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이 못한 것, 진보신당이 할 수 있다”

[진보후보 돋보기] (2-2) - 비정규직 부문 이남신 진보신당 비례후보

민중언론참세상은 4.9총선을 앞두고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서 각 부문 운동을 대표해 국회의원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돋보기를 비춰봤다. 이 가운데 정당과 대중운동의 건강한 관계, 정치운동과 사회운동의 상호 발전적 결합 방식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진보후보 돋보기’는 여성, 장애인, 비정규직, 빈민, 성소수자 후보들에 대한 릴레이 인터뷰 기획으로 총 5회에 걸쳐 연재될 예정이다. - 편집자주

오랜 기간의 이랜드노조 활동과 민주노총 비정규연대회의 활동 등 비정규직 운동을 줄곧 해 온 이남신 후보는 이랜드노조 조합원 총회의 결정으로 진보신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게 됐다. 민주노동당의 비정규직 부문 후보인 홍희덕 후보와 이남신 후보에게 상대방과 비교했을 때의 강점, '정규직 신분'이라는 시각, 우선 공약, 외주화 대책, 민주노동당 의정활동 평가, 배타적 지지방침 등에 대한 공통 질문을 던졌다.

이남신 후보와 홍희덕 후보 모두 상대방 후보와의 비교에 조심스러워하며 그간의 상대방 투쟁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다만 이남신 후보는 "지난 10여 년 동안의 이랜드투쟁과 비정규악법 저지투쟁을 통해 검증된 부분이 있다"며 "비정규단위와의 격의없는 소통이 가능한 것이 제가 가진 강점"이라 평가했다.

민주노동당의 그간 의정활동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의회 내 활동에 치중했다거나 과감한 현장투쟁을 통해 정면돌파하지 못했다는 의견들에 공감하지만 현장 동력의 한계도 있지 않았나"라는 반성적 의견도 피력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방침'에 대해선 "이미 실효성이 상실됐고 전면 재고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이남신 후보에겐 공동투쟁을 해온 뉴코아노조가 이랜드노조의 비례대표 출마에 비판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따로 물었다. 이남신 후보는 "뉴코아노조의 입장과 고충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며 "이번 진통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지혜를 모으자"고 답변했다.

아래는 서면으로 진행된 이남신 후보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민주노동당이 해내지 못한 운동과 가치 실현"

  이남신 진보신당 비례후보/ 참세상 자료사진
민주노동당에서도 비례대표 2번을 비정규직에 할당키로 하고 홍희덕 후보를 선출했는데, 홍희덕 후보에 비해 후보님께서 어떤 점에서 더 경쟁력이 있다고 보시는지 말씀해달라

홍희덕 후보와의 경쟁력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질문이다. 홍희덕 후보 역시 자신이 속한 현장에서 열심히 투쟁해왔고, 대변하고 실현할 집단과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는 이랜드노조 투쟁 승리의 절박함에 따른 총회 결정으로 우여곡절 끝에 진보신당의 비례후보로 출마했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의 이랜드투쟁과 비정규악법 저지투쟁을 통해 비정규 투쟁 관련하여 검증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비정규 단위와의 격의없는 소통이 가능한 것이 제가 가진 강점이라면 강점일 것이다.

그리고 홍희덕 후보와의 비교보다는 왜 민주노동당이 아닌 진보신당인가를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할 거다. 민주노동당으로 안되서 어렵더라도 새로 나선 길이 진보신당이다. 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이 해내지 못한 운동과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보신당이 말하는 ‘진보의 재구성’이나 사회연대전략 같은 구상에서 비정규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보다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 후보로 출마하셨지만, 후보님은 본래 정규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굳이 해명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노동자들 스스로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분리해서 사고하는 것 자체가 단결에 배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비정규직 당사자 중 적임자가 나서서 후보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최선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투쟁하고 있는 이랜드노조의 결정이므로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는 본질적인 문제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는 지난 2004년에도 전비연(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추천으로 정규직이었지만 민주노총 부위원장 후보로 출마한 적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정규직 관련 과제를 얼마나 잘 해결할 역량과 의지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의원직에 당선된다면 향후 의정활동에서 우선적으로 실현할 노동부문 공약을 말씀해달라

무엇보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 방안이다. 진보신당은 비정규직 대책 종합방안으로 △비정규법안 개정으로 정당한 이유 없는 계약직 사용 근절 △동일노동 동일임금 보장, 노동조합에 차별시정 신청 권한 부여 △임금소득연대 정책으로 최저임금 165만 원으로 인상, 저임금 노동시장 해소 △비정규직/저소득 계층에 대해 국민연금 보험료 절반 지원으로 복지연대 실현 △청년실업자에게 ‘힘내라! 실업수당’ 월 60만 원 지급 △비정규직 무주택자에게 공공임대주택 임대료 시세의 30%까지 인하를 제시했다.

이에 더하여 ‘사회연대전략’에 대한 노동 내부의 인식 확산, 지역 복지전략에 노동부문이 함께 하는 작업 등을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 7월부터 확대적용되는 비정규직 보호법으로 인해 야기될 대량해고 및 외주화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 마지막으로 투쟁사업장, 특히 비정규직 및 장기투쟁사업장 문제해결과 이주노동자 권익 보장에 앞장서겠다.

이랜드, 코스콤, KTX 등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다. 기업의 외주화 남용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말씀해달라

△원청사용자성 확대와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 및 노동 3권을 전면 보장, △공공부문부터 무분별한 외주화/간접고용 축소, △비정규직 남용 기업에 대해 정부발주 사업 입찰 자격 제한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조치들이 제대로 동원된다면 위반 사업장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제재 수단을 가질 수 있고, 외주화 남용에 대한 사회적 억제력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앞서 2004년 총선에서 노동자 후보로 원내에 진출한 단병호, 권영길 의원 등의 의정 활동에 대해 비판적으로 평가한다면

어려운 질문이다. 입법, 제도 개선 등 의회 내 활동에 치중했다는 비판이나, 과감하게 현장투쟁과 연동해서 정면돌파하지 못했다는 의견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러한 지적들에 상당 부분 공감하지만, 현장 동력의 한계 역시 존재하지 않았나 반성적으로 되돌아본다. 노동자 출신이라고 노동자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현장과의 소통, 대중투쟁과의 결합을 소중히 하며, 동시에 현장 동지들에게 솔직히 할 말을 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으로 대신하겠다.

"배타적 지지방침의 실효성은 이미 상실됐다"

민주노총의 민주노동당 배타적 지지 방침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이랜드노조가 후보님을 진보신당 소속으로 출마시키기로 결정한 것은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방침에 반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방침은 이미 현실에서 그 실효성이 상실됐으며, 지도부가 이를 유지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의 한국노총 사과 방문 건에 대해 민주노총이 침묵한 사례처럼 배타적 지지 방침은 총연맹과 진보정당 사이의 관계를 왜곡시키기까지 했다. 이제 진보신당까지 출범한 이상 현장의 의견들을 반영하여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방침을 전면 재고해야 한다. 나아가 총선 이후 노동자정당과 총연맹 사이의 올바른 관계설정에 대하여 공개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뉴코아노조에서 지난 27일 성명을 발표해 “뉴코아-이랜드 투쟁은 전국의 모든 진보세력이 자신과 조직의 입장 차이를 넘어 함께 했던 투쟁이었다”며 “비례대표 출마는 투쟁의 상징성을 가지고 공천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공동투쟁본부 구성원들의 동의가 필요한 결정이었는데 이랜드노조가 일방적인 결정을 내렸다”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기본적으로 뉴코아노조의 입장과 고충을 이해하고 존중한다. 지금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견은 존중하되 투쟁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뉴코아 동지들과는 운명공동체이므로 투쟁 승리를 위해 이번 비례후보 출마를 둘러싼 진통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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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 이남신 , 배타적 지지 , 비례대표 , 진보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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