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지난 군사공격에서 화학무기까지 사용

[기고]쿠르드어 방송에 약 1300만원 벌금 매겨

최근 들어 소식을 자주 전하고 있습니다.
소식이 없는 것이 좋은 것인지, 많은 것이 좋은 것인지...

먼저 지난 소식에서 지난 2월 말, 9일간의 이라크 국경을 침탈한 대 쿠르드노동자당(PKK) 군사행동에서 터키 정부군이 이라크 쿠르디스탄에서 지뢰를 이용한 부비추랩을 설치한 후 철수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화학무기 까지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라크 의회는 터키의 화학무기 사용 조사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해서 조사활동을 벌였고, 깬딜, 란야, 잡, 아메드예, 자호 등지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합니다. 이라크 의회 조사단의 의장인 엘 수헤일 의원은 유럽 인권재판소에 터키를 제소할 것을 고려중이라고 합니다.

터키의 쿠르드족 젊은이 양심적 병역거부 선언해

다음으로 3명의 쿠르드족 젊은이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했습니다. 터키 하카리 주의 육섹코바에 사는 이슬람 바이칼, 베이셀 셴, 레술 아르슬란 이란 병역을 앞둔 젊은 친구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적으로 병역거부를 선언했습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어떤 의미로든 죽고 죽이고자 하는 행위에 동참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동의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에 병역거부를 선언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터키에서는 1996년에 오스만 무랏 울케라는 터키 젊은이가 처음으로 병역거부를 선언한 후 현재까지 60여명이 병역을 거부한 바 있습니다.

이번 병역거부 선언은 현재 터키에서 진행 중인 전쟁에 반대하여 쿠르드족이 집단적으로 비폭력 행동에 나선 첫 번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 몇 차례 "인간 방패"를 자처하며 젊은 쿠르드족 친구들이 터키군의 군사작전이 진행 중인 지역의 산에 올라가고자 한 적이 있었지만, 터키군과 경찰에 의해 저지되었고, 일부는 산에 올라가서 게릴라에 결합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병역거부 선언을 직접 행동으로 까지 이어진 비폭력 불복종 운동의 첫 번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평화운동, 특히 병역거부 운동 단체가 이들과 연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봤으면 합니다.

쿠르드 방송국에 1,300여만원 벌금

마지막으로 제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쿠르드족의 '균 티비/라디오'라는 조그마한 지방 방송국이 있습니다. 이 방송사의 라디오 방송 중에 쿠르드어 노래를 내보냈다는 이유로 16,000리라(한화 약 1,300여만원)의 벌금을 선고 받았습니다.

터키에서는 유럽연합의 압력으로 쿠르드어 TV방송과 라디오 방송이 허용되긴 했지만, 이는 터키 국영 방송사만이 방송을 할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쿠르드어 방송은 자격증을 가진 전문 번역가가 터키어로 번역하여 자막을 넣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 번역 자격증은 터키에서는 발급할 권한을 가진 기관이 없습니다. 유럽의 일부 쿠르드족 단체와 기관에서 자격증을 발급하기도 하지만, 터키 정부는 쿠르드어 번역과 관련해서는 해외 자격증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문 번역가가 없기 때문에 쿠르드어 방송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일한 쿠르드어 방송인 로즈 TV가 네덜란드에서 방송을 내보내고 있습니다만, 현재 이 방송사는 터키 정부의 끊임없는 압력으로 인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지금까지 '균 티비/라디오'는 (직접 제작이 아닌) 쿠르드어 노래를 내보내고, 길거리 인터뷰 등을 통해서 주민들이 쿠르드어로 대답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마치 외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쿠르드어를 방송에서 조금씩 내보내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