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희망이 없는 '빈곤 NO!'

[1017 빈곤심판 민중행동의날] 서울시청 광장 'NO빈곤' 푸른 천막 수놓아

NO 빈곤!

서울시청 광장을 가득 메운 60여 개의 푸른 천막은 일자리에서, 삶의 터전에서, 의료서비스로부터, 교육 받을 기회로부터 배제된 빈곤층들이 쟁취한 ‘공간’을 의미했다. ‘1017 세계 빈곤철폐의 날’ 빈곤심판민중행동 참가자 200여 명은 천막 하나하나에 ‘빈곤철폐’의 의지를 담아 ‘NO빈곤’이라는 글자를 완성했다.

  /이정원 기자

  /이정원 기자

이들은 UN이 정한 ‘세계 빈곤 퇴치의 날’을 맞아 서울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했다. ‘세계 빈곤 퇴치의 날’이 아닌 ‘세계 빈곤 철폐의 날’임을 선포하는 기자회견과 반사유화 공동행동, 서울시 노숙인정책 규탄 기자회견, 빈곤심판 민중행동 권리난장 등 각종 민중행동을 통해 이들은 한국사회의 빈곤 심화의 원인을 폭로, 심판하며 빈민대중의 빈곤철폐 염원과 요구를 발표했다.

이들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누려야할 기본생활권 쟁취”를 외치고, “IMF,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와 정부정책이 빈곤과 불평등을 심화하는 주범”이라며 빈곤 철폐를 위한 열 가지 요구와 여덟 가지 원칙을 밝혔다.

빈곤 철폐 8가지 원칙

: 빈곤은 개인의 무능 탓이 아니다. 오늘날 더욱 심각해져만 가는 빈곤은 가진 자들만을 위한 세계 질서와 국가 정책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 곤란한 생계, 소득결핍, 이것만이 빈곤의 양상은 아니다. 빈곤은 인간을 인간일 수 없게 하는 사회적 권리의 박탈이다. 우리는 인간다운 삶의 권리를 위해 빈곤 철폐를 외친다.
: 심각한 것은 정부와 그에 편드는 이들이 빈곤과 불평등을 전제로 깔고 빈곤층에 대한 한계적인 지원만을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빈곤과 불평등은 반드시 철폐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 판사도 재판관도 필요 없다. 바로 우리 민중들 스스로가 빈곤을 확산하고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주범들을 직접행동으로 심판할 것이다.
: 민중들이 나서야 한다. 우리의 권리는 우리의 손으로, 빈곤 철폐는 민중의 힘으로! 바로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의 투쟁은 시작된다.
: 그 중심에는 노동하고 생활하고 관계를 만들어나가며 끊임 없이 삶을 이어나기고 사회를 움직여나가는 민중들이 있다. 우리 투쟁을 출발점은 바로 사회를 움직여나가는 민중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행복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빈곤에 맞서는 민중들의 연대와 투쟁으로 우리의 권리를 쟁취해나가는 발걸음을 옮기자.
: 동맹이자 연대다. 우리는 자본과 권력자들만을 위한 이 추악한 세계를 넘어 인간이 아름답고 노동이 아름답고 누구나 인간다운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나가는 사람들이다.

  /이정원 기자

특히 이날 민중행동에서는 최근 정부의 노점상 대책에 따른 철거 이후 한 노점상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하여 이를 규탄하는 발언이 자주 등장했다. 민중행동 참가자들은 “생존조차 불가능한 극단적인 소득 결핍과 사회적인 차별, 인권의 말살 상황에서 가난한 이들은 죽임을 당하고 스스로 세상을 등지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자살이 아닌 사회적 타살”이라고 한 목소리로 정부 노점대책을 규탄했다. 12일 고양시의 노점상 정책에 따른 철거 이후 고 이근재 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고, 9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만큼 16일 고양시 노점상들의 규탄집회는 격렬했다.

3시부터 시청광장에서 진행된 빈곤심판민중행동 권리난장에서 김흥현 전국빈민연합 의장은 “내일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있으면 견딜 수 있을 텐데 지금의 빈곤은 앞뒤가 깜깜하다”며 “지난 10월 12일 고양시의 노점상 탄압통제정책으로 인해 고 이근재 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고 연대를 촉구했다.

민중행동 난장이 벌어지던 그 시각 고양시에서는 16일에 이은 규탄집회가 벌어지고 있어 참가자들 사이에서 무거운 기운이 감지되기도 했다. 민중행동 참가자들은 “지금, 우리가 빈곤 철폐 투쟁에 나서는 것은 더 이상 죽을 수 없다는 절규이자 처절한 몸부림”이라며 “10월 17일이 빈곤 철폐 투쟁의 날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바로 또 그런 이유에서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정원 기자

한편 이날 ‘1017세계빈곤철폐의날 빈곤심판 민중행동’ 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한 적정생계비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 실태조사에서 정부가 발표하는 최저생계비 수준이 턱없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적정생계비 실태조사를 실시한 빈곤사회연대 정책교육팀은 “정부가 지금까지 계측한 최저생계비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죽지 않을 정도의 삶만 유지하기를 강요하는 수준이었다”며 “빈곤층 스스로가 권리를 찾고 ‘생존’의 개념이 아닌 ‘기본생활권’ 쟁취의 문제의식을 갖고 빈곤선을 새롭게 설정하기 위한 실태조사 사업이 전개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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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빈곤철폐의날 , 빈곤심판민중행동 , NO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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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미자

    집이 있는사람도 빈곤층인가보군요?
    괜히 흔들어 당신들 자리잡으려하지말고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일자리 창출하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심이 더욱 현실적이네요.
    소설 그만 씁시다!
    그리고 내가 사는동네에 정부 보조금으로 사는 사람이 많는데 그들의 생활을 보면 "저렇게 살수밖에 없구나."라는 답이 나오네요.
    보조금으로 맨날 술 먹고 사움하고 모여앉아 남 이야기에 시간을 허비하니 그렇게 살수밖에
    다른 사람이 부지런해서 생활이 조금 나아지면 배 아파 입으로 그것을 다 푸니?
    생활이 그럴수밖에... 하늘에서 돈 떨어지기만을 비니!
    아픈사람은 보조금을 그냥 주지만 활동할수 있는 사람은 노동의 댓가로 주어야하여야 돈의 귀중함 생활의 활력을 찿을수 있다고 생각되네요.
    어설픈 동정의 정책은 부지런히사는 사람들의 세금만 올리는꼴이네요.
    생의 애9착괴 활력을 먼저 찿아주는 정책이 더 필요하네요.

  • 보다못해

    헉! 여태껏 수백자 쓴 내용이 다 없어졌어요. 참세상 담당자님 고쳐 주세요. 왜 마우스로 내용란을 클릭하면 모두 없어지는거죠? 위에 미자언니의 의견이 하도 개똥같아서 장문의 글을 썼는데 모두 어디로 갔네요. 미자씨는 운 좋은 줄 알아요. 어디서 저런 대가리 똥만 든 의견과 주장을 하는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