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이회창 "SRI, CSR 정책 없다"

(사)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대선 후보 정책 질의서 답변 분석

유력 대선 후보 인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SRI : 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와 관련한 정책이 없다고 답했다.

자칫 '기업 규제'로 해석 될 수도 있는 제도에 대해 이명박, 이회창 후보가 '정책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반면, 정동영, 이인제 후보는 각종 전제를 기반으로 선택적인 입장을, 권영길, 문국현 후보는 적극적인 정책 내용을 밝혔다.

최근 진보진영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투자를 요구하며, 국민연금 및 연기금에 대한 한국 실정에 맞는 사회적 책임 투자 방법을 찾자는 초벌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대선후보들간의 인식 차이는 명확한 정책 노선의 차이로 까지 읽힌다.

사단법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포럼)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주요 대선후보들에게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정책질의를 결과를 밝혔다.

포럼이 답변서를 분석 결과 범여권 대선 후보들은 ‘적극적으로 검토,추진’하거나 최소한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지지율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는 이에 대한 정책조차 수립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와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SRI : 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각 대선 후보에게 △연기금의 투자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요소 정도 공시 제도화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 규모 확대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법적 제도적 방안 △지속가능보고서 발간 촉진 방안 등에 관한 4가지 질문을 던졌다.

연기금법 개정을 통해 연기금 투자시 ‘기업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요소 정도 공시 제도화’에 대해 묻는 질문에,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임기 2년 내에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주요 연기금의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된 Working Group을 통한 심층적 연구와 공청회를 개최”해 조속한 시일 내에 관련 법규의 제-개정을 약속했다.

정동영 대통합신당 후보측은 “한국 금융시장의 건전성과 기업가치 제고, 수익 확대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추진하고 확대되어야 한다”고 전제하며, 제도화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 규모 확대에 대해서도 네 후보 모두 바람직하다는 전제 하에 정동영 후보측은 “투자규모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 추진”하되 “기존의 SRI 부문의 투자실적, 금융시장, 기업환경 등을 고려하여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고, 이인제 후보측은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과 높은 수익창출기반을 보유한 기업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 현실을 고려할 때 기금운용위원회에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법적, 제도적 강화 방안을 묻는 질문에 정동영 후보측은 “사회적 대협약을 추진하고 참여기업과 MOU를 맺어 사회책임 이행의 실질적인 효과를 높이겠다”고 답했고, 문국현 후보측은 “증권거래소 상장관련 규정과 법규를 손질해 해당 기업의 ESG 관련 실적과 데이터 제출을 의무화하고 이를 공시토록 할 필요가 있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덧붙였다.

권영길 후보측은 “경영 및 소유에 있어 기업의 민주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족벌 지배체제 해체, 노동자 소유, 사회적 소유 등 다원적 소유를 제시했다.

지속가능보고서 발간을 촉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권영길 후보측은 “현재의 지속가능보고서는 기업의 임의적 작성 등 문제가 많다”고 주장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한 한국 자체적인 평가 기준 및 지수를 도입, 상장기업이 이러한 기준 등에 따라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발간”토록 하고 참여와 점검을 위해 ‘공적기구 설치’를 주장했다. 이인제 후보측도 “보고서 발간 의무화는 적극 검토할 만한 과제”라고 답변했다.

반면 정동영 후보측과 문국현 후보측은 기업의 자발적 참여에 무게중심을 두었다. 정동영 후보는 “지속가능보고서 발간 의무화는 정부가 민간기업에 강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 대협약의 MOU 내용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문국현 후보측는 “처음부터 법제화하여 보고서의 발간을 강제하는 방안보다는 글로컬라이즈드(Glocalized)된 기준에 근거해 기업들로 하여금 보고서를 발간토록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는 “글로벌 컴팩트(Global Compact), ISO 26000, 지속가능경영 등 세계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더욱 강화해 기업과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고, 또한 책임 있는 기업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사회책임투자가 세계적인 대세임을 감안할 때, CSR과 SRI에 대한 유력 대선 후보의 정책 부재는 실망을 넘어 충격적”이라며 주요 대선 후보들의 '정책 없다'는 답변 보고서에 대한 실망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