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사에 비정규직 차별처우 첫 시정명령

경기지노위, “비정규직 성과급 지급 제외,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

비정규법 시행 이후 첫 시정명령

지난 8월, 철도공사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성과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차별이라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차별적 처우 시정신청을 낸 비정규직 노동자 9명에 대해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고 판정을 내렸다.

이번 판정은 비정규법 시행 이후 첫 번째 차별시정 명령이다.

지난 8월, 한국철도공사에 근무하는 직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 9명은 “자신들이 정규직 노동자와 동일한 근로를 하고 있음에도 철도공사가 2006년도 경영실적 평가에 따른 2007년도 경영 평가 성과상여금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만 지급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불리한 처우로 차별에 해당한다”라고 시정 신청을 냈다.

문제가 된 성과상여금은 2006년 정부투자기관의 성과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철도공사가 12위로 평가되자 성과상여금을 기본급의 296.3%로 지급한 것. 성과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기획예산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업무를 구분하지 않고 성과를 인정했다.

그러나 철도공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직제상 정원이 아니어서 정규직 근로자 인건비 예산항목에서 지급할 수 없다”는 이유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제기에 대해 철도노조는 “같은 일을 하고도 성과상여금을 받지 못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지노위, “비정규직 노동자도 경영실적에 기여, 철도공사 객관성 결여된 차별처우”

이에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기간제법에서 차별적 처우 금지영역을 근로조건으로 한정하고 있지 아니하고 있고, 그 금품은 경영실적에 대한 보상이므로 근로제공과 관련성이 있고, 직원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것이므로 차별적 처우 금지영역의 대상인 임금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 해당한다”라며 “성과상여금은 정규직에게만 지급되었으므로 불리한 처우는 존재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경영실적에 있어 정규직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기여한 바 있으므로 직제상의 정원이 아니라는 내부사정과 비정규직을 사유로 지급하지 아니한 것은 객관성이 결여된 차별적 처우이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그간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통한 성과상여금을 지급함에 있어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관행에 제동이 결려, 향후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첫 차별시정 명령, 이후는 어떻게 될까

한편, 첫 차별시정 명령인 만큼 이후 과정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차별시정 과정에 대해 그간 노동계는 실효성이 없다는 문제제기를 해온 바 있다. 차별시정이 내려진다고 해도 사용자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행정소송까지 해야 하는 과정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버티지 못할 것이기 때문. 또한 노동위원회의 명령일 뿐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 못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들어왔다.

이번 경우를 대입해서 보면 철도공사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명령에 불복할 경우 명령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다. 철도공사가 재심을 요청하지 않았을 경우에 철도공사는 명령을 이행하든 1억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면 된다.

그러나 철도공사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경우에는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방노동위원회에서 했던 과정을 그대로 반복해야 한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가 지방노동위원회와 같은 결과를 낸다고 해도, 철도공사는 이를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행정소송이 들어갈 경우 행정법원을 거처 고등법원, 대법원까지 가야하는 과정이 있다.

그간 노동계가 “짧으면 5년, 길면 10년이 소요되는 소송기간 동안 비싼 노무사, 변호사 수임료를 물어가며 비정규 노동자들이 버텨낼 재간이 없다”라는 비판이 어떻게 현실에서 드러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