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지시사항', "돈 안 받으면 호텔할인권을"

<한겨레>, 이건희 회장 로비 지시사항 담긴 내부 문건 보도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2차 기자회견이 예정된 가운데 <한겨레>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판사와 검사, 국회의원 등에게 직접 로비를 지시한 내부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한겨레>가 3일 보도한 내무 문건을 보면, 이건희 회장은 특정 정치인과 언론사 그리고 시민단체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로비 방법을 지시하고 있었다.

'회장 지시사항'이라고 적힌 이 문건에 대해 신문은 "이 회장이 공식 회의나 자택에서 사장단에 지시한 내용을 그룹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가 정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또 "문건은 2003년 11월12일과 같은 해 12월 29일 작성된 두 가지"라며 "지시사항 뒤에는 이건희 회장이 언제, 어디서 지시했는지가 기록돼 있다"고 밝혔다.

‘회장 지시사항’, "돈 안 받는 사람" 언급하며 추미애 의원 실명 거론

<한겨레>가 보도한 '회장 지시사항' 문건에서 이 회장은 "호텔 할인권을 발행해서 돈 안받는 사람에게 주면 부담 없지 않을까"라며 "금융관계, 변호사, 검사, 판사, 국회의원 등 현금을 주기는 곤란하지만, 주면 효과가 있는 사람들에게 적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지시하고 있다.

이어 이 회장은 "와인을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와인을 주면 효과적이니 따로 조사해 보라"며 "아무리 엄한 검사, 판사라도 와인 몇 병 주었다고 나중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문건에서 "돈 안받는 사람"이라는 대목에는 대통합민주신당 추미애 의원의 실명도 적혀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또 문건에서 이 회장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 대한 로비도 지시하고 있었다. 이 회장은 2003년 10월22일 도쿄에서 "참여연대 같은 엔지오에 대해 우리를 타겟으로 해를 입히려는 부분 말고 다른 것에 대해서는 몇십 억 정도 지원해보면 어떤지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문건은 적고 있다.

"삼성, 해당 문건 존재 시인.. '로비지침'서 주장은 왜곡"

한편, 이날 보도와 관련해 <조선일보>는 삼성그룹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삼성그룹 측은 해당 문건의 존재 여부는 시인했지만 '로비지침서라는 주장은 왜곡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익명의 삼성그룹 임원은 '회장 지시사항' 문건과 관련해 "불법적으로 돈으로 로비를 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마음의 정표가 담긴 작은 선물을 하라는 얘기"라며 "와인이나 호텔 할인권에 대한 언급도 (선물을) 주었을 경우 문제가 있는지 검토해 보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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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 이건희 , 한겨레 , 로비 , 비자금 , 김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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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