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자본의 노동 탄압에 맞서서 끝까지 투쟁할 것”

[인터뷰] 남은주 금속노조 경남제약지회 부지회장

28일 오후 2시, 충남 아산시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제약지회 숙소. 총파업결의대회를 준비 중인 경남제약지회 남은주 부지회장을 만났다.

경남제약지회는 전 조합원이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노동조합으로서, 경남제약을 인수한 HS바이오팜의 직장폐쇄에 맞서 59일째 투쟁을 하고 있다.

남 부지회장은 “HS바이오팜이 교섭 보다는 용역 경비를 이용한 노동조합 탄압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조합원들이 경남제약 정상화를 위해 지금까지 참고 기다렸는데 이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투쟁이라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어 “우리는 67명의 조합원들이 모두 여성이지만 현장에 복귀할 때까지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이 악물고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래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투쟁하고 있으니 이길 것 같지 않냐”며 환하게 웃었다.

남 부지회장에게 경남제약 지회의 투쟁 과정과 HS바이오팜이 경남제약을 인수하게 되면서 일어난 문제들을 물었다. 그간 HS바이오팜이 어떻게 노동조합을 탄압했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남 부지회장의 이야기가 끊어졌다가 이어지길 반복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경남제약을 이야기 할 때 HS바이오팜에 관한 이야기가 뒤따른다. 경남제약과 HS바이오팜은 어떤 관계인가

  남은주 금속노조 경남제약지회 부지회장

지금 우리 투쟁 대상은 HS바이오팜이다. 원래 (주)경남제약은 연간 순이익이 40억 원이나 되는 건실한 기업이었다. 그러다 2003년 (주)녹십자가 경남제약을 인수한 이후 3년 4개월 동안 아무런 시설투자 없이 주식을 통해 400여억 원의 이익금만 챙기고 HS바이오팜이라는 자본에 경남제약을 팔아넘긴 것이다.

HS바이오팜 역시 주가상승을 통한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해서, 끊임없이 노동조합을 탄압해 왔다. 기업 인수 후 2개월 만에 회사가 어렵다며 “임금 10%를 삭감하자”,“40%의 직원을 구조조정 해야 한다”고 협박하기 시작했다. 또한, 근무가 끝난 여성 조합원들을 15분 동안 회사에 감금하고 용역경비들을 통한 협박과 인신공격 및 성희롱을 일상적으로 자행해왔다. 그러다 지난 9월 21일 추석 명절을 앞두고서는 막바지 교섭일정을 합의해 놓고 공격적인 직장폐쇄를 단행한 것이다.

그동안 사측의 노조 탄압이 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회사 내에 하루 일당 수십만 원씩 주면서 용역경비 50여 명을 상주시키고, 공장 내에 30여개의 감시카메라와 군사용 철조망을 공장 주변에 삼중으로 설치했었다. 게다가 법으로 보장된 노동조합 사무실 출입마저 조폭같은 용역경비들이 힘으로 막았다.

그래도 우리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와 함께 대화로 경남제약 사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 왔다. 하지만 H·S바이오팜은 관리자들에게 노동탄압을 지시하면서 이에 불응하는 임원들을 해고하고, 노동조합 간부들에 대한 부당한 징계를 강행했다. 그리고 노동조합에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오히려 탄압의 수위를 높여, 대화를 통한 해결보다는 노동조합 말살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상태다.

인권유린이 있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나

직장폐쇄 직후에 노동조합이 공장에 들어가자 회사는 조폭같은 용역직원들을 동원해 공장 출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용역직원들은 공장 출입을 저지하는 조합원들에게 신체적, 언어적으로 성적 모멸감을 줬다. 회사측의 김00본부장과 정00부장이 용역직원들 앞에서 진두지휘하는 것을 봤는데, 이것은 사주에 의해 탄압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11월 22일에는 다수 조합원들이 서울의 금융감독원에 상경투쟁을 간 틈을 타 용역경비들이 다시 공장을 침탈했고, 용역 직원 중에는 여자들도 있었다. 여자용역들은 휴게실에 난입해 조합원들에게 “공순이 냄새가 난다”,“밤길 조심해라” 등 차마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욕설과 협박을 해댔다. 우리가 항의하자 순식간에 수 십 명의 남자용역들까지 합세해서 선풍기와 소화기를 집어던지고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하는 등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실신해 구급차에 실려 입원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현재 상황은

이대로 계속 당할 수만은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금속노조 충남지부와 함께 15일에 철조망과 감시카메라 제거, 노조사무실 출입 확보, 용역 직원들을 공장에서 내보내는 투쟁을 했었다. 하지만 22일 용역들이 다시 난입해서 조합원들을 폭행해, 어제 공장을 점거했다. 생산을 하고 있던 비조합원들 역시 우리 의견에 따라 평화적으로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 밖으로 나간 상태다.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우리가 아무리 경남제약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도 사측이 교섭에 나오지 않고 있어 힘들다.

그리고 언제 현장에 돌아갈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도 갖고 있다. 하지만 주변의 노동자들이 함께 투쟁하고 있고, 오늘도 이렇게 충남 금속노동자 총파업 결의 대회를 열고 있다. 조합원 가족들 역시 적극 지지하고 있어 문제없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H·S바이오팜은 녹십자와 똑같이 비상장 경남제약 주식회사를 주식시장에 상장하여, 한탕하고 도망가는 전형적인 먹튀 자본의 수법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회사다. 또한 노동조합을 말살시키기 위해 용역경비를 동원하고 교섭 자리에 조차 나오지 않는 회사다.

때문에 이번 투쟁은 반드시 이겨야 하며, 우리가 현장으로 복귀해 경남제약을 정상화 시키는 모습을 관심 가지고 지켜봤으면 한다. 단순한 연대 투쟁이 아니라 노동자 전체를 위한 투쟁으로 생각하고 함께 투쟁해 나갔으면 한다.
덧붙이는 말

미디어충청은 충청지역 노동자,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터넷 언론으로 오는 12월 19일에 창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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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폐쇄 , 경남제약 , 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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