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최대 학살터 ‘제주국제공항’에서 유해 발견

암매장구덩이 일부와 유해 및 유류품 등 160점 발굴

  반세기동안 아득한 어둠속에 묻혀 있던 유골. 두개골에 총상흔적이 뚜렷하다.

  제주국제공항 남북활주로 서북측 지점(옛 정뜨르비행장). 집단 학살돼 매장된 구덩이로 추정된다.


군법회의 사형수 및 예비검속자 800여 명 집단학살

제주 4.3 당시 주민들이 집단 학살돼 매장된 곳으로 알려진 제주국제공항 (옛 정뜨르비행장)에서 일부 학살 암매장구덩이와 부분유해 141점, 탄피와 신발 등 유류품 19점 등 총 160점이 발굴됐다.

발굴된 지점은 현재 제주공항 남북활주로 서북쪽으로 당시 인근 마을에 거주하던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약 11,000㎡의 면적을 2~4m가량 파내려간 곳이다.

이번에 발굴된 유해는 1949년 제2차 군법회의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249명과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8월 예비검속으로 잡혀온 주민 500여 명 등 총 800여 명이 미군정과 군경에 의해 집단 학살돼 암매장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집단 학살 후 암매장한 구덩이

  부서지고 파편화 된 부분유해들이 보인다.


공항확장공사 등으로 유해 대부분 훼손

발굴된 유해는 고무신을 신고 있는 발, 바스러진 두개골, 파편화된 뼈와 치아 등 모두 형체조차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부분유해로 완전한 형태의 유해는 발굴되지 않았다.

이는 1973년과 1982년 등 수차례에 걸친 공항확장공사와 군수비축자재 구덩이 축조과정에서 관계당국의 묵인하에 유해가 상당부분 훼손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유해 암매장 구덩이의 규모는 길이 19m 이상, 폭 1~1.4m, 깊이 1~1.2m로 추정하고 있으나 대부분 공사과정에 훼손돼 현재 남아있는 부분은 3.9m로 확인되고 있다.

  바스러진채 흙속에 묻혀있는 두개골

  군데군데 유해와 유류품 등이 발견된 지점


다음주부터 2단계 정밀조사... 정해진 기간 내 마무리 어려울 듯

이번 유해발굴 현장공개는 유해들이 공사과정에 마구 헤쳐지고 그 위에 다시 흙을 3m가량 덮어 논 상태(복토)에 따라 우선 발굴된 유해·유류품을 수습하고 2단계 정밀조사를 위해 마련됐다.

발견된 유해와 유류품은 10월 2일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로 운구 및 이송 조치돼 감식 등 정밀조사에 들어갔으며, 내년 8월 6일까지 희생자, 유가족 정보조사 및 채혈, 사후처리 등을 할 예정이다.

현장 발굴작업은 현재 42일째로 절반정도의 진행률을 보이고 있으며, 제주국제공항 남북활주로 보수공사 기간인 다음달인 11월까지로 제한돼 있다.

최근 태풍과 연이은 비날씨로 인해 작업이 지연돼 제한된 기간까지 제대로된 유해 발굴과 수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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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 4.3 학살 , 집단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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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사2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