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긴 놈이 승리한다더라. 우리가 당연히 이길 것”

[인터뷰] 코스모링크 지회 김성빈 문화체육부장

충북 옥천군에 위치한 전선류 제조업체인 (주)코스모링크는 지난 달 9일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용역업체 직원들과 소위 '사원협의회'를 동원, 코스모링크 지회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휘둘러 충북지역에 파장을 불러 일으켰었다.

현재 코스모링크 지회는 여러 차례의 교섭을 가졌지만 “사측이 구두합의 된 내용을 자꾸만 번복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코스모링크 지회 김성빈 문화체육부장을 만나 직장폐쇄 이후의 상황에 대해 들어보았다.

직장폐쇄 이후 진행 상황은?

  김성빈 문화체육부장
우리는 일하고 싶었지만 사측의 직장폐쇄로 파업에 들어가게 됐다. 3월 9일 이후 회사 주차장에 천막 2동을 설치했다. 매일 오전에 전 조합원이 출근해서 약식집회를 가지고 일정을 공유하면서 왜 우리가 투쟁하고 있는지 되짚어본다.

약 250여 명의 직원 중 88명이 조합원이다. 초기 노조 설립 당시에는 조합원이 105명 정도였지만, 사측의 압박에 탈퇴한 반장 직급의 조합원과 비정규직이 해고되면서 인원이 줄었다. 조합원들은 매일 도시락을 싸가지고 온다. 점심 때 둘러앉아서 각자의 도시락을 먹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면 봄 소풍 나온 것만 같다. 다들 힘들텐데도 즐겁게 투쟁하고 있다.

노동조합을 만들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 회사는 항상 고용이 불안정했다. 야근을 하다가도 팀장이 불러서 “야, 너 내일부터 일나오지 마라”라고 할 정도였다. 같이 야근을 하던 동료가 5분도 안돼서 해고자가 되는 상황에서 일이 손에 잡히겠나.

임금 역시 IMF때 보너스가 300% 깎이기도 했다. 그땐 다들 어려우니까 회사가 살아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다르지 않나. 매출 3000억 회사가 됐지만 노동자들은 나아진 게 없다. 입사 10년차가 넘어도 시급 4000원이 조금 넘는다. 말이 안 되는 현실이라고 생각해 노동조합을 만들게 됐다. 만드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조심스럽게 준비해왔고, 노동조합을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솔직히 전에는 몰랐다. 왜 우리가 하는 동호회에 관리자들이 들어오는지 말이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관리자들이 우리들을 감시하기 위해 1명씩 들어왔던 것 같다. 파업 이후에도 감시는 계속되고 있다. 주차장에 설치된 CCTV는 사측의 눈이다.

교섭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마라톤교섭이 계속 되고 있는데 우리가 보기에는 소위 ‘사원협의회’가 사측에게 “사표를 내겠다”고 협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사측은 교섭에 나타날 때마다 지난 교섭 때 합의 했던 것들을 다시 들고 나온다. 한마디로 우리를 유치원 수준으로 아는 것 아니냐. 만날 때마다 말을 바꾸니 신뢰가 가지 않는다.

우리가 많이 양보해서 첫 교섭 때는 92개 조항이었는데 지금은 80여 개가 되었다. 솔직히 우린 임금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다만 노조사무실, 전임자 문제, 조합원 자격, 징계건만 이야기 하고 있다.

노조사무실은 현장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우린 공장 내 사무실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경비실 옆 휴게실을 이용하라고 한다. 또 전임자가 노조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2명이 필요한데 사측은 1명만을 고집하고 있다. 징계문제 역시 중요하다. 만약 파업이 정리되고 우리가 공장으로 돌아갔을 때 사측이 노조 간부들을 해고 시키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있는가. 우리는 우리 조합원들을 지켜야만 한다. 때문에 사측이 징계를 하지 않겠다고 해야만 이 투쟁 접을 수 있다. 또 모든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측은 조합 가입을 제지하고 있다. 같은 현장에서 일하고 있고 이미 노동조합에 가입한 조합원들을 조장이라고 탈퇴하라고 하는데, 그게 말이 되나.

정문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사원협의회인가. 자기들은 주민들이라고 하는데

교섭이 안 풀리는 것도 문제지만, 정작 골칫덩이는 사원협의회다. 3월 9일 사측이 갑작스레 직장폐쇄를 했고 형 동생 하던 사람들이 각목으로 우리를 때리고 신나로 위협했다. 사실 직장폐쇄 역시 “사원협의회가 전원 출근을 안했기 때문”이라고 사측이 말했다. 이제 와서 사원협의회가 “형님, 형님 화해합시다”라고 말하는데 우리는 3월 9일 날 당한 것들을 잊지 못한다. 자다가도 그 생각만 나면 벌떡벌떡 일어나게 된다. 치가 떨린다. 사원협의회는 9일 날 우리에게 각목을 들이대고도 10일날 태연히 체육대회를 열고 즐긴 사람들이다.

심지어 지난 주 주말에는 일일이 조합원 집을 방문해 선전물을 붙이고 갔다. 우리랑 마주치지도 않았다. 새벽에 다녀간 건지 저녁에 다녀 간 건지도 모르겠다. 우리 조합원들 집을 일일이 방문했다는 것은 주소를 빼냈다는 것 아닌가. 사측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가족들은 지금 사원협의회가 집을 방문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두려워하고 있다. 요즘 사회적으로 어린이 유괴 사건이 일어나서 문제 아닌가. 집사람은 혹시 그런 불미스런 일이 일어날까봐 걱정하고 있다. 다른 조합원들 역시 마찬가지다.

  공장 정문에 모여있는 사원협의회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그런 일이 있고난 후 이젠 가족들이 힘내라고 한다. 주민들도 오히려 “도와줄 것 없냐, 잘 해결돼야 한다, 힘내라”고 말한다. 지난 주 금요일에는 조합원 가족들이 모여 투쟁 동영상을 봤는데, 다들 울더라. 나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조합원들은 아르바이트를 뛰면서 생활고를 해결하고 있지만 언제나 노동조합 일에 앞장서 있다. 지금까지 단 한명의 낙오자 없었고 앞으로도 절대 없을 것이다. 우린 무조건 현장으로 돌아가서 일할 것이다. 질긴 놈이 승리한다고 했으니 문제없다. 지역의 노동자들도 우리를 믿고 끝까지 함께 투쟁했으면 한다. 투쟁.

(천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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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폐쇄 , 금속노조 , 코스모링크 , 김성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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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CC

    민주라는뜻이 무엇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