

빈곤선의 기준이 되는 내년도 최저생계비가 46만3천47원(1인가구 기준)으로 결정됐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개최해 2008년에 적용될 최저생계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최저생계비를 실 계측하는 해였던 만큼, '최저생계비 현실화'에 대한 기대가 모아졌었다. 그러나 올해 최저생계비 결정에도 그간 빈곤사회단체들이 제기해 온 '상대적 빈곤선 도입'은 결국 반영되지 않았다.

결정된 최저생계비는 1인 가구 46만3천47원, 2인 가구 78만4천319원, 3인 가구 102만6천603원, 4인 가구 126만5천848원.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인상율은 각각 6.2%, 6.8%, 5.5%, 5%다. 그러나 3%대의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제 인상율은 채 3%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휴대전화 요금도 반영안 된 최저생계비, 신뢰할 수 있을까?

빈곤사회단체들은 그간 최저생계비의 비현실적 계측 방식을 지적하며, '상대적 빈곤선 도입'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3년마다 계측되는 최저생계비는 생필품을 정하고 이를 화폐가치로 환산해 합산하는 방식(전물량 방식)을 기초로 한다. 그러나 이 '생필품'이라는 게 누가 어떻게 정하냐에 따라 그 구성품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 생필품 구성품목에 어떤 것이 들어가냐, 들어가지 않냐는 계측해마다 논란이 되어왔다.

지난 2004년에도 휴대전화가 생필품에 포함되지 않아 적잖은 논란이 있었으나, 이번 최저생계비 계측에서도 휴대전화 비용은 제외됐다. 보건복지부는 "휴대전화 비용은 일반전화와 공중전화 등 대체재가 있음을 고려해 이번 최저생계비 구성품목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대체제를 거론했으나, 보건복지부의 설명은 궁색해 보인다. 한국은 작년 말 기준으로 휴대전화 가입자가 4천만 명을 넘어섰고, 연평균 가계지출 통신비가 30조 원에 달한다. 때문에 복지부가 휴대전화를 '생필품' 목록에서 제외한 이유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최저생계비를 결정하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 위원들은 휴대전화를 필수품으로 아니 여길지 모른다. 혹은 국민 4천만 명이 사용하더라도, 빈곤층은 사용해서는 안 되는 '기호품' 쯤으로 생각할지도 모를 일이다. 전문가와 학자들로 구성된 13명의 중앙생활보장위원회 위원들이 현실세계와 동떨어진 생각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노릇이다. 단, 문제는 이들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천 원 짜리 한 장에도 '벌벌 떠는' 160만 명 극빈층들에게 지급되는 급여가 달라진다는 현실이다.

빈곤사회단체들의 '상대적 빈곤선 도입'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3년마다 '현실과 동떨어진' 일부 전문가와 학자들이 '생필품'과 '빈곤의 기준'을 잡는 대신, 노동자들의 평균소득 등을 기준으로 빈곤선을 설정하자는 것이다.

복지부는 '상대적 빈곤선 도입'과 관련해 "상대적 방식 도입 등으로의 계측방식 변경이 장기적인 방향임을 확인했다"면서도 "차기 계측 시까지 이를 위한 논의구조를 만들어 사회적 합의를 모으고 실무적 사항을 준비하기로 했다"고만 밝혔다.

빈곤단체, "정부, 차라리 생계비 계측하지 마라"

빈곤사회단체들은 이번 최저생계비 결정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투쟁에 나서겠다는 분위기다.

유의선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이번 최저생계비 결정에 대해 "실계측을 했다고 하는데, 제대로 된 실질적인 계측을 통해 나온 결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국민생활을 반영해 빈곤층에게 적정한 생활보장을 하기 위해 실계측을 하는데, 2만 원 가량의 휴대전화 요금도 제외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반문하며 "이런 식으로 예산에 맞춰 최저생계비를 결정한다면, 차라리 실계측을 안 해도 된다"고 반발했다.

유 국장은 "이번 결정이 법정신에 근거한 적정한 생계비 결정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실제 수급당사자의 불인정.거부 투쟁과 상대적 빈곤선 도입을 위한 법 개정 투쟁을 전개하는 한편, 자체적인 최저생계비 계측 결과를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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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 복지부 , 최저생계비 , 양극화 , 중앙생활보장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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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수급권자는 90%가 노인가구입니다. 또한 극빈층으로서 많은 가구가 월세를 살고 있습니다. 바로 이 월세를 감안하면 최저생계비가 아니라 현대판 고려장 비용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미FTA는 농촌을 점점 고사시키는 것으로서 농민들을 고려장시키려는 정책입니다.

    농민과 노시빈민을 고려장시키는 정권, 바로 놈현정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