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 공공부문 사유화에 대한 대응방안 토론회’를 하루 앞둔 오늘(24일)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을 만났다. 예상대로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 사유화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대응도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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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 |
민영화 논리 추적해보니 어렵더라
공영방송 민영화 논리는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정치적 논리.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집단이 정권 창출에 두 번 실패하면서 공영방송이 지닌 반한나라당/반보수집단 정서 때문으로 보는 평가가 공공연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시장경제 활성화론으로 신자유주의 이념에 근거한 ‘공익 축소론’을 펼치는 것이다.
이같은 공영방송의 민영화 측면에서도 미디어 사유화는 오래 전부터 제기된 문제다. 한나라당은 당론 수준에서 KBS2와 MBC 민영화 주장을 펴왔고, 전경련도 정권 교체 시기면 이러한 주장을 되풀이해온 터다.
그런데 김동준 연구실장은 그들(보수집단)의 민영화 논리가 불명확하다고 고백했다. 정확히 말해 시나리오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들리는 말로는 논리가 탄탄하다고 하는데 이번에 발제문을 준비하면서 그 논리를 반박하려고 자세히 찾아봤지만 파악이 쉽지 않더라고 털어놓았다.
가령 광고를 재원으로 하기 때문에 MBC를 민영화해야 한다는 선언도 많고, 경영합리화나 자유경쟁을 통해 사유화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 구체적인 이론 배경 같은 것이 공식적으로 나온 게 잘 없더라는 말이다. 토론회 같은 데서 한 줄 언급된 걸 갖고 유추해서 이야기할 수도 없는 거고...
김동준 연구실장은 민영화 반대 논리를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고, 공공성이 산업을 모두 배제하는 것이 아니므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도 이루어져야 하며, 그런 근거를 명확히 해야 국민을 설득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점을 고려하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 사유화의 주요 축으로 공영방송 민영화, 한국방송광고공사 민영화, 방송신문 겸영.신문고시 폐지 등 신문 분야의 공공성 후퇴를 꼽았다.
언론운동, ‘개혁’ 다음으로 ‘공공성’.. 사람이 문제
당장 당사자인 언론노조의 대응과 관련해서는 전반적으로 동력이 많이 떨어져 있어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신문고시 폐지나 종편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생각이다.
막기 어렵지 않을까 물었다. 김동준 연구실장은 18대 국회가 구성된 걸로 봐서 민주당이나 민노당이나 국회에서 잘해줘야 하는데.. 라며 말을 흐렸다. 약간의 침묵.. 설명이 크게 필요없는 상황이다.
김동준 연구실장은 당사자들 역시 미디어 사유화에 큰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는 분위기라며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노조나 방송사 정책 담당자들은 위기의식을 갖고 있지만 조합원 전체를 놓고 보면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야기를 언론.방송개혁운동을 해왔던 주체적 측면에서 지금 미디어공공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로 이어갔다. 김동준 연구실장은 최근 언론개혁 운동에서 참패를 하고 있다며 그 배경에 사람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짚었다.
김동준 연구실장은 2002년부터 PD연합회 등 미디어 분야에서 5년 넘게 활동해오고 있다며, 지금까지 운동을 놓고 보면 ‘그 사람이 그 사람’이란 데 아쉬움을 표했다. 토론회나 워크샵 같은 걸 하면 부르는 사람이 정해져 있다는 이야기다. 언론개혁운동을 잘 해온 측면도 있고 그나마 그 부분이라도 유지하려면 새로운 인력이 보강되고 후배 양성도 돼야 하는데, 말하자면 지금 공공성론자를 꼽으라면 손에 꼽는다는 거다. 학계 교수들도 얼마 안 되고, 석박사 과정 연구자도 공공성에 관심 갖는 친구들이 거의 없다며, 공공성론자가 속속 나오지 않으면 앞으로 부침은 더 커질 거라는 설명이다.
공공미디어연구소, 공공성론자 네트워크로 자리매김 할 것
김동준 연구실장은 그 네트워크를 꾸려내는 걸 공공미디어연구소의 가장 중요한 일로 꼽았다. 3월 26일 출범하면서 연구위원회와 정책위원회, 객원연구위원 활동, 미디어기자네트워크와 활동가네트워크 등을 가동하고 있다며 공공미디어연구소의 활동을 소개했다.
연구위원회는 학위를 가진 공공성론자들이 모여 공공성이론을 본격적으로 연구할 거고, 각 주제별로 한두 분이 담당하고 같이 연구할 팀을 각자가 꾸리고.. 정책위원회는 공공성 수호.확대를 두고 노조나 방송사 대안미디어 등 현장에서 뛰는 분들을 중심으로.. 그리고 객원연구원으로 미디어 연구자 네트워크를 통해 연구 범위도 넓혀나간다는 구상이고, 대안미디어나 독립영화 등 그동안 익숙하지 않았던 부분에서도 함께 하면서 서로 배우고 연대한다는 구상이다.
미디어공공성을 열쇠말로 하는만큼 지난 18-19일 미디어행동의 워크샵 참가 소감을 물었다. 대답하는 표정이 밝아졌다. 다양한 분들이 많이 왔고 자리가 좋았다고 답했다. 방송 쪽, 언론노조 쪽, 지상파방송 쪽에서도 왔고, 미디액트, 장애인미디어에서도 왔고.. 자주는 아니더라도 일 년에 한 번은 이런 자리가 꼭 있으면 좋겠구나 싶더라고 했다.
김철관 바른지역언론연대 연구위원장의 발제가 좋았고, 황규만 진보넷 활동가와 김지현 미디액트 활동가의 발제에 대해서는 공공미디어연구소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쇼킹했다며 좋은 배움의 계기였다고 했다. 민영화 대응에 있어서도 서로 관점을 소통하며 풀어나간다면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사유화 반대와 대응, 치밀한 논리 필요하다
민영화 안 된다는 식으로만 접근하면 설득력이 없지 않냐고 하자 공감하며 이야기를 이었다. 민영화 반대가 구호와 당위보다는 지킬 것과 고쳐야 할 것을 가려 힘을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공영방송에 대한 개선도 필요한데, 공적 기능을 하는 거니까 수용자 참여 등 다양한 의견 반영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하고, 공영방송으로서의 MBC도 여러 가지 개선안을 반드시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영방송은 법적으로 시청자가 시청자위원으로 들어가도록 한다거나 인사선임자가 시청자대표의 발언권을 갖는다거나 그런 게 제도화되어 있지만, 민영방송은 없다는 이야기다.
김동준 연구실장은 그동안 해외 통신원들과 대만,아일랜드,영국,프랑스,일본 등의 해외사례를 분석했다며, 프랑스 공영방송의 민영화 사례가 우리 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짚었다. 1986년 즈음 미테랑 대통령 때 자크 시락이 총리를 하면서 TF1을 공영에서 민영으로 바꾸었는데, 그때 민영화 논리 중 하나가 공영방송인 TF1이 좌파 편향이어서 였다고 한다. 당시 민영화가 정치적 산물이었다는 것이 해외 통신원들의 연구 결과 공통적인 지적이다. 한나라당이나 보수집단이 두 번의 대선 실패에 따라 방송을 정치적으로 장악하려는 시도와 유사한 대목이다.
TF1은 당시 100% 고용승계를 했고, 이후 시청률도 뛰고, 돈도 잘 벌고 해서 좋게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고. 그러나 TF1이 생기면서 민영방송 간 경쟁이 커지고, 곧 민영방송 라셍크가 파산했으며, 민영화 당시 문화채널이 되겠다 했지만 상업방송으로 탈바꿈되어 폐해 측면이 훨씬 많다는 평가이다. 상업적 이윤 추구로 외국 프로그램 가져다 쓰고, 일본 만화 가져다 쓰고, 시사프로그램이나 다큐 같은 거는 오락으로 채워넣고.. 시청률을 높이긴 했지만 프랑스 자국문화의 축소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미셀 폴락이라는 기자가 TF1이 소유한 브이그 그룹의 건설 비리를 폭로하려다 좌절한 사례도 있다 하고.
김동준 연구실장은 한국에서 MBC, KBS2 민영화가 추진된다면 TF1의 상황과 유사한 모양을 띠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때문에 민영화 반대와 반대 이후 대응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 지를 더 깊이 연구하고 국민으로 하여금 호소력있게 다가서는 정책의 필요를 강조했다.
다양한 부문에서 이명박 정부의 사유화 반대의 목소리를 내게 될 내일(25일) 토론회, 김동준 연구실장은 발제문은 긴데 시간은 10분이라, 가급적이면 쉽게 이해시킬 수 있도록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미디어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테고, 반대 대안 담론을 이야기할 첫 관문이 될 걸로 본다며, 토론회를 하면서 미디어 사유화 반대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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