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 - 촛불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

‘촛불 시위’ 배후가 누구인지 알려주마

[분석] 미친 교육정책 이어 미친 소 수입 결정이 주범이다

‘중고생들이 대거 참여하는 촛불 시위. 배후를 찾아야 우리가 산다’

보수언론과 현 정부의 시각은 이렇게 일치하는 듯하다. 이들은 지금 그 배후 색출을 위해 여기저기 캐묻고 나섰다. 7일 오후 16개 시도 교육감을 교과부에 불러들인 것도 이런 이유가 한몫했다.

‘배후를 찾아라’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청소년들에게 유언비어를 뿌려 꼬드기는 세력이 있다면 반드시 찾아내 그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면 요 며칠의 어처구니없는 ‘광우병 드라마’를 막 뒤에서 감독하고 연출하는 사람들의 정체도 드러나게 될 것이다.”(5월 7일치 <조선일보> 사설)

“환경이나 식품안전처럼 과학적으로 증명이 어려운 분야에서는 일부 극단주의자들이 상대에게 무한책임을 지우며 물고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정치적 동기나 의식의 미성숙으로 인해 부화뇌동하는 세력이 보태지면 거짓이 사실을 누르고 여론을 지배하게 된다.”(5월 7일치 <동아일보> 사설)

정보기관과 일부 보수언론이 눈독을 들이는 곳 가운데 하나가 교원단체인 전교조다. 전교조 임원은 지난 2일 자신을 국정원이라고 밝힌 한 인사의 전화를 받았다.

<문> “이상한 소문이 들린다. 오늘 3000명의 학생들이 촛불 집회를 했는데 전교조가 조직했다는 소문이 들린다. 그런가?”
<답> “처음 듣는 소리다. 학생들이 정말로 그렇게 많이 모였는가.”

한 보수신문 기자는 또 다른 임원에게 전화를 걸어 “학생들도 촛불시위를 하는데 전교조가 공동수업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는 소식이다. 일종의 ‘떠보기 취재방식’인 셈이다.

조그만 빈틈이라도 엿보인다면 이들은 벌떼처럼 일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을 조작해 위기에서 탈출한 지난 독재정권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1987년 6월 항쟁 당시 궁지에 물린 정권과 이에 동조한 언론이 빼들은 전략이 있었다. 바로 ‘유언비어(괴담)’와 ‘(빨갱이) 배후론’ 카드였다.

하지만 이번엔 번지수가 틀렸다. ‘이명박 탄핵 서명’에 7일 오후 12시 14분 현재, 124만2624명이라는 사상초유의 누리꾼을 ‘조직’할 능력이 있는 단체가 과연 있기나 할 것인가.

‘괴담’ ‘배후론’ 카드, 또 부활하나

이제 학생들의 ‘촛불 시위’ 배후를 알아볼 때가 됐다.

촛불시위가 첫발을 뗀 때는 지난 4월 19일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때 200명의 중고생들은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 모여 ‘밥 좀 먹자! 잠 좀 자자!’고 목이 터져라 외쳤다. 교과부가 0교시와 우열반 등을 사실상 허용한 이른바 ‘4.15 공교육 포기 정책’을 내놓은 뒤 생긴 일이다.

영어몰입교육이라는 ‘어린쥐’에 가슴이 ‘철렁’한 학생들이 0교시와 우열반 수업에 기겁한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미친 소’까지 먹어야 하는 형편을 참아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홍경표 한국YMCA전국연맹 지도력개발국장은 “0교시, 우열반 허용 등 공교육 포기 정책으로 그 동안 가슴에 쌓인 울분이 미친 소 문제로 폭발한 계기가 되었다”고 분석했다.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도 “왜 학생들이 ‘미친 소, 미친 교육’이라고 외치고 있는지 그 마음을 헤아려야 할 정부가 귀를 틀어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어몰입교육, 0교시와 우열반 부활, 그리고 ‘미친 소’ 수입 결정…. 이런 일을 벌인 집단이 촛불시위의 배후라는 것이다. 학생들의 배후는 다름 아닌 이명박 정부와 교과부라는 얘기다.(윤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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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 쇠고기 , 촛불문화제 , 미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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