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산, 하청노동자 고용승계 거부 폭행사태

(주)현대자동차, 사용자성 감추기 위해 하청업체 배후조종 의혹 일어

(주)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이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으로 새해를 열었다.

(주)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이하 아산공장) 도장부 사내하청업체인 남명기업(사장 이준복)이 기존의 광진기업 소속으로 아산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을 재고용하면서 근속년수를 인정하지 않고 새로이 근로계약 체결을 요구한 것.

이에 80여 명의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이하 사내하청지회) 조합원 전원이 근로계약서 작성과 퇴직금 수령을 거부하고, 온전한 고용보장과 근속년수 승계를 요구하며 싸우고 있다.

“(주)현대자동차, 남명기업 이용해 불법파견 감추기 나선 것 아니냐”

그동안 (주)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완성차 조립공장 안에서는 하청업체가 폐업하면 업체 사장만 바뀌면서 신규업체가 하청노동자의 임금, 근속년수를 모두 인정해왔다.

이는 2003년 (주)현대자동차의 관리자가 월차를 쓰려던 사내하청 노동자의 아킬레스건을 난도질했던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월차 때문에 동료가 아킬레스건을 난도질당했다는 것에 분노한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이 48시간 동안 연대 파업을 진행, 아산공장을 멈췄다.
이 투쟁으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지회'가 결성되었고 업체 변경 시 고용·근속 승계를 쟁취한 바 있다.

그러나 2007년 하반기부터 현대, 기아자동차에서 하청업체가 폐업할 경우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의 근속년수를 인정하지 않고 신규입사 근로계약서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사내하청 조합원들은 자신들의 실질적 사용자가 원청업체인 (주)현대자동차에 있음을 입증, 승소했다. 2007년 6월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 조합원 7명이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사내하청 노동자는 현대자동차의 근로자임을 확인한다"고 판결했던 것.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서 일어난 남명기업의 직접고용 회피는 “(주)현대자동차가 자신들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사용자임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배후조종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출처: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지회 제공]

  조합원들이 공장에 복귀하여 작업을 시작하려 하자 사측 관리자들이 조합원 1명당 4명이 달라붙어 조합원들을 끌어내며 폭행하고 있다. [출처: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지회 제공]

아산공장 도장부 하청업체, 근속년수? 다 무시해버려

지난해 11월30일 아산공장 도장부 하청업체인 광진기업이 폐업을 공고했다. 12월 31일 폐업을 하겠다는 것. 31일부터는 남명기업이 들어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12월 남명기업은 그동안 아산공장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보장됐던 '하청기업의 폐업 시 퇴직금 정산'과 '연월차·근속년수 승계' 등의 단체협약 내용을 무시하고, 기존의 광진기업 소속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근로계약서를 새로 체결하자고 강요했다. 지금까지 줄곧 아산공장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에게 신규입사를 하라고 한 것이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이를 거부하자, 남명기업은 비조합원 집까지 찾아가 “퇴직금과 근속년수를 제외하고는 똑같다”며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구했다.

며칠 후, 일부 근로계약서를 써 준 비조합원들이 사장에게 “퇴직금과 근속년수를 제외하고는 똑같다는 말 사실 맞냐”고 재차 확인하자, 남명기업 사장은 “연차는 당연히 없어진다”고 대답했다. 이에 비조합원들이 “거짓으로 작성케 한 근로계약서는 무효”임을 확인하고 근로계약서를 돌려 줄 것을 요구했지만 돌려받지 못했다.

이에 사내하청지회 도장부 현장조직위원회(준)(이하 도장부 현장조직위원회(준))는 “업체 변경을 통한 (주)현대자동차의 꼼수가 확인 되었다”며 “업체변경은 불법파견을 덮으려는 얄팍한 술수”라고 지적했다. 또한 “업체변경 과정을 통해 연월차 승계 불가와 근속년수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금까지 축소 지급하고, 고용 승계 거부를 통해서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만 받아 들여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현대자동차, 관리자와 아르바이트 동원해 공장 점거
무조건적 근로계약서 작성, 근속년수 불인정, 퇴직금 강제정산 강조


12월 31일 도장부 현장조직위원회(준)는 “일하던 공정에서 계속 일을 할테니, (주)현대자동차와 하청기업 사측끼리 알아서 사업변경하고 조치하라”는 요구와 함께 “새해 첫 출근인 1월 3일은 (주)현대자동차와 하청기업이 우리를 탄압하지 않는다면 평상시처럼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월 2일 (주)현대자동차와 남명기업은 조합원들 몰래 아르바이트생 등을 동원하여 생산을 시작했다. 그리고 새해 첫 출근날인 3일 오전 7시부터 (주)현대자동차는 도장부 출입구 한 곳만 개방하고 모든 출입문을 잠갔다. 또한 원청기업인 (주)현대자동차 관리자 150여 명과 아르바이트생을 공장에 투입시키고 경비대에게는 비상대기 지침을 하달했다.

이 소식을 들은 구 광진기업 80여 명의 조합원들(A/B조)과 현대자동차 아산위원회 간부 등 100여 명이 몸싸움 끝에 공장에 진입했다. 구 광진기업 A조 조합원들이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공장 안에 들어서자 원청 관리자들 대부분이 라인에서 철수했다. 그러자 구 광진기업을 승계한 남명기업 사장이 나타나 “근로계약서를 써라”고 닦달하기 시작했다. 이에 조합원들이 “고용, 퇴직금, 근속년수를 승계하지 않는 근로계약서는 못 쓴다”고 거부하자, 남명기업 사장은 “당신들은 외부인이다. 현주건조물 침입죄로 고발하겠다”는 말을 퍼붓고 사라졌다.

오후 1시를 넘겨 한 시간여 동안 3자 교섭이 진행됐다. 이 교섭에는 노동조합 간부 4인과 남명기업 이준복 사장,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협력지원팀 등이 참석했다. 노동조합은 고용, 퇴직금, 근속년수를 승계를 요구했으나 사측은 무조건적 근로계약서 작성을 전제로 근속년수 불인정, 퇴직금 강제정산, 근속수당 기본시급 전환, 연월차 폐지 방침만을 강조했다. 교섭이 타결점을 못 찾고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자 노동조합은 “현재보다 진전된 안을 사측이 갖고 나온다면 다시 교섭을 하겠다”며 교섭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남명기업은 노동조합과의 대화보다는 폭력을 이용한 강제 진압을 3시부터 시도, (주)현대자동차와 하청기업 관리자들은 아산공장 도장부를 지키고 있던 100여 명의 노동자들을 밖으로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원하청 관리자들은 노동자들에게 도장부 내에 있던 화학용품과 소화기를 살포하고 자재박스를 집어던지는 등의 폭력 행사, 다수의 조합원들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확인 되고 있다.

현재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사내하청지회 소속 금속노조 조합원들에게는 1월 5~6일 휴일 특근을, 구 광진기업 조합원들에게는 기존에 일하던 작업장과 해당 공정을 확보하면 업무에 복귀해 생산라인을 가동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또한 이번 투쟁에 전국금속노동조합 전 조합원들이 적극 결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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