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노조 안에서도 논란..조합원 중 35%가 반대표 던져
이랜드노조는 지난 9일 총회를 열어 ‘비례후보 전술을 통해 총선을 공세적으로 돌파하고 투쟁에 유리한 조건을 마련하기 위해’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을 진보신당 후보로 내세우는 총선 방침을 통과시켰다. 비례대표 후보 2번을 노동 부문 비정규 노동자에 배정하기로 한 진보신당은 지난 11일 확대운영위원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이남신 후보 선출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랜드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지난 9일 이후에도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의 총선 출마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총선 방침이 총회 재적 인원 과반 찬성으로 통과됐지만, 조합원 가운데 35%가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애초 민주노동당 비례후보 출마를 결정했지만 민주노동당의 거부로 출마 정당을 번복하게 된 것도 논란의 불씨가 됐다.
총회에서 반대 입장을 대표해 발제했던 홍윤경 이랜드노조 사무국장은 “민주노동당 분당 사태에 대해 사실 조합원들은 왜 분당이 됐는지조차 잘 모르고, 민주노동당을 지지해야 할지 진보신당을 지지해야 할지 혼란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어느 한쪽을 지지하게 되면 공연히 정치권 싸움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고 봤다”고 전했다.
홍윤경 사무국장은 “진보신당 후보 출마를 결정했을 때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 방침과 어긋나 앞으로의 투쟁에서 민주노총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며 “이미 민주노총 지도부에서 대거 민주노동당을 탈당하고 진보신당에 합류한 마당에 배타적 지지 방침은 허울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내부 논란이 수습되는 국면이고, 저도 총회 결정을 수용하는 입장”이라면서 “조합원 개개인에게 진보신당 지지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아니며, 어디까지나 전술의 하나로써 활용하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랜드투쟁을 정치꾼들에게 팔아먹었다” 극한 불만
이름과 소속을 밝히지 말라는 비정규직 단체의 한 간부는 이남신 후보 출마에 대해 “비정규직 투쟁의 상징인 이랜드 투쟁을 정치꾼들에게 팔아먹었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이 간부는 “조합원들이 내린 결정인데 그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논쟁을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이랜드노조 지도부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는데, 싸움이 오래되다 보니 판단이 흐려진 것 같다”고 깎아내렸다.
그는 “이랜드 투쟁이 참여 조합원들도 빠져나가고 침체 국면인 상황에서 의회 진출을 택한다는 것은 의회주의로 경도되는 것 아니냐. 진보신당행에 대해서도 과거 민주노동당의 의회주의적 행보를 떠올렸을 때 신뢰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비정규직 노조 출신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 부위원장 개인의 정치적 욕심이 없지 않아 작용한 것 같다. 정계에 진출하려면 노동운동을 정리하고 나서든지 조합원들을 부추겨 총선 출마를 결정하는 것은 명분이 없고 비겁하다”고 비난했다.
주봉희 부위원장은 “지금 남아있는 민주노동당이나 나가서 신당을 만든 사람들이나 모두 어제의 민주노동당”이라면서 “민주노동당은 2004년 국회에 입성하면서 파견법을 책임지고 막아내겠다고 공언했지만 오히려 파견법이 개악됐다. 선거철마다 거짓말만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세불리기를 위해 경쟁적으로 비정규직을 비례후보로 세우려고 한다”면서 “저뿐만 아니라 후보 제안을 받은 비정규직 인사 대다수가 거절했다. 이들은 선거 때만 비정규직과 소외 계층에 관심을 나타낸다”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이지안 진보신당 부대변인은 “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 의회 전술의 성과를 계승하고 한계를 극복하려 한다”며 “아직 창당 전이고, 주체 혁신과 새로운 진보 가치를 통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시작도 하지 않았다. 좀 더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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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잡습니다] '진보신당 출마 이남신에 비정규직 '싸늘'' 제목의 기사에서 첫 번째 소제목 '조합원 중 다수는 반대표 던져' 및 본문의 '총회 재적 인원 과반 찬성으로 통과됐지만, 일반 조합원 가운데 다수는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라는 부분을 바로잡습니다. '다수'라는 표현이 모호하다는 이랜드 노조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소제목 '조합원 중 다수는 반대표 던져'는 '조합원 중 35%가 반대표 던져'로, '총회재적 인원 과반 찬성으로 통과됐지만, 일반 조합원 가운데 다수는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는 '총회재적 인원 과반 찬성으로 통과됐지만, 조합원 가운데 35%가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로 바로잡습니다. 앞으로 더욱 정확한 보도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