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림, "모든 것은 삼성과 닿아있다"

[토론회 : 삼성과 정검언 동맹] 한국 사회 지배하는 상성.이건희 가벌(家閥)

이건희 회장의 삼성그룹, 큰 누나인 이인희 가족이 경영하는 한솔그룹, 큰 형인 이맹희 가족의 CJ그룹, 둘째 형인 이창희 가족의 구 새한그룹, 여동생인 이명희 가족의 신세계그룹 등과 처남인 홍석현과 형제 자매들이 소유, 경영하는 중앙일보그룹... 이 기업들이 생산하는 물건이나 서비스 상품과 안 부딪히며 단 하루라도 살 수 있을까.

신학림 미디어스 기자는 이 여섯 개 그룹을 합쳐 삼성과 이건희 가벌(家閥)로 명명했다. 발제문의 제목도 '삼성.이건희 가벌은 어떻게 한국사회를 지배하는가'이다. 그리고 이건희 가벌과 현 정권의 유착, 그 징후에 대해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초대 법무부 검찰국장 자리에 홍석조를 앉혔다. 2년 후 주미대사로 내정된 홍석현 중앙일보 대표이사의 동생이다. 2005년 이상호 MBC 기자가 X파일에서 당시 홍석조 광주고검장이 삼성 돈으로 후배 검사에게 떡값을 돌렸다는 의혹을 부인했으나 결국 스스로 검찰을 떠났단다. 지금은 패미리마트 회장이다.

2004년 홍석현 중앙일보와 노무현 대통령의 3시간 35분간의 단독 대담. 청와대는 국빈 대접을 했다 한다. 얼마 후 주미대사에 내정되었다. 집권 초기 조중동에서 중이 빠진 조동을 문제로 삼았던 맥락과 연결된다. 홍석현 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자신과 형제들이 소유.지배하던 보광그룹에서 1,071개의 차명계좌를 만들어 탈세 혐의로 사법처리를 받았던 인물이다.

좌희정 우광재는 노무현 대통령이 술을 푸며 몇 차례 대선자금 문제를 고해성사하고 털고 가자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단다. 두 비서관 중 한 명이 삼성과의 구설이 끊이지 않았던 것과 관계있다는 추측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국민소득 3만 달러, 기업클러스터론, 동북아중심국가론... 세리의 제안이 정부 (경제)정책이 되었다는 건 공공연한 일.

신문시장 파괴의 주범은 중앙일보란다. 10대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2006년 1∼6월 동안 중앙일보는 27억3300여만 원으로 가장 많은 정부광고를 받았고, 조선일보는 21억7600여만 원으로 두 번째, 동아일보는 20억2600여만 원으로 세번째로 많았단다. 중앙 조선 동아 등 3개 신문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 동안 정부광고 수주액 1∼3위를 유지했댄다. 조중동이 정부의 언론탄압 어쩌고 하면 웃기다는 이야기다.

진대제 삼성전자 사장은 정보통신부 장관을,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주미 대사를, 국정홍보처장 자리에 중앙일보 출신들이 여럿 진출했다는데 곱게 보이지 않는다. 전육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이 방송위원회에, 한국방송광고공사 총리실 공보수석에도 중앙일보 출신이 자리잡았다. 방통융합추진위에 중앙일보 홍은희 기자, 조재구 CJ그룹 케이블방송 사장 등이 민간위원으로 위촉됐다. 2005년 국정원이 민간분야 전문가 4명을 차관보급인 1급으로 영입하는데 그 중 한 명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출신이라는군. 하나하나 놓고보면 우연일 수 있지만 모두 노무현정권과 인연을 맺은 삼성 이건희 가벌 사람들이다.

신학림 기자는 개헌을 반대한다. 삼성이 119조 2항을 어떤 형태로든 바꾸려고 할 것이라고 봐서다. 솥뚜껑보고 놀라는 게 아닌지 모르나, 사실 대한민국 헌법은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 조항들이 무척 많다. 노무현 대통령이 원포인트 개헌만 한다면 그 자체로는 정치세력간 합의에 따라 크게 문제되지 않을 지 모른다. 그러나 심학림 기자가 걱정하는 119조 2항은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경제조항이다.

이 조항을 손대기 시작하면 정부의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상호 진출을 금지하는 금산분리 정책은 불가능해진다는 게 신학림 기자의 판단이다. 삼성은 이 조항이 있어도 금산분리 정책에 대해 위헌심판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까지 하니까.

관료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진학반과 취업반이란다. 심상정 의원은 오늘 토론 발언에서 국회 활동을 하다 보니 관벌이 가장 문제라는 소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관료는 직급이 올라갈수록 고위직을 내다보는데 정부 부처에 남을 사람은 진학반으로 표현한단다. 고위직으로 승진할 전망이 서지 않으면 업계 진출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업계 진출에서 가장 선호하는 곳은 삼성이라 한다. 삼성의 눈 밖에 나면 진학반이든 취업반이든 어렵다는 게 정설처럼 되어 있다는군. 역시 삼성의 위력.

삼성의 언론계 인사 발탁과 언론 네트워크.. 참여연대는 삼성이 발탁한 언론계 인사의 경우 67.9%가 삼성 관련 재단이사로, 14.7%는 삼성 관련 회사의 임직원으로, 그리고 10.7%는 사외이사 등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밝힌바 있다. 언론계 출신 재단이사는 삼성언론재단이 11명으로 가장 많고, 삼성문화재단 3명, 삼성생명공익재단 2명, 삼성복지재단 1명, 호암재단 1명 순이다. 언론계 출신 사외이사는 삼성증권, 삼성카드, 에스원 각 1명씩이다.

삼성이 언론계에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방식은 삼성언론재단을 통한 저술비 지원과 해외연수 등이 포함된다 한다.

인맥과 혼맥을 통해 본 삼성과 이건희 가벌의 위세. 사제단이 밝힌 뇌물 검사 중 한 명인 이종백 국가청렴위원장은 2004년 4월까지 인천지검장으로 근무했는데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단다.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과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고.

김용철 변호사의 고백을 허위라고 주장한 이종왕. 노무현 대통령과 절친하다는게 이종백 국가청렴위원장과 함께 8인회 멤버로 활약중이다.

신학림 기자는 이상호 MBC 기자의 취재로 모습을 드러낸 삼성과 이건희 회장의 불법 대선 자금 내지 뇌물 제공 사건, 이른바 X파일 사건 혹은 ‘이건희 게이트’가 199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사건을 과거의 일로 치부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생물처럼 펄펄 살아 있는 오늘의 사건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삼성 문제의 합리적 해결을 위한 범국민운동이 절실하다며, 삼성의 볼모가 되어버린 우리 나라 경제를 구하자고 호소했다. 모든 것이 닿아 있다.


토론회는 오늘(14일) 오전 10시30분 외신기자클럽에서 방송프로듀서연합, 방송기술인연합회,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조, 한국기자협회 공동 주최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신학림 미디어스 기자가 발제를 하고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이상호 MBC 기자, 민경한 민변 사법위원장, 장영희 시사IN 전문기자 등이 토론자로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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