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당원들의 집단 탈당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 전현직 임원을 지낸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집단적으로 탈당을 선언했다.
김은주 현 민주노총 부위원장, 금속연맹 위원장을 지내기도 한 전재환 전 민주노총 비대위원장 등 45명은 오늘(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민주노동당을 탈당한다”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김은주 현 민주노총 부위원장, 전재환 전 민주노총 비대위원장, 김창근 전 금속연맹 위원장, 이재웅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 직무대행 등이 참석했다.
▲ 김창근 전 금속연맹 위원장, 이재웅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 직무대행, 김은주 현 민주노총 부위원장, 전재환 전 민주노총 비대위원장(왼쪽부터) [출처: 이윤원 기자] |
이들은 민주노동당에서는 평등파로, 민주노총에서는 중앙파로 분류되는 핵심인물들이다. 이번 집단탈당은 지난 3일 열렸던 민주노동당 임시 당대회에서 심상정 비대위가 낸 혁신안이 최종 부결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썩은 상처를 과감히 드러내고, 그것을 자정할 능력조차 부정하는 것은 이미 진보정당이 아니다”라며 “이로써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노동자 정치의 한 시대가 끝났음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민주노동당은 진보정당의 모습이기를 스스로 거부했다”라며 “국회의원 10명을 감격스럽게 만들어냈지만 이후 당에는 출세주의자가 기웃거리고, 당권을 장악하기 위한 위장전입, 당비대납, 대리투표 등 노동자 정치와 거리가 먼 행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라고 밝히고 “급기야 당 대표가 저임금, 비정규 노동자들을 배신한 한국노총에 사과하는 일까지 있었다”라며 그간 민주노동당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민주노총 조합원 자발적 탈당 이어질 듯, '정치방침'에도 큰 영향
이들의 탈당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의 탈당 선언과 함께 이뤄진 것이라 이후 민주노총 소속 민주노동당 당원들의 집단 탈당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기자회견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전재환 전 민주노총 비대위원장은 “현장에서 조합원들의 자발적 탈당 등 탈당 흐름이 가시화 될 것”이라며 “2차 탈당 선언은 사업장 단위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은주 현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8만 명의 당원 중에 3만 2천 명이 민주노총 조합원인데 상당수가 탈당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집단 탈당이 본격화될 경우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정치방침으로 유지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소속 연맹과 지부 등에서 민주노총 정치방침 철회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조합원들의 자발적 집단 탈당까지 가속화 될 경우 이번 총선에서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이 그 효과를 제대로 발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늘 진행되고 있는 현대자동차지부 대의원대회에서도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도 민주노총이 지난 1월 31일과 2월 14일 두 차례에 걸쳐 민주노동당 배타적 지지 4개 단체와 함께 “배타적 지지 강화”를 기조로 한 기자회견을 언급하며 “우려스러운 행동”이라고 지적하고, “지난 대선에서 민주노총이 내건 80만 조합원이 10명의 지지자를 조직한다는 소위 8010 전략이 파탄에 이르러 '8001'도 안된 것이 현실”이라며 “대중운동의 중심에 선 민주노총 지도부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기보다는 보다 더 세심한 고민과 신중한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탈당은 선언한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도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으로서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에 대해 “내가 민주노총 위원장일 때 결정한 것이지만 당시 강력히 반대했었다”라며 “초기에 민주노동당을 발전시키는 데 긍정적 작용을 했지만 결국 역기능을 극복하지 못했으며, 민주노동당 내 민주노총 조합원은 있지만 민주노총 내 민주노동당 당원은 없는 상황이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번 집단 탈당에 동참함 45명은 새 진보정당 흐름과 함께 함께 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 시기 민주노동당의 오류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동자 정치가 어떻게 실현되어야 하는지를 처음부터 다시 고민하겠다”라며 “진보정치는, 노동자정치는 계속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집단 탈당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45명 명단
강봉균 전 민주노총 제주본부 본부장
강호연 전 건설연맹 사무처장
권수정 전 공공연맹 부위원장
권순만 현 금속노조 부위원장
김병일 전 민주노총 경북본부 본부장
김영근 전 민주노총 제주본부 사무처장
김은주 현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창근 전 금속노조 위원장
김태진 전 공공연맹 부위원장
김형탁 전 사무금융연맹 위원장
김호규 전 금속산업연맹 사무처장
노명우 현 공무원노조 정책연구소장
문영만 전 민주노총 부산본부 본부장
박배일 전 민주노총 대구본부 수석부본부장
박병화 현 민주노총 인천본부 정치위원장
박점규 전 공공연앰 수석부위원장
박종현 전 민주노총 광전본부 본부장
박준석 현 금속노조 부위원장
박창남 전 화학섬유연맹 부위원장
배기남 전 민주노총 회계감사
배성훈 현 민주노총 경북본부 사무처장
서형석 전 공공연맹 사무처장
손낙구 전 금속노조 부위원장
손송주 전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
신천섭 전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
신호식 전 민주노총 광전본부 사무처장
양경규 전 공공연맹 위원장
염경석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우병국 현 금속노조 부위원장
이성우 전 공공연맹 사무처장
이순남 전 화학섬유연맹 회계감사
이승필 전 금속노조 위원장
이용길 전 민주노총 회계감사
이재웅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 직대
이전락 현 민주노총 경북본부 본부장
이홍우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
전송철 전 금속노조 부위원장
전재환 전 민주노총 비대위원장
정원영 전 금속노조 부위원장
조규오 전 공무원노조 강원본부장
조미자 전 금속산업연맹 부위원장
조 철 전 민간서비스연맹 수석부위원장
조희만 전 공공연맹 수석부위원장
최용우 현 민주노총 충남본부 본부장
허 인 전 공공연맹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