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싸움 국회’ 한나라-신당 본회의장 정문 앞 대치

신당, 정문 앞 연좌농성 돌입...보좌진 간 주먹다짐도

14일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본회의가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의 극한 대치로 무산 위기에 놓였다. 한나라당이 검찰 탄핵소추안과 ‘BBK 특검법’ 처리를 막기 위해 본회의장의 모든 출입구를 봉쇄하고 점거 농성에 들어간 가운데, 신당 의원 90여 명이 오후 2시 40분부터 본회의장 정문 앞에서 연좌 농성에 들어갔다.

신당 의원들은 오후 2시 30분경 긴급 의원총회를 마친 뒤 본회의장 정문 앞에서 “문을 열라”고 요구했다. 주성영, 배일도, 차명진 등 한나라당 의원 6명이 정문 손잡이에 걸어놓은 빗장을 잡고 몸으로 지탱하자, 신당 의원들은 “국회의원의 합법적 의사활동을 막으면 범죄행위다” “대통령 후보가 범죄를 저지르니 현역의원들도 범죄를 하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일부 흥분한 신당 의원은 “지금이 계엄이냐, 뭐하는 거냐”며 발로 문을 걷어찼다.

회의장 안에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전깃줄, 체인, 노끈 등으로 문을 걸어 잠근 채 꿈쩍도 하지 않자 신당 의원들은 그 자리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며 성토대회를 이어가고 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어떤 상황이라도 힘을 모아 반드시 탄핵안과 특검법을 통과시킬 것”이라며 “밤 12시까지 문 앞을 지키고 있자”고 의원들을 독려했다. 이어 “국회의장에게 경호권을 발동해 회의장 문을 열도록 계속해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신당 의원들의 연좌 농성이 벌어진 옆자리에서는 한나라당 의원 보좌진과 당직자 50여 명이 연좌 농성을 벌이며 기싸움을 하고 있다. 이들은 “물러가라”는 구호와 야유, “잘 가세요 잘 가세요”라는 노래를 부르며 신당 측의 성토대회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

앞서 오후 1시 30분경 신당 측 보좌진과 당직자 60여 명이 본회의장 입구 앞에서 한나라당 보좌진과 30여 분 넘게 몸싸움을 벌였다. 본회의장으로 통하는 출입구 중 유일하게 뚫려 있는 속기사 전용 출입구를 확보하려는 신당 측과 이를 저지하려는 한나라당 측의 육탄전이었다. 이 과정에서 양당 보좌진 간 욕설과 주먹질, 비명과 고성이 오갔다.
태그

특검법 , bbk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이윤원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